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3회 이상 여행 떠나는 Z세대
2023년 4월 CNBC는 미국의 달라지는 여행 소비자 계층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모닝 컨설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 Z세대 성인의 50% 이상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3회 이상의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부쩍 20대 소비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여전히 시니어 시장의 지갑에 의존하려는 국내 여행업계와는 자못 상반된 분석 결과인데요.
모닝 컨설트는 Z세대가 자주 여행하는 이유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행 영감에 광범위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소셜미디어 리뷰에 자주 노출되어 여행을 좀더 자주 가게 되는 세대가 Z세대라는 것입니다. 여행의 목적도 매우 다른데요. 이전 세대가 주로 휴식과 관광을 위해 여행을 했다면, Z세대는 모험과 정신 건강(웰니스), 문화적 경험을 위해 여행하려는 동기가 더 강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건 미국만의 결과가 아니라 중국 Z세대의 조사 결과도 거의 같습니다)
또한 기사에서는 스튜던트 빈스(Student Beans)의 가이드를 인용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Z세대의 구매당 평균 지출이 패션(7%), 기술(6%), 식품(12%) 등 모두 감소한 반면, 여행 구매는 60% 급증했다는 결과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세대는 가치 소비에도 관심이 높은데요, 럭셔리 여행사 Virtuoso의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56%가 환경 친화적인 철학과 관행을 갖춘 여행사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여행 리뷰 소비,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자, 그렇다면 글로벌 Z세대는 타인의 여행 리뷰를 통해 다른 세대보다 여행을 좀더 자주 결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셈인데요. 한국의 Z세대 소비자들은 많이 다를까요? 2023년 5월 에브리타임에서 전국 대학생 1천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인생에서 여행은 꼭 필요한 활동중 하나라고 답했으며, 10명중 8명이 실제로 1년에 2번 이상 여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Z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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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도 리뷰를 정보 탐색에 매우 중요하게 이용하는데요. 이전 세대처럼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을까요? 해외여행 시에는 정보 탐색에 ‘유튜브’를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Z세대가 틱톡을 통해 여행 팁을 얻듯이, 한국의 Z세대 역시 영상 매체가 정보 공급원으로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여행에서는 sns, 그 중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Z세대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세대인데, 여행을 이토록 중요시합니다. 그렇다면 내 여행이 한정된 예산과 자원에서 소위 ‘실패’를 해서는 안되겠죠? 그래서 타인의 리뷰를 더 많이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국내의 주요 여행 서비스들이 앞다투어 여행 리뷰 커뮤니티 생태계를 조성하는데는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 앱 vs. 유튜브/SNS 앱 사이에는 ‘방문 횟수와 체류 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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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한국의 해외여행 (outbound) 마케팅은 여전히 네이버 블로그 리뷰(키워드 리뷰) 위주의 편향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여행 소비를 줄이지 않는 20대를 대상으로 여행지를 알리고자 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미디어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이 세대는 유튜브에서 일종의 여행 행태 롤모델을 찾는 경향이 있죠. 단순한 여행지 사진과 글로만 이루어진 블로그에서는 정보만 얻고 빠져나가는 반면, 유튜브에서는 등장 인물과의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충성도가 훨씬 높습니다. 또한 같은 정보를 소비할 때도 유튜브에서는 영상을 통해 인물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더 많은 댓글을 달고 상호 소통하려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 점은 15년간 블로그만 운영했던 제가, 최근 1년간 유튜브 ‘히치하이커TV’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한국의 젊은 여행 소비자에게 해외여행을 마케팅할 때는 여행의 영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인스타그래머, 여행 정보는 블로그 리뷰어 등으로 세분화하여 집행해야 합니다. 또한 경험과 취향의 선호도가 초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여행과 여행을 둘러싼 다양한 카테고리에 속한 버티컬 미디어와의 협업도 굉장히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