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에픽하이 유튜브 채널의 한 에피소드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Waymo)를 직접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자율 주행 택시는 이제 뉴스를 통해서만 접하는 신기한 미래가 아니라, 대중문화 속에서 소비되고 공유되는 여행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웨이모의 탄생 배경과 여행 소비자 측면에서 보는 장점, 그리고 최근 관광산업에 던지는 시사점을 함께 살펴봅니다.

안전성과 사용자 경험이 만들어낸 신뢰
웨이모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2016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이며, 주당 25만 건 이상의 유료 탑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타임지에 따르면 웨이모 차량의 부상 사고율은 인간 운전자 대비 약 80% 낮다고 합니다. 이러한 안정성은 여행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믿을 수 있는 이동 수단’이라는 가치를 줍니다.
웨이모를 경험해본 여행자들은 안전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편리함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일반 택시를 탈 때는 운전사와의 언어 장벽 뿐 아니라 기사마다 다른 서비스 퀄리티, 팁 등 소비자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점이 많습니다. 이는 호출형 택시인 우버를 탑승할 때도 일부 존재하는 문제로 남아있죠. 그러나 웨이모를 타면 운전사와의 인터랙션을 신경쓰지 않고 목적지까지 편안히 이동할 수 있어 자유롭다는 겁니다. MZ세대 여행자가 웨이모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두드러지는 웨이모의 장점은 예측 가능한 서비스 품질입니다. 탑승할 때마다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과 향기, 무리하지 않는 주행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운전자의 스타일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기존 라이드 서비스와 달리, 웨이모는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할수 있습니다. 한 때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롬바르드 스트리트와 같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무리 없이 주행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웨이모는, 이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광의 새로운 경험으로 확장되는 자율주행
웨이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관광 교통수단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관광협회는 아예 공식 웹사이트 한 페이지를 할애해 웨이모 이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율주행 택시 탑승 자체가 도시 관광의 매력 포인트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관광청이 특정 교통수단을 홍보하는 것은 드문 사례로, 이는 기술 기반 체험이 이제 관광 상품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웨이모의 영향은 개인의 체험을 넘어 도시 경제에도 확실히 드러납니다. 웨이모가 25년 3월에 발표한 ‘웨이모 투어리즘 임팩트 보고서(Waymo 2025 Tourism Impact Repor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가 창출하는 관광 관련 경제 효과는 연간 약 4천만 달러(한화 약 53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단순히 웨이모 이용 요금뿐 아니라, 관광객이 웨이모를 타고 이동하며 방문한 레스토랑, 상점, 공연장, 소매점에서 지출한 비용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경제 효과는 세 가지 층위로 분석됩니다. 첫째, 관광객이 직접 지출하는 직접 효과, 둘째, 관련 업계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망에서 발생시키는 간접 효과, 셋째, 업계 종사자들의 임금 소비로 이어지는 유발 효과입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파급력은 한 번의 탑승이 단순한 교통 행위가 아니라 도시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보고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지표를 제시합니다. 웨이모 이용이 가능한 피닉스에서는 스카이하버 국제공항까지 직접 연결되면서 관광 소비 효과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웨이모의 공항 접근성이 확보된다면, 연간 경제 효과는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약 8,800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일반 승차공유(TNC) 시장과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경우 최대 6억 달러(한화 약 8천억 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수 효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현재 규모만으로도 샌프란시스코시에는 약 25만 달러의 관광 관련 판매세가 발생하고 있으며, 서비스 확장 시 270만 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팬데믹 이후 관광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웨이모는 도시 재정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관광청의 안나 마리 프레수티 대표는 “청바지, 아이폰이 샌프란시스코를 세계 지도에 올려놓았듯이 이제는 웨이모가 그 계보를 잇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율주행 택시를 타는 경험이 곧 도시가 가진 혁신적 이미지와 직결되며, 관광객에게는 ‘미래를 먼저 경험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제공합니다.
대형 이벤트와의 접목은 그 효과를 더욱 확장합니다. 웨이모는 2023년 피닉스 슈퍼볼에서 공식 자율주행 파트너로 참여해 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이동을 지원했습니다. 보고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2026 월드컵, 2028 올림픽 등 대형 국제 행사에서도 웨이모가 관광객 경험을 혁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도시에 있어 웨이모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글로벌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혁신 파트너’인 셈입니다.
웨이모의 경쟁자로 불리는 테슬라 역시 뉴욕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자율주행 서비스가 특정 기업이나 도시를 넘어, 본격적인 도시 교통 인프라 경쟁 구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치며 – 이동이 곧 여행이 되는 미래
웨이모의 등장은 여행의 의미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동은 더 이상 불가피한 과정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서비스와 쾌적한 환경 덕분에 하나의 흥미로운 체험이 됩니다. 유튜브 속 셀럽들의 체험담, 그리고 여행자들의 후기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이 새로운 경험의 사회적 파급력을 보여줍니다.
타임지는 웨이모가 향후 도쿄와 같은 글로벌 관광 도시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합니다. 만약 아시아의 대도시에서도 자율주행 택시가 일상화된다면, 관광객의 이동 경험은 물론 도시 경쟁력까지 재정의될 것입니다. 결국 웨이모가 보여주는 변화는 단순한 교통 혁신이 아니라, 여행의 미래를 새롭게 쓰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time.com/collections/time100-companies-2025/7289599/waymo/
https://www.sftravel.com/kr/node/4306
https://waymo.com/blog/2025/03/waymos-impact-on-the-tourism-econom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