11월 9일부터 20일까지 성수 에스팩토리에서 오픈 중인 르 메르디앙 명동과 목시 명동 팝업에 다녀왔습니다. 이 팝업의 주요 목적은 11월 25일 명동에 정식 오픈하는 르 메르디앙과 목시 호텔을 홍보하는 것입니다.
최근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팝업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애초에 ‘오프라인’ 경험에 속하는 호텔이 오프라인 팝업에서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지 궁금해서 가본 것인데요. 팝업 방문에서 얻은 주요 인사이트와 소감을 정리해 봅니다.
1. 체크인 – 기대감을 자아내는 작은 선물
팝업에 입장하면, 직원들이 사전 신청 여부를 체크한 뒤 기념품을 증정해 줍니다. 호텔 키링, 오픈 시 사용할 수 있는 두 호텔의 음료 증정 쿠폰(호텔 키카드처럼 제작됨), 볼펜 3종 세트입니다. 증정품은 마치 호텔에 먼저 와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제작해 나름의 재미와 기쁨을 주네요.
2. 맥락과 콘텐츠가 부재한 포토 스팟
요즘 상당히 많은 브랜드 팝업을 다녀보는 중인데요. 고객을 해당 오프라인 공간에 얼마나 참여&몰입시키느냐가 만족도를 좌우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팝업의 메인 공간인 르 메르디앙과 목시의 공간은 포토 스팟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다소 실망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공간에 진입할 때는 호텔리어의 매너인 특유의 객실 노크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자아내지만, 막상 공간에 들어서면 간단한 브랜드 브리핑 외에는 공간을 휙 둘러보며 ‘인증샷’을 찍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거든요.
많은 회사들이 팝업을 열 때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바로 이 지점이라고 봅니다. 포토 스팟만 만들면 된다는 생각 말이죠. 공간이 특이하다고 해서, 또는 핸드폰 카메라를 습관적으로 들이댄다고 해서 MZ세대가 경험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맥락과 콘텐츠가 없는 공간에서 촬영한 사진은, 자발적 바이럴의 소재가 되기 어려운 무의미한 기록이 되기 쉽습니다.
그나마 목시의 팝업 룸에서는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고 아트몬스터 맥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맥주가 이 호텔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아니면 단순한 협찬 맥주인지) 설명도 없어 어리둥절함을 자아냈습니다.
한국 고객들은 르 메르디앙과 목시의 브랜드별 차이점이나 브랜드 히스토리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합니다. 미디어 프레스만 받을 수 있었던 룸 인스펙션이나 호텔의 오프닝 과정 등을 팝업에서 부분적으로라도 접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다못해 전 세계 목시 호텔에서 시행 중인 메타버스 체험의 일부라도 해볼 수 있었다면? 바로 옆에 위치한 리얼월드 성수와 협업해서 몰입형 체험 게임이라도 하나 개발해서 접목했더라면? 공간 비용이 아깝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3. 나가며
최근 메리어트의 마케팅 방식을 보면, 유행에 앞서가는 호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틱톡 마케팅은 물론 아트페어 NFT 발행, 메타버스 체험(목시)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호텔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죠.
하지만 유행을 이끄는 것과, 앞서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건 다릅니다. 사실 팝업 스토어 자체도 트렌드의 정점에서 이제 살짝 식상/시들해지는 타이밍이라고 보는데요. 그래서 굳이 팝업이라는 마케팅 방식을 택한다면, 이제는 형식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방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