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주류 회사, 페르노리카(Pernod Ricard)가 최근 스피리티드 스토리즈(Spirited Stories)라는 여행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여행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페르노리카는 앱솔루트 보드카, 시바스 리갈 등의 고급 주류 외에도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과 같은 와인 브랜드도 다수 보유한 세계적인 회사죠.
주류 회사가 여행사를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드물기도 하고, 최근 와인 투어리즘(wine tourism)이나 미식(gastronomy) 기반의 여행이 크게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여서, 스피리티드 스토리즈가 어떤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봅니다.
스피리티드 스토리즈, 어떤 여행상품 만들었나?
주류 회사가 만든 여행사답게, 이들의 여행상품 테마는 술과 미식입니다. 예를 들면 메즈칼(Mezcal)을 테마로 한 멕시코 오악사카 여행, 프랑스의 식전주인 파스티스(Pastis)를 테마로 한 프랑스 마르세유 여행을 포함하여 현재 총 7개의 소그룹 여행 일정을 첫 상품으로 선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토스카나 와인 여행, 스코틀랜드 위스키 여행, 미국 켄터키의 버번 트레일, 스톡홀름과 스웨덴 남부(앱솔루트)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주류 산지를 중심으로 여행 상품이 기획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특히 앱솔루트 보드카, 제임슨 아이리시 위스키, 페리에 쥬에(Perrier-Jouët) 샴페인 등의 상징적인 브랜드와 협력해서 독점적인 밋 더 메이커(Meet-the-Maker) 체험, 셀러 도어를 둘러보는 경험 등 와인과 증류주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건 오직 이 브랜드 소유주만이 할 수 있는 기획이라고 봅니다. 특정 주류 메이커들과의 연계나 양조장 방문은 기존 여행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상품 기획입니다.
또한 이들의 여행은 로컬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현지 커뮤니티에도 기여한다는 사회적 목적을 분명하게 띄고 있습니다. 그룹 당 최대 12명의 여행자만 받기 때문에 희소성도 높은 편이네요.
기업이 원하는 여행경험을 디자인하는 대행사, 다르마(Dharma)
그런데 제가 스피리티드 스토리즈에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페르노리카와 협력해서 여행사를 만든 파트너사 ‘다르마’의 멋진 사업 모델이 매우 눈에 띄어서입니다.
애초에 다르마는 레드불(Red Bull)과 포르쉐(Porsche)의 글로벌 마케팅 에이전시인 콘비비어릿 벤처스(Convivialite Ventures) 등의 지원을 받아 ‘독창적인 여행 경험을 구축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즉,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서 여행 기반의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전문 회사입니다. 한국에도 수많은 광고 대행사가 있지만, 기업 프로모션 여행만 따로 디자인하는 회사는 못본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레퍼런스도 화려한데요. 피트니스 기업인 에퀴녹스와 협업해서 만든 여행, 하이요가와 함께 만든 요가 여행 등 수많은 분야의 브랜드가 필요로 하는 고객 대상 여행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동차 기업이나 제조업에서도 여행 마케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여행 마케팅 분야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해볼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