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히치하이커 대표, 김다영입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도 마지막 주말만을 남겨놓고 있네요. 모두들 한 해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에는 올 해의 여행산업을 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를 3가지 키워드로 꼽아보며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첫번째 키워드는 숙박시설의 역할 변화, 특히 단기 임대로의 전환입니다.
3년간의 팬데믹은 전 세계 인류의 삶과 일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근무지가 유연해지고 집처럼 편안한 거주시설에 머물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기 임대 시장은 이미 작년부터 2019년을 추월했고 에어비앤비의 지배력은 공고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에어비앤비를 향한 규제와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현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자 유럽연합을 시작으로 법적 규제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습니다.
📍관련 방송 : 에어비앤비 한달살기가 비싸지는 이유 (바로 가기)
그러자 한국 포함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의 부동산 임대 시장에 특화된 로컬 플랫폼이 속속 창업하고 있습니다. 또한 늘어나는 임대 시설을 디지털로 관리하는 솔루션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투자 자본을 유치하면서, 내년에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 같네요.
📍관련 방송 10월 4주차 여행 트렌드 – 원룸, 숙박 아닌 단기 임대는 가능하다고?“
여전히 호텔들은 단기 임대 시설과 경쟁한다는 인식보다는 ‘레저 or 연회’ 공식에서 가급적 벗어나지 않으려 합니다. 최근 강의차 방문했던 몇몇 국내 호텔에서도 노트북 들고 일할 공간 하나를 찾는게 불가능하더군요.(네, 물론 돈을 내고 로비 카페에 가면 되겠지만, 최근 워케이셔너를 겨냥한 신개념 숙소들은 코워킹 시설을 기본으로 갖춥니다) 내년에는 변화된 사용자 편의를 반영한 호텔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까요?
두번째 키워드는 미디어 지형의 변화, 특히 틱톡의 부상입니다.
구글과 메타가 양분하던 광고 시장을 틱톡이 상당 부분 빼앗아간 한 해입니다. 최초로 광고시장 빅 5에 진입할 전망이네요.(관련 기사) 그러자 메리어트부터 델타항공까지 글로벌 여행 기업들은 틱톡에 진입하고 광고예산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1년 12월 동남아시아에서 출시한 ‘틱톡 숍’을 통해 상거래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곧 영미권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틱톡은 어떨까요? 틱톡의 소셜미디어 점유율은 화제성에 비해 너무나 미미한데요. 인스타그램(31%)에 비해 턱없이 낮은 0.9% 수준입니다.(관련 기사) 만약 외국인의 한국 관광을 촉진하려면 틱톡은 필수가 되었고요, 반대로 한국인 대상 마케팅에서는 좀더 점유율이 높은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듯 합니다.
세번째 키워드는 여행 소비의 양극화입니다. 이는 단지 경제적 양극화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세대간 양극화도 해당됩니다.
20~40대가 주요 소비자인 개별 여행 시장은, 일본의 관광 개방과 함께 썰물처럼 풀렸습니다. 사실 일본 시장 개방은 올 여름부터 시작됐지만, 여행사 상품만을 이용한 입국 허용 조치는 ‘철저한 무관심’으로 나타났죠. 그만큼 단거리 시장은 개별여행 여부에 완전히 연동된다는 걸 잘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최근 대만과 홍콩까지 열리면서, 젊은층 개별 여행자들은 활발히 국경 안팎을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방송 : MZ세대가 일본여행 하려는 진짜 이유? (10월 1주차 여행 트렌드)
반면, 롯데관광이 이번 달에 내놓은 800만원대 스위스 여행 패키지는 420억 매출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는데요.(보도자료)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럭셔리 상품의 공식이 그대로 반영됐네요. 이에 앞서 4월 북유럽 패키지도 260억원대 매출, 9월 1000만원대 이집트 패키지도 매진됐습니다. 고가 패키지=장/노년층 타겟=TV 판매로 이어진 것이죠.
이와는 별개로, 해당 여행상품이 800만원의 가치가 있는 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텐데요. 패키지는 여행력/언어가 부족하거나 귀찮은(돈으로 해결하고 싶은), 또는 연로한 고객을 위한 것이므로 가치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다만 개별 여행자의 눈높이에서 분석은 살짝 해봤으니, 가볍게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