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국제크루즈협회(CLIA)의 2025년 크루즈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크루즈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1,68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영향을 창출하며 160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약 3,460만 명이 크루즈를 이용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5년에는 이 숫자가 3,77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크루즈 회사들이 번영을 누리는 동안, 최근 미국의 크루즈 마니아들의 논의는 주로 크루즈 회사들이 단행 중인 로열티 프로그램 개편과 줄어든 핫딜 등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최근 전 세계 크루즈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배경에 대해 상세히 짚어 보았습니다.
| 년도 | 전 세계 크루즈 승객 수 (CLIA) |
|---|---|
| 2019 | 2,970만 명 |
| 2020 | 580만 명 |
| 2021 | 480만 명 |
| 2022 | 2,040만 명 |
| 2023 | 3,170만 명 |
| 2024 | 3,460만 명 |
팬데믹 부채 상환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할인 축소
막판 땡처리 예약을 뜻하는 라스트 미닛 딜은 오랫동안 크루즈 여행을 최저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막판 할인 프로모션은 그다지 특가처럼 느껴지지 않는 가격이 대부분인데요, 저도 몇 달 전부터 계속 프로모션들을 살펴보고 있지만 확실히 가격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레딧의 r/Cruise 커뮤니티에서는 거의 6개월 동안 크루즈 요금을 모니터링하며 가격 하락을 기대했지만, 정반대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크루즈의 핫딜 행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요?
첫번째 요인은 팬데믹 기간 동안 크루즈 산업이 입은 막대한 손실과 부채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2,970만 명의 승객이 크루즈를 이용했습니다. 그 숫자는 2020년 580만 명, 2021년 480만 명으로 급락했다가 2023년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며 회복했습니다. 운항 중단 기간 동안 카니발, 로얄 캐리비안, 노르웨이안 크루즈라인 홀딩스는 생존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빌렸습니다. NPR의 2023년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3개 회사는 여전히 채권자들에게 거의 700억 달러를 빚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크루즈 회사들은 가격 책정 전략에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크루즈 회사들이 요금을 인하해서 더 많은 고객에게 판매하기보다는, 오히려 개인 섬에 정박한다거나 새로 건조된 선박과 같은 개선된 경험을 약속하면서 내년 이후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크루즈 회사들이 수익을 늘리고 부채를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승객들은 이전보다 더 적은 가치를 얻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승객 만족도보다 주주 가치에 집중하는 크루즈 회사들
크루즈 회사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여행자를 모객하기 위한 세일을 하지 않습니다. 선박들이 수 개월 전부터 매진되고 있어 매력적인 혜택이나 저렴한 요금을 제공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패턴은 가장 인기 있는 3대 크루즈 회사인 카니발 코퍼레이션, 로얄 캐리비안 그룹, 노르웨지안 크루즈라인 홀딩스(NCLH) 전반에 걸쳐 나타나지만, 특히 로얄 캐리비안과 노르웨지안의 대외적인 메시지, 즉 보도자료에서 두드러집니다.
노르웨지안의 주요 헤드라인은 부채 입찰 제안, 선순위 채권 가격 책정, 보통주 공모 등 모두 재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소비자를 겨냥한 유일한 최근 뉴스는 오세아니아 크루즈의 2027-2028년 항해 컬렉션 공개와 게스트를 위한 향상된 사항입니다. 로얄 캐리비안 그룹의 최근 뉴스 보도 중에는 33% 배당금 인상 발표가 있습니다. 이는 일반 고객이 아닌 투자자들에게 보상하는 조치입니다.
카니발 역시 약간 다른 경로를 택했지만 방향은 같습니다. 2025년 6월에 카니발은 오랫동안 운영해온 VIFP(Very Important Fun Person) 클럽 로열티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2026년에 출시될 새로운 카니발 리워드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랜 크루즈 이용자들로부터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전속력으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카니발 측은 새 시스템에서는 로열티 등급이 항해 일수가 아닌 지출한 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밝혔으며, 많은 고객들은 이를 모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호텔과 항공사는 고전, 크루즈는 안정세 유지
크루즈 부문과 달리 미국 호텔 시장은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및 분석 회사인 STR이 작성한 2025년 8월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전망이 하향 조정되었으며, 객실당 수익(RevPAR)은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25대 호텔 시장의 수요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관세로 인한 캐나다의 미국 보이콧으로 인해 여름철 성수기에 호텔산업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호텔산업의 둔화가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연방 기관의 일자리 감소, 해외 방문객의 여행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항공사들은 여전히 수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CNN의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팬데믹 이후 “복수 여행(revenge travel)” 붐은 식어가고 있습니다. 시리움의 항공편 분석에 따르면, 주요 미국 공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여름 예약이 올해 거의 10% 감소했으며,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도 12% 감소했습니다. 이는 항공 산업에서 드문 데이터 결과입니다.
이렇게 호텔과 항공사들이 더 힘들어질 미래를 대비하는 동안, 크루즈 회사들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간 수십 척의 새로운 선박과 개인 목적지가 예정되어 있어, 업계 리더들은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CLIA에 따르면 회원사들만 2025년에 11척의 새로운 선박을 선보일 예정이며, 2036년까지 56척의 해양 선박이 추가로 주문되어 있습니다. 총 568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 규모는 크루즈 회사들이 업계의 미래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마치며
다른 여행 부문들이 복수 여행의 감소와 정치적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크루즈 회사들은 수익을 늘리고 수십억 달러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할인을 줄이고 로열티 프로그램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크루즈 업계의 성장이 정말로 아무런 장벽 없이 지속가능할까요? 크루즈 회사들은 특정 항구의 과밀화와 같은 문제를 처리해야 하며, 이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기항 금지 조치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많은 크루즈 회사들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더 깨끗한 기술과 대체 연료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승객들은 이미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특가처럼 느껴지지 않는 특가와 이전보다 적은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성토하게 될 텐데요. 이러한 혜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업계가 얼마나 이 파도를 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