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한옥 독채숙소에서 묵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앞서 설명회에서 우수사례로 발표하신 한옥 스테이 대표님이, 주력 고객은 본인과 같은 MZ세대이며 젊은 세대들은 한옥을 경험해보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한옥을 특색있는 숙박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할 때는 더 말할 것없이 멋진 숙박시설로 보겠지요. 이 분은 현재 운영 중인 세 채의 서울 한옥숙박을 모두 임대로 운영하시더라고요. 인테리어에 지대한 관심과 취미가 있어 덕업일치라는 표현을 쓰셨지만, 어쨌든 가성비 숙박으로 포지셔닝하여 최근 고급화되는 한옥 숙박들과의 경쟁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옥숙박업이 점차 고급화, 상향평준화되는 이유로 스테이폴리오나 버틀러리같은 하이엔드 한옥 숙박을 전문적으로 위탁 건축 및 관리하는 업체를 언급하셨는데요. 스테이폴리오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버틀러리라는 기업은 조금 생소하실거에요. 하지만 인스타에서 한옥 숙박을 많이 찾아보신 분들은 버틀러리의 멋진 한옥 영상이나 사진을 인스타에서 보셨을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버틀러리는 무엇인가? 고급형 한옥을 위탁 경영하여 한옥 소유주에게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소비자에게는 고급화된 한옥숙박 경험을 주는 플랫폼입니다. 현재 종로구의 서촌과 북촌 일대에 약 25채의 한옥 숙소를 예약받고 있는 버틀러리 사이트가 사업의 중심이죠. 인터뷰를 보니 버틀러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데 첫번째는 한옥소유주가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고, 두번째는 재무적 투자자가 돈만 투자하고 수익금은 한옥주와 나눠갖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독채숙박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이제부터는 어떨지, 외국인 대상 마케팅 역량이 있는지도 궁금해지기는 합니다.
마침 최근 10월 14일 IT매체 블로터에서 버틀러리 운영사인 프라우들리의 이동우 대표를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역시나 에어비앤비 운영을 직접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북촌과 서촌 일대의 한옥을 위탁경영하는 회사로 확장을 하셨더군요. 그런데 이 분도 홍대에서 게스트하우스하던 시절에는 여러 곳을 임대차해서 불법 영업을 하셨다고 인터뷰에 밝히셨더라고요. 여기서 불법이란 외국인 대상 숙박업인데 내국인 예약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계속 불법영업을 하고 싶지 않아서 외부 숙박시설 관리 용역을 하면서 점차 지금의 한옥 사업으로 발전했지만, 이 제도가 얼마나 현실적이지 않은지는 이 분의 창업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까 이분이 자영업을 하던 2018년 한 해에 에어비앤비 한국 이용자 294만명 중에서 69%(202만명)가 내국인이더군요. 이러니 내국인 예약을 빼게 강제하면 사실상 공유숙박을 하지 말란 얘기죠.
실제로 제도적으로 봐도 관광산업이 가진 엄청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 내 거의 유일한 방법은 한옥체험업입니다. 왜냐면 에어비앤비에서 합법적으로 내외국인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대체숙박 시설은 현재 한옥 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인이 같은 집에 거주하지 않아도 되며, 한옥지원센터도 있어서 어느 정도 정부에서 케어해주는 시스템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 분야에 버틀러리나 스테이폴리오와 같은 전문 위탁업체가 들어서면서, 개인사업자들의 한옥체험업에 대한 장벽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그나마 버틀러리가 아직 지방 한옥에는 진출하지 않고 있는게 틈새시장이라고 봐야 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