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이저 호텔 신에서 가장 영리한 호텔 마케팅 캠페인을 꼽자면, 단연 ihg(인터컨티넨탈 그룹)의 계열 브랜드 ‘킴튼(Kimpton)’의 캠페인입니다.
킴튼은 2022년 12월 스테이 휴먼 크리에이터 콜렉티브(Stay Human Creator Collective)라는 캠페인을 선보였는데요. 다양한 인종과 장애/비장애인을 모두 아우르는 각계각층의 크리에이터 6명을 내세웠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여행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일 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분야(패션, 음악 등)에서 활동하는 직업인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근거지에서 추천하는 ‘체험’을 호텔 패키지에 반영하는 컨시어지로도 활동하게 됩니다.
특히 킴튼은 캠페인 공식 영상을 통해, 기존 호텔들의 획일화된 여행 콘텐츠와 이를 만들어내는 소수의 크리에이터(대체로 백인, 여성, 인스타그래머)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호텔 마케팅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메시지입니다.
그렇다면 킴튼은 왜 기존의 호텔 콘텐츠에 반기를 들고, 다양성을 강조하는 크리에이터 마케팅을 내세울까요?
그리고 왜, 여행과 관련 없는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숙박 경험에 조언하는 여행 컨시어지 역할을 부여받게 된 걸까요?
크게 달라지는 호텔 소비자 층, 그리고 이 소비자들의 여행 행태 변화와 연결되는 현상입니다. 우선 아래 캠페인 영상을 한번 보시죠.
‘필터링’된 여행 콘텐츠, 더이상 트렌드가 아닌 이유
캠페인 영상 중에는 이러한 대목이 있습니다.
“많은 호텔 콘텐츠는 매우 비슷해 보인다. 기존의 여행 콘텐츠는 호텔이 던져준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정해진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열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미화된’ 버전으로 만들어지는 여행 콘텐츠는 멈춰야 한다. 호텔로부터 주어지는 ‘엄격한’ 콘텐츠 제한 사항(디렉션)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여행 경험이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영미권을 중심으로 분 틱톡 신드롬 역시 인스타그램의 ‘필터링’ 콘텐츠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된 만큼, 호텔업계도 장기적으로는 ‘오션 뷰, 드론 샷’ 위주의 콘텐츠 마케팅 만으로는 향후 젊은 소비자의 로열티를 확보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올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크리에이터는 사회의 다양성을 대변하는 인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정 인종과 신체 유형으로 획일화된 ‘인스타그래머블’ 콘텐츠에서 탈피하기 위한 매우 영리한 시도로 보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MZ세대, 특히 Z세대의 가치 소비 행태에 정확하게 부합하고 있습니다.
킴튼 호텔은 이들 크리에이터 6명과 함께 여러 도시에서 ‘스테이 휴먼’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이 패키지의 특징은 숙박(최소 3박 이상) + 크리에이터의 추천 액티비티의 결합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둘러본 바로는 런던과 도쿄의 패키지가 인상적인데요. 런던에서는 ‘로컬 서점에서 타로점 보기’, 도쿄에서도 효소 스파와 같은 독특한 체험을 연계해 줍니다. 호텔이 에어비앤비와 같은 휴먼 터치에 대항하는 나름의 방법을, 킴튼은 잘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킴튼의 스테이 휴먼 캠페인 페이지 바로 가기
https://www.ihg.com/kimptonhotels/content/us/en/stay/stay-human-exper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