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또 한 번의 전략적 확장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최대 호텔 그룹인 메리어트가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시티즌 엠(CitizenM)’을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입니다. (공식 보도자료)
이번 인수는 급변하는 글로벌 호텔 시장에서 메리어트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화하고, 특히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행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현대적 디자인이 결합된 시티즌 엠은 현대 여행자들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호텔 경험을 제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죠. 저도 초창기부터 이용했던 호텔이라 감회가 남다르네요. 히치하이커닷컴은 메리어트의 시티즌 엠 인수가 갖는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인수 내용의 개요
메리어트는 시티즌 엠의 브랜드와 관련 지적 재산권만을 인수하는 형태로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3억 5,500만 달러의 인수 금액에는 실제 호텔 부동산이나 운영 계약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티즌 엠의 현재 36개 호텔(8,544객실)과 건설 중인 3개 호텔(600객실)은 여전히 시티즌 엠 회사의 소유로 남게 되며, 렌너트 드 종(Lennert de Jong) CEO가 이끄는 시티즌 엠 팀이 계속해서 관리하게 됩니다.
인수 후 이들 호텔은 메리어트의 본보이(BonVoy) 로열티 프로그램에 통합되고 장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이번 인수로 메리어트는 연간 약 3,000만 달러의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확보하게 되며, 4년 운영 후 매출 실적이 계약상 합의된 기준을 초과할 경우 최대 1억 1,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는 ‘성과보상’ 조항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티즌 엠에 대한 소개
2008년 인도 사업가 라탄 차다(Rattan Chada)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설립한 시티즌 엠은 효율적이고 디지털화된 디자인 중심의 스마트 호텔로 성장했습니다. 멕스 인터내셔널(Mexx International) 브랜드로 패션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차다는 기존의 호텔 비즈니스의 틀을 벗어나 ‘리미티드 서비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세그먼트를 개척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 대신 셀프 체크인 기기를 두고 어메니티나 물품은 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하는 등 신선한 스마트 호텔 콘셉트를 선보였습니다.
브랜드 콘셉트와 독창적인 인적 자원 정책으로 두 차례 호스피탈리티 어워드를 수상한 시티즌 엠 호텔은 독립적이고 기술에 능숙한 비즈니스 여행객, 그리고 저렴한 가격과 친근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젊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로 도심과 공항 주변에 위치한 시티즌 엠은 전세계 주요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호텔을 확장해왔는데요. 파리에 5개, 런던에 4개, 암스테르담에 3개, 마이애미에 3개 등 여러 클러스터를 형성해 지역 지원 기능을 공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이번 인수의 의미(메리어트의 브랜드 확장 방향)
메리어트의 이번 인수는 글로벌 호텔 그룹들이 경쟁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 속에서 이루어진 전략적 결정입니다. ‘큰 것이 아름답다(Big is beautiful)’는 모토 아래 세계 상위 20개 호텔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분배 거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의 앤서니 카푸아노(Anthony Capuano) CEO는 경쟁사들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시티즌 엠에게 글로벌 유통망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의 모든 선도적인 호텔 그룹들이 ‘경험’이 창출하는 잠재력과 수익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포트폴리오의 새로운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아코르의 마마 쉘터(Mama Shelter)나 25아워스(25Hours) 인수, 힐튼의 LRX나 큐리오(Curio), IHG의 킴튼(Kimpton) 등과 같이 메리어트도 이제 시티즌 엠의 인수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시티즌 엠을 바라보는 개인적 소회
이번 인수는 시티즌 엠의 창립자 라탄 차다가 강조한 바와 같이 “시티즌 엠 브랜드의 글로벌 도달범위와 영향력을 상당히 강화할 관계”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다는 “메리어트가 우리의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며, 우리 브랜드의 DNA를 보존하는 데 깊은 헌신을 보일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티즌 엠은 제가 처음 호텔 여행을 시작하고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를 쓰는데 큰 영향을 준 호텔입니다. 2010년 암스테르담에서 갓 오픈한 시티즌 엠에서의 투숙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호텔의 혁신’을 보여주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셀프 체크인 시스템부터 객실에 어떠한 벽도 없는 독특한 구조, 체크인과 함께 투숙객의 이름이 뜨는 리모컨을 통해 원하는 분위기로 조명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시티즌 엠은 현대 기술과 디자인이 인간의 여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레드 컬러로 세련되게 꾸며진 바에서 마시던 마티니 칵테일의 맛과 디자인 의자로 가득한 로비의 분위기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메리어트라는 거대 호텔 그룹의 품에 안기게 된 시티즌 엠이 앞으로도 고유의 DNA를 유지하며 혁신적인 호텔 경험을 선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