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숙소 브랜드 ‘손더(Sonder)’가 세계 최대 호텔 체인 중 하나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을 잡았습니다. 2024년 8월 체결된 이 전략적 라이선스 계약은 ‘손더 바이 메리어트 본보이(Sonder by Marriott Bonvoy)’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숙박 시장에서 브랜드 간 협업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실 계약은 작년에 이루어졌지만 완전한 통합 운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손더와 메리어트의 통합이 양사와 소비자에게 줄 변화를 미리 들여다 보았습니다.

도시형 여행자의 니즈를 겨냥한 손더
2014년 설립된 손더는 ‘호텔처럼 관리되지만, 아파트처럼 사는’ 경험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숙박 브랜드로, 에어비앤비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회사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캐나다에서 탄생해 유럽과 북미, 중동 등 10개국 35개 이상 도시에 약 9,000개 객실을 운영하며, 주로 젊은 세대와 장기 체류 여행자,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는 디지털 노마드 등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완비된 주방과 세탁기, 넓은 거실을 갖춘 숙소는 일반 호텔과 다른 편의성을 제공하며, 동시에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체크인·하우스키핑 서비스도 강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경영난에 빠진지 3~4년 되었고 급기야 상장 폐지 이야기가 오간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는데요. 이번 메리어트와의 계약이 큰 모멘텀을 만들어준 셈입니다.
손더와 메리어트 통합, 시너지 효과는?
메리어트와 손더는 이번 계약을 통해 손더의 전 세계 숙소를 ‘손더 바이 메리어트 본보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통합 운영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제휴가 아닌, 손더 브랜드가 메리어트의 공식 포트폴리오 내에 편입된다는 의미입니다. 메리어트닷컴과 본보이 앱을 통해 손더 숙소를 예약할 수 있으며, 메리어트의 로열티 프로그램인 ‘본보이’ 회원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메리어트의 모든 플랫폼에 대한 완전한 통합은 2025년 후반에 완성될 예정입니다.
메리어트 입장에서는 손더를 통해 단기간 내 9,000개 이상의 객실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2024년 순 객실 증가율 전망치를 6.5%까지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손더의 포트폴리오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도심형 숙소가 주를 이루고 있어, 메리어트로서는 고객층 확대와 브랜드 다양화라는 전략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메리어트 본보이 사이트 하단의 포트폴리오 카테고리에 보면, 손더는 ‘롱거 스테이(longer stay)’, 즉 체류형 여행 숙소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손더 역시 이번 계약을 통해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는 물론, 메리어트의 글로벌 영업망과 브랜드 신뢰도를 등에 업고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회계 문제와 운영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흔들렸던 손더는 이번 계약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가치 회복의 기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메리어트 회원은 무엇을 얻는가?
이번 통합으로 메리어트 본보이 회원은 손더 숙소를 통해 보다 다양한 여행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파트형 숙소에서도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가능하며, 골드 이상 회원의 경우 객실 업그레이드, 레이트 체크아웃, 웰컴 포인트 등의 엘리트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됩니다. 특히 여행 중 요리를 하거나 여유롭게 장기 체류를 원하는 가족 단위 여행자, 디지털 노마드 고객에게는 더 큰 선택지가 열린 셈입니다. 그동안 메리어트 포트폴리오에 다소 부족했던, 주방이 딸린 아파트 숙소가 대거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은 시스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메리어트 회원들의 최근 손더 이용 후기를 보면 미국인들은 전화상담을 통해 포인트 숙박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메리어트 포인트로 손더에 원활하게 숙박 예약을 하거나 숙박에 따른 적립을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통합이 완결되어야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브랜드의 벽을 넘는 시대
‘손더 바이 메리어트 본보이’는 전통 호텔 체인과 신생 숙소 플랫폼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단순히 더 많은 객실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기대에 맞춘 ‘경험의 확장’이 브랜드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제휴는 숙박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이며, 앞으로도 비슷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는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