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반의 항공권 초특가 서비스 ‘고잉(Going)’이 발표한 ‘2026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State of Travel 2026)‘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 미국 여행자의 심리와 이동 패턴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의 중심에는 한국이 있으며, 넷플릭스 ‘케데헌(KPop Demon Hunters)’으로 대표되는 K-컬처의 영향력이 여행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고잉이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 중에서 한국의 놀라운 관광 성장세가 언급된 대목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분석합니다.
1. K-콘텐츠가 항공 딜(Deal) 시장을 바꾸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고잉(Going)’은 미국의 주요 저가 항공권 검색 및 구독 서비스로, 항공사들의 가격 오류나 깜짝 할인을 포착해 회원들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서비스의 데이터는 주로 미국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와 실제 예약 수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결산 데이터는 K-콘텐츠가 실제 여행 수요와 항공권 가격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케데헌(KPop Demon Hunters)’ 방영 이후 한국 관련 항공 딜(Deal)의 발생 건수는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H1 2025) 62건이었던 항공 딜이 하반기(H2 2025)에는 145건으로 두 배 이상(2배) 급증했습니다.
이때 주목할 점은 가격 데이터의 역설입니다. ‘고잉’이 발견한 저가 딜의 평균 가격(Average Deal)은 상반기 $349에서 하반기 $735로 상승했으나, 보고서 원문은 이와 별도로 “케데헌 방영 이후 한국행 항공권 거래량(Deal Volume)이 2배 증가하고, 평균 가격은 13%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콘텐츠 인기로 인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항공사들의 공급 경쟁(노선 개설 및 좌석 확대)을 유발했고, 그 결과 광범위한 시장 전체의 한국행 항공권 평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여 미국 여행객들에게 한국 여행의 문이 더 넓게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한국으로 향하는 미국 출발 공항 수도 상반기 58개에서 하반기 113개로 무려 두 배나 증가하여, 한국행 항공편을 검색하는 소비자 시장이 미국 전역에서 대폭 확대되었음을 입증합니다. 정말 케데헌 이후 엄청난 변화가 있었네요.

2. 서울의 약진과 Gen Z의 ‘경험 우선’ 여행 트렌드
K-콘텐츠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실제 검색 순위의 변화로 나타났습니다. ‘고잉’의 검색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작년에는 순위에 없던 ‘서울’이 주요 도시 검색 상위 10위(Top 10 cities in searches)의 6위에 새롭게 등장하며 여행객들의 관심이 다른 아시아 국가와 함께 한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집단은 Z세대(Gen Z)입니다. 이들은 다른 세대의 평균 여행객(33%)보다 훨씬 높은 47%가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보이며, 여행의 목적 또한 단순 휴양이 아닌 ‘문화 중심(culture-forward)’, ‘음식 중심(food-forward)’, ‘경험 우선(experience-first)’을 꼽습니다.
이들은 더 길고(longer), 더 느리고(slower), 더 몰입적인(more immersive) 여행을 추구하며, 실제로 보고서는 ‘경험 중심 여행’의 구체적인 영감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4대강 자전거길 종주(Bike from Seoul to Busan on the 4 Rivers Path)”를 언급하며, 한국의 깊이 있는 체험 콘텐츠가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향후 한국의 체험 관련 관광 콘텐츠를 좀더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유럽 지역에 대한 여행객의 관심이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냉각기에 접어든 반면,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성장하며 새로운 대안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 K-관광의 도전 과제: 비용 상승과 ‘트렌드에 대한 경고’
물론 이렇게 특정 콘텐츠에 기대는 일명 ‘바이럴(입소문) 휴가’는 양날의 검입니다. 콘텐츠의 인기가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현지 수요를 폭증시켜 여행지 도착 후 발생하는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서울을 시칠리아(Sicily)나 도쿄(Tokyo)와 함께 이미 유행의 정점에 있는 도시로 간주하며, 여행객들에게 ‘트렌드에 지배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즉, 도쿄가 예약이 꽉 찼다면 타이베이(Taipei)를 고려하거나 성수기를 피해 비수기나 오프시즌에 방문하는 등, 현명한 여행 전략이 필요함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이미 국제적인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 비용 상승의 압력을 받는 글로벌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마치며
‘케데헌’으로 상징되는 K-콘텐츠의 힘은 한국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영미권의 젊은 세대에게 ‘반드시 가봐야 할 경험 중심의 문화 성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항공 딜의 폭발적 증가와 서울의 검색 순위 급부상은 한국 관광의 잠재력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한국 관광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 거대한 수요를 어떻게 분산시키고, 단순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깊이 있는 경험’으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달려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