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체험 관광 시장에서 단일 아이템으로 독보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2015년 시카고의 작은 길거리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26개 도시, 33개 이상의 루트로 확장한 ‘언더그라운드 도넛 투어(Underground Donut Tour)’입니다.
여행 및 체험 산업 전문 매체 ‘어라이벌(Arival)’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히 디저트를 소비하는 투어를 넘어 ‘도넛’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여행 카테고리를 창조해낸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단일 품목 투어가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한 이면에 숨겨진 전략을 한국의 관광 콘텐츠 기획자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해 보았습니다.
도넛 투어의 글로벌 확장 비결 3가지
언더그라운드 도넛 투어의 창업자 제프 월커(Jeff Woelker)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로 ‘보편성(Universality)’에 기반한 ‘영리한 현지화(Smart Localization)’를 꼽습니다. 그는 어라이벌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문화권에나 튀긴 반죽(Fried Dough) 형태의 음식은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도넛은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 익숙한 음식이기에 여행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에 최적의 매개체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미국식 도넛을 전파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뉴올리언스에서는 지역 명물인 ‘베네(Beignet)’를 중심으로 코스를 구성하고, 각 국가의 문화에 따라 단맛의 정도와 반죽의 질감을 세밀하게 조정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관광객에게는 ‘익숙함 속의 미각 탐험’을 제공하고, 현지인들에게는 지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자극하며 양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운영 측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직영 체제(Corporate-Owned Model)’를 통한 철저한 품질 관리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어 비즈니스가 글로벌 단위로 확장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방식이지만, 제프 월커는 모든 지점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며 가이드와 운영진을 직접 채용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느 도시에서 투어에 참여하더라도 ‘언더그라운드 도넛 투어’만이 줄 수 있는 통일된 브랜드 경험과 높은 서비스 퀄리티를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제프는 인재 채용 시 기술적인 가이드 역량보다 ‘기업 문화와의 적합성(Culture Fit)’과 ‘비전 공유’를 최우선으로 봅니다. 도넛에 대한 열정을 넘어 고객에게 잊지 못할 서사를 전달할 수 있는 팀원을 직접 육성하는 것이야말로 카피캣(Copycat)들이 따라올 수 없는 이들만의 독보적인 진입 장벽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카테고리를 창출하는 영리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글로벌 투어 예약 플랫폼인 ‘비아터(Viator)’의 사례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초기에 이들이 입점할 당시만 해도 플랫폼 내에는 ‘도넛 투어’라는 분류 항목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 도넛 투어가 지속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수요를 증명해내자, 결국 플랫폼 측에서 이들을 위한 전용 카테고리를 신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공급자가 기존의 시장 질서에 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압도적인 콘텐츠의 힘으로 플랫폼의 검색 알고리즘과 분류 체계까지 변화시킨 사례입니다. 현재 이들은 해당 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서 검색 노출과 예약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겪은 시행착오는 한국의 관광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밴쿠버 확장 당시, 창업자는 미국인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춰 유명 체인점인 ‘팀 홀튼’을 코스에 포함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현지 팀원들은 “현지인들은 일상적인 체인점보다 진짜 로컬 맛집을 원한다”며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로컬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용하여 숨겨진 밴쿠버 로컬 도넛샵 중심으로 코스를 재편했고, 이는 관광객과 로컬 수요를 모두 잡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관광객이 좋아할 것 같은 것’과 ‘진짜 지역의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글로벌 여행 상품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언더그라운드 도넛 투어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플랫폼 활용 전략, 그리고 타협하지 않는 품질 관리의 산물입니다. 국내 여행업계 또한 ‘K-푸드’나 ‘지역 특화 체험’이라는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를 어떻게 브랜드화하고, 글로벌 플랫폼에서 어떤 전략으로 노출시켜 수익화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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