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가 5월 3일에 새로운 기능을 50가지나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전면에 내놓은 변화가 호스트와 공간을 공유하는 ‘룸스’라는 객실 유형의 확대입니다. 이전보다 개인실(홈스테이) 기능을 강화하려는 이유, 그리고 우리의 해외여행에 직접적으로 비용와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기능 변화 3가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새로운 객실 유형, 룸스(Rooms)란?
에어비앤비가 5월 3일에 새로운 기능을 50가지나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소개하는 사항이 바로 룸스라는 객실 유형의 확대입니다.
룸스는 호스트와 같은 집 내에서 머물게 되는 일종의 홈스테이 객실인데요. 사실 이 객실 유형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에어비앤비는 객실 유형이 크게 3가지로 집 전체 / 개인실 / 다인실 이렇게가 전부였습니다. 집 전체는 호스트가 그 집에 살지 않고 원룸이나 주택 전체를 대여하는 방식이고, 개인실은 호스트가 거주하는 공간 내에서 방 한 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인실은 소위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처럼 화장실을 여럿이 공유해야 하는 숙소를 주로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발표한 룸스는 이 중에서 개인실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왜 에어비앤비는 개인실 기능을 강화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 기능 변화와 함께 우리의 해외여행에 직접적으로 비용와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기능 변화 세가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어비앤비가 룸스를 강화하는 이유
지금까지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기업이 되면서, 많은 부작용이 있었는데요. 특히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 전체를 임대하는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현지인들의 주거권을 빼앗고 주택 임대료를 관광 임대료 수준으로 상승시켜 지역을 젠트리피케이션화한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따라서 유럽 연합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에서 강력한 법적 규제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집 전체 임대가 아닌 개인실 대여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기존의 호텔산업과의 차별화입니다. 에어비앤비는 부인하고 있지만 어쨌든 호텔업계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고, 얼마전 미국의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서울의 에어비앤비 객실 수가 전체 숙소의 20%를 차지할 만큼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호텔이 제공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여행의 가치를 호스트라는 현지인과의 교류로부터 찾게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룸스 이용의 장점과 단점
장점은 명백합니다. 바로 비용인데요. 그동안 에어비앤비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이제 집 전체 임대의 경우 호텔과 별다를바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호텔에 비해 여러명이 묵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룹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건데요. 룸스는 개인실 수준의 가격이라 아무래도 집 전체를 임대하는 것보다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고물가로 여행 경비의 부담이 큰 영미권에서 2인이나 1인이 여행할 때는 집 전체보다는 룸스를 이용하는게 경비를 줄일 수 있죠.
또 하나의 장점은 현지인과의 교류입니다. 아무래도 거실과 같은 공용 공간은 같이 쓰기 때문에 교류를 할 수밖에 없고요. 저도 영국 런던과 호주 멜버른에서 개인실에 묵었던 경험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집주인 분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생활적인 부분도 볼 수 있어서 호텔보다 좀더 로컬적인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점을 부각하기 위해 이번에 에어비앤비는 호스트 에어포트라는 신기능을 내놨습니다. 호스트의 취미나 성향같은 개인정보를 좀더 노출해서 좀더 신뢰도를 높이고 게스트와의 취향을 매칭하려는 의도입니다.
단점은 역시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지키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제가 런던에서 두 군데의 개인실에 묵었었는데, 한 집에 두 여행자를 동시에 받고 있었는데요. 제가 빌린 메인 침실의 문은 잠금장치가 없었고, 또 공용으로 쓰는 욕실과도 여닫이문으로만 연결되어 있어서 사실상 문을 잠그는 것이 불가능한 방이었습니다. 물론 집주인은 여자분이었고 같이 머물던 여행자 분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안전을 담보하기는 힘든 환경이죠.
그래서 이번에 에어비앤비가 50여 가지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업데이트했습니다. 개인실 기능을 룸스로 강화하는 만큼, 침실에 잠금장치가 있는지의 여부를 집주인이 표시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사실 제가 런던 다녀온게 2014년이라 벌써 7~8년 전인데, 이런 필수 기능이 이제서야 전면에 달린다는게 좀 늦었다고 보이네요.
이외에 이번 에어비앤비 업데이트의 중요한 변화는?
룸스 발표 외에 중요한 변화는 가격 표시의 기준이 바뀌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보는 가격이 부가 비용을 포함한 총 가격으로 명확하게 표시된다는 점인데요. 이제 최종 가격을 확인할때는 에어비앤비쪽 플랫폼 수수료만 별도로 표시됩니다. 이게 왜 바뀐거냐면, 그동안 호스트들이 에어비앤비의 검색 알고리즘을 파악해서 객실이 저렴해야 상위권에 노출해주는걸 악용해서 방세를 낮추고 대신 청소비같은 부가비용을 따로 책정해서, 결제 시에 요금이 더 붙도록 해놨었거든요.
이제 그건 불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이와 동시에 체크아웃 시에 게스트에게 부당하게 청소나 쓰레기 분리수거등을 요구해 사실상 객실 청소를 거의 손님에게 맡기다 시피 하던 일부 악덕 호스트의 관행도 결제 전에 확인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이거 그동안 너무 불편한 점이었죠. 게다가 무리한 집안일을 요구해서 반복적으로 낮은 평점을 받은 숙소는 에어비앤비에서 삭제된다고 합니다.
마지막 살펴볼 변화는 즉시 재예약 크레딧이라는 것인데요. 여행자 말고 호스트 쪽에서 도착일 기준 30일 이내에 취소하는 경우 게스트는 다른 숙박을 즉시 재예약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을 받게 됩니다. 근데 사실상 이건 그냥 환불을 해줘야 하는걸 에어비앤비 측이 잠정 보유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에어비앤비의 이익도 고려한 정책입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여행 플랫폼들은 여행상품의 특성상 결제를 한 다음, 실제 여행을 떠날 때까지의 갭이 있어서 그 동안 보유한 현금도 돈을 벌어줍니다. 즉 여행업을 일종의 금융업처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게 지금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입니다. 즉 환불을 안해주고 적립금화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에어비앤비의 최근 변화와, 개인실을 룸스라는 새로운 프레이밍으로 내세우는 이유, 우리 여행에서 어떻게 이용하는 게 좋을지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