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히치하이커 대표 김다영입니다. 히치하이커는 매년 연말부터 발표되는 전 세계 주요 여행기업의 트렌드 보고서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이를 관광 및 여행업계 종사자 교육과 강의에 발빠르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벌써 2025년 여행 트렌드를 분석할 시기가 다가왔네요.
오늘은 세계 최대 여행 유통 시스템(GDS) 기업 아마데우스와 여행 예측 기관 글로브트렌더가 협업하여 만든 2025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를 분석합니다. 이 보고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2025년은 아시아가 글로벌 관광 혁신을 주도하며, 여행의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하는 해”라고 예측합니다.
* 아마데우스는 전 세계 여행 및 관광 산업을 위한 첨단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항공사, 호텔, 철도, 크루즈, 여행사 등 여행 생태계 전반에 걸쳐 디지털 플랫폼과 예약,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GDS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보시면 됩니다.
1. 아시아의 부상: 글로벌 여행 부흥의 중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향후 15년간 가장 빠른 승객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43년까지 글로벌 승객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차지할 전망입니다.
중국은 대규모 비자 면제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태국 역시 93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과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도입하여 글로벌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아마데우스의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뚜렷이 보여줍니다. 중국 청두의 해외 여행객은 2016년부터 2023년 사이 66% 증가해 3,520만 명을 기록했으며, 광저우도 20% 성장했습니다. 인도 델리 역시 2023년 3,000만 명 이상의 해외 여행객을 기록하며 31% 성장했습니다.
대중문화의 영향력도 주목할 만합니다. HBO의 ‘화이트 로터스’ 시리즈의 태국 편,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시즌 2, FX의 ‘쇼군’ 등이 각각 태국, 한국, 일본에 대한 여행 관심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이베리아 항공의 마드리드-도쿄 직항 노선 개설 등도 이러한 트렌드를 뒷받침합니다.
2. 새로운 향수: 레트로 여행의 부활
‘뉴 헤이데이(New Heydays)’ 트렌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여행 경험에 녹여냅니다. 90년대 영화와 CD 부활, Z세대의 디지털 카메라 사랑 등 레트로 문화의 부흥은 여행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성인들은 과거의 갭이어, 신혼여행, 어린 시절의 꿈을 재현하고 싶어 합니다. 에어비앤비의 폴리 포켓 테마 숙소가 대표적인 예로, 미국 여행자들이 ‘마이애미 바이스’ 시대의 핫스폿인 마이애미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디즈니의 테마파크 사업도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 아닌 성인들이 가장 큰 1인당 지출액을 기록하면서 주요 소비자가 성인으로 바뀐지 오래입니다. (사실 이 현상은 세계적인 저출산, 그리고 아동 세대의 미디어 플랫폼이 유튜브로 바뀌면서 디즈니의 IP 사업이 노후화된 탓이 큽니다. 이 문제는 따로 다뤄볼께요)
밀레니얼 세대가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캐러밴과 캠핑 휴가가 부활하고 있습니다. 유로캠프는 2024년을 지난 50년 중 최고의 해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의 성인 여름캠프도 2023년 대비 9% 수익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이전 기사로 다룬 오토캠프의 인기만 봐도, 중장년층의 아웃도어 여행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3. 개인화된 항공 경험: 첨단 기술과 맞춤형 서비스
2025년 항공 여행은 스마트 기술과 개인화된 경험의 결합으로 새로운 차원에 접어듭니다. 많은 승객이 개인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지만, 항공사들은 더욱 진보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기반 엔터테인먼트와 초개인화된 기내 시스템은 승객의 충성도 프로그램 이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영화, TV 시리즈, 광고, 상품을 제공합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통한 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로 기내에서도 집에 있는 것처럼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항공사들은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2024년, 몰디브 노선의 프리미엄 항공사 비온드는 탑승객들에게 애플 비전 프로를 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온드라는 항공사 역시 히치하이커에서 이미 다룬 바 있습니다.
4. 트레일블레이저 호텔(Trailblazer hotels):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숙소
2025년의 호텔은 더 이상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닙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호텔들은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미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발리의 카펠라 우붓은 열대우림 속 럭셔리 텐트로, 청두의 템플 하우스는 청나라 건축과 현대 디자인의 융합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쿄의 호시노야는 전통 일본 료칸 경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다다미 객실과 다도 체험을 제공합니다. 인도의 니엠라나 포트 팰리스(15세기 요새를 개조한 럭셔리 리조트)와 말레이시아 페낭의 이스턴 & 오리엔털 호텔(식민지 시대의 우아함을 간직한 호텔)은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호텔 사례는 아래 기사를 참고해 보세요.
5. 현실 속 진정한 연결: 디지털 피로를 넘어
디지털 피로에 지친 여행자들이 실제 인간관계와 진정성 있는 경험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아마데우스의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솔로 레저 여행은 2023년 대비 15.6%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추가로 9.2% 상승했습니다.
‘헬로 스트레인저스(Hello Strangers)’와 같은 앱은 성격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다섯 명의 낯선 이들과의 저녁 식사를 주선합니다. 제가 직접 찾은 서비스 중에는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임 레프트(Timeleft)’도 거의 비슷한 앱인데요. 두 앱은 곧 따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페스티벌 관광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 예술 축제와 인도의 홀리 축제는 현지인과 국제 방문객들이 함께 문화적, 사회적 관심사를 공유하며 공동체적 경험을 만들어갑니다.
마치며
아마데우스의 2025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성장과 혁신이 글로벌 관광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시아는 승객 증가와 문화적 영향력 측면에서 글로벌 여행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비자 정책 완화, 대중문화의 영향, 지속적인 경제 성장 등이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여행자들은 디지털 기술과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맞춤화된 여정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와 문화적 교류에 대한 갈망이 여행의 핵심 가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피로에 지친 현대인들은 실제 만남과 깊이 있는 문화 체험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2025년 여행은 기술과 감성, 개인과 문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독특한 교차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시아는 이 변화의 중심에서 글로벌 여행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에게 단순한 이동을 넘어서는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