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고연령층의 ‘여행 예약에 도움 필요해요’입니다. 이제는 나이드신 분들도 획일화된 여행상품을 이용하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직접 예약하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여행사에서 특정 예약만을 대리해 주지도 않고요. 그런데 저는 여행 예약을 대행해 준다는 사람이나 카페 등을 많이 찾아보고 있고요. 생각보다 많습니다. 왜냐, 수요가 있거든요.
1. 여행 예약 대행, 미국에서는 ‘사이드잡’?
여행 예약을 대행해주는 일은 한국에서 ‘여행업’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즉, 관광사업자를 내고 여행사를 창업하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인도 특정 테마나 여행 분야에서 엄청난 내공을 쌓으신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께 도움을 받고 싶은 소비자가 점점 더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문득 미국의 여행업 시장이 궁금해져서 알아보니, 일단 ‘예약 대행’의 경우 1인 트래블 에이전트(트래블 디자이너와 동일어) 시장이 이미 자리를 잡았더라고요. 이 트래블 에이전트는 라이센스를 요하지 않기 때문에, 본업 외에 사이드잡으로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여행업 라이센스를 누가 가지고 있느냐? 이 에이전트들을 고객과 중개해주는 에이전시가 획득합니다. 즉 사업적으로 ‘맞춤 예약 업무’와 포괄적인 여행 판매 권한이 구분되어 있는 미국의 여행시장과는 달리, 우리는 이 모든 업무를 여행업의 범주에 넣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단체 모객이나 인솔이 아니라 단순히 트래블 에이전트로만 일을 하고 싶어도, 여행사를 차려야 합니다. 해외여행의 자유여행 비율이 80%가 넘어가는 한국에서, 신규 직업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여행업 관련 제도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네요.
한국에서 여행업의 범주, 그리고 아직은 제도적으로 여행업 등록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와 현실적 한계, 미국의 여행업 시장 등을 가볍게 짚어 봤습니다.
00:00 오프닝
01:02 ‘무등록 여행업’이란?
03:19 그런데, 현실은? 온라인 상의 개인 여행 모객이 위험한 이유
04:28 여행업 등록업체만 피해 보상이 가능한 이유
06:25 소비자들, 알아도 무등록 여행을 소비하는 이유
08:14 미국은 어떨까? travel agent(travel designer) 시장 알아보기
11:01 결론 &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2. 비 여행업종의 단발성 여행상품 판매, 안된다고?
그런데 저는 요즘, 팬데믹 이후 인스타에 범람하는 비 여행업종이나 개인의 단발성 여행상품 모객에 대해 훨씬 더 관심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인플루언서나 커뮤니티가 국내외 여행을 함께 갈 멤버를 모집하거나, 그림책 등 특정 출판물의 전문 작가가 테마 여행을 갈 멤버를 모집하는 사례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물론 비 여행업종이라 하더라도 기존의 합법 여행사와 함께 모객과 예약을 진행하고 상품의 아이디어나 동선만 제공하는 형태로 협업을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여행사와 조인하지 않고 개인이 여행상품 모객을 진행하면? 현재 제도에서는 불법입니다. 심지어 통신판매업 신고한 사업체라 하더라도 여행업 등록 업체가 아니라면 여행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없습니다. 아래 링크의 기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제가 인스타에서 수집 중인 대부분의 개인 (불법) 모객 상품들은, 인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본인이 특정 분야의 인플루언서나 작가이기 때문에 이미 일정한 팬을 확보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시중의 여행사에서는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상품이고, 또 개인이 일일이 자유여행으로 계획하기 어려운 전문 일정을 포함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즉, 앞서 본 여행 예약 대행처럼 수요는 있지만 공급은 대놓고 할 수 없으니 회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겁니다.
역시 미국 시장을 좀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비 여행업종의 단발성 여행상품 판매가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몇 개 분석하려고 합니다.
📣 2023. 10.5 관련 기사 추가 업데이트
마침 제가 어제 유튜브에 이 내용을 올린 날, 아래와 같은 기사가 매경에서 보도 되었네요.
“대만 여행업품질보증협회는 “최근 인플루언서, 블로거, 유튜버들의 단체 관광 모객 행위가 적발되고 있다”며 “여행업자가 아니면 모객 업무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기업가, 문화 업계 종사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국 또한 관광진흥법에서 여행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가 관광객을 모집해 여행안내나 숙박 예약 등을 진행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라고 기사에 소개하고 있는데요. 과연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제가 지금 찾아본 사례만 해도 엄청 많습니다. 과연 이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