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텔 산업은 단순한 숙박 시설 제공을 넘어, ‘경험’을 판매하는 복합적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비자의 여행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호텔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하얏트는 투어 액티비티 플랫폼인 웨이(Way)와의 협력을 통해 체험 상품 예약을 한층 보강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최근 들어 호텔이 경험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메리어트와 하얏트의 변화, 경험 예약 플랫폼
호텔들은 경험을 선호하는 여행 소비자의 변화에 발맞춰 자사의 디지털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숙박과 함께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들을 큐레이션하고 판매하는 ‘여행 마켓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이 있습니다. 메리어트는 스스로를 ‘여행 소매업체’로 여기며, 다년간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호텔의 스파 트리트먼트, 고급 식사, 골프 라운딩 등 오랫동안 제공해왔던 경험들을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 측은 2025년 9월 트래블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예약 과정을 ‘큐레이션된 쇼핑 경험’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호텔을 선택하면 메리어트의 예약 플랫폼은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골프 애호가에게는 골프 코스 티타임을, 미식가에게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예약을 제안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개인화는 로열티 프로그램 회원 정보, 직접적인 고객 입력 정보 등을 활용해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스타벅스 제휴를 통해 커피 구매로 적립된 포인트 데이터를 활용하여 커피와 같은 미식 경험에 대한 관심 신호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메리어트는 객실 예약과 활동 예약을 통합하여 하나의 청구서로 결제할 수 있는 ‘번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는 경험 예약 기능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AI 기반 자연어 검색 기능의 출시를 통해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마인드셋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메리어트의 홈스 & 빌라 바이 메리어트 본보이(Homes & Villas by Marriott Bonvoy) 상품에서 테스트 중인 이 기능을 통해 고객은 더욱 대화형이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여행에 대한 욕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 강아지 데리고 가고 싶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곳이 필요해’ 등으로 입력하면 그에 맞는 숙소를 추천해주는 것입니다.

하얏트 또한 8월 말 Way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경험 예약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은 Way의 체험 예약 플랫폼을 Hyatt.com과 World of Hyatt 모바일 앱을 포함한 하얏트의 디지털 생태계에 통합하여, 고객들이 개인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찾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월드 오브 하얏트 회원은 객실 내 편의시설, 풀사이드 카바나, 한정판 큐레이션 경험 등 호텔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된 부대 구매 및 경험에 대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 카보산루카스에 위치한 ‘더 케이프, 톰슨 호텔(The Cape, a Thompson Hotel)’에서는 Way를 통해 시가 만들기 체험, 선데이 브런치, 해변 운동 세션 등을 예약할 수 있으며, 캘리포니아의 ‘그랜드 하얏트 인디언 웰스 리조트 앤 빌라(Grand Hyatt Indian Wells Resort & Villas)’에서는 글로우 파티, 빌라 바비큐,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수업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 산업 전문가들은 ‘경험’을 파는 것이 단순히 ‘호텔 객실’을 파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여행 경험에 초점을 맞춘 연구 기업 어라이벌(Arival)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더글라스 퀸비(Douglas Quinby)는 숙박 구매는 특정 조건(위치, 가격 등)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경험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욕구에 기반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젊은 여행객들의 변화하는 패턴에서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Arival의 데이터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여행객 중 3분의 2는 목적지 결정에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과거에는 목적지를 먼저 정하고 그곳에서 할 활동을 찾았지만,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고려하고 그에 맞는 목적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매 패턴의 변화는 호텔 산업이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핵심적인 동력인 동시에, 새로운 과제가 던져진 것이기도 합니다.
마치며
호텔 산업은 단순한 숙박업을 넘어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종합 서비스업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객실과 시설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차별화된 경험 콘텐츠를 기획하며, 유연한 예약 및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복합적인 도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어트와 하얏트의 사례처럼 선도적인 호텔들은 디지털 전환과 외부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미래 여행 산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며, 2026년 이후 다른 호텔들의 방향성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