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1일자 스키프트 보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가 자사 체험 상품을 확장하기 위해 경쟁 플랫폼의 투어 호스트를 조직적으로 유인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보도는 캐나다 기반의 투어스바이로컬스(ToursByLocals)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위드로컬스(Withlocals)가 각각 자사 플랫폼에 가입한 에어비앤비 관계자들이 규정을 위반하며 호스트들에게 직접 연락해 에어비앤비 체험(Experiences)으로의 이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내용입니다.
여행 플랫폼 간의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이 같은 행위가 기업 윤리와 플랫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바로 얼마전 정확히 똑같은 사건이 있었죠. 히치하이커는 이번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가로채기 정황을 통해 여행 플랫폼 과열 경쟁의 배경을 살펴봅니다.
입점 호스트 영입 전쟁, 공정한 경쟁인가?
최근 에어비앤비는 자사의 ‘체험’ 상품군을 재정비하고 다시금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대해 히치하이커닷컴에서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숙박 중심에서 벗어나 여행 전반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전 세계 로컬 투어 및 액티비티 제공자를 대거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특히 에어비앤비 익스피리언스는 기존에는 자사 플랫폼에 직접 연결된 공급자만 등록할 수 있었지만, 최근 시스템 개편을 통해 부킹홀딩스의 자회사 페어하버(FareHarbor)와 같은 서드파티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는 등 공급자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은, 에어비앤비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복수의 인물이 경쟁사 플랫폼에 가입해 호스트들에게 직접 연락했다는 점입니다. 투어스바이로컬스의 CEO 리사 첸에 따르면 총 14개의 에어비앤비 이메일 주소로 가입한 계정이 자사 호스트에게 외부 연락처를 남기고 직접 통화를 제안하며 에어비앤비 익스피리언스로의 합류를 권유하는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해당 플랫폼의 ‘외부 비즈니스 제안 금지’ 약관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입니다.
투어스바이로컬스의 CEO 리사 첸은 “이런 식의 확장 방식은 시장의 신뢰를 해친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위드로컬스의 CEO 마티어스 케이 역시 “에어비앤비, 우리는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건 공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없네요”는 내용의 글을 직접 링크드인에 게재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갔으며,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해당 활동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으며 일부 제한된 사례일 뿐, 전체 전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스키프트에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체험 플랫폼 시장에서 선도 지위를 구축하려는 에어비앤비의 의도가 이번 사례를 통해 노출된 셈이며, 경쟁사들은 이를 단순한 모집이 아닌 생태계 교란 행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한국 여행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데자뷔처럼 반복된 적이 있습니다. 한인민박 전문 플랫폼 ‘민다’는 지난 2022년 마이리얼트립이 자사의 민박 숙소 데이터베이스를 조직적으로 확보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형사 및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민다는 경쟁 플랫폼에서 실명 대신 가명과 가짜 연락처로 예약을 진행한 후, 숙소 정보 확인 직후 곧바로 취소하는 수상한 패턴을 140건 이상 확인했고, IP 추적을 통해 마이리얼트립 직원이 개입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마이리얼트립 직원 한 명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했으며, 현재 민사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마이리얼트립 측은 조직적인 개입이 아니라 직원 개인 차원의 행동이며 법인 자체에는 불법성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직원이 팀 내 회의를 통해 해당 방식이 시작됐다고 진술해 논란은 2025년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러한 사례는 여행 플랫폼 간 경쟁이 단순한 상품 기획이나 가격 경쟁을 넘어, 기존 생태계의 자산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여행 경험을 거래하는 플랫폼일수록, 그 생태계를 구성하는 로컬 호스트나 숙소 제공자와의 신뢰가 핵심 자산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행위는 단기적 수익 확대보다 훨씬 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별여행 소비자는 얼마든지 플랫폼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단지 가격이나 기능만이 아니라, 플랫폼이 얼마나 윤리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는지를 점점 더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행의 진정성과 지역 커뮤니티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지금의 흐름 속에서, 기업의 도덕적 해상도는 브랜드 이미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플랫폼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