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소통과 연결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대도시의 고독과 고립 문제는 이제 현대인의 새로운 사회적 과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향후 여행 트렌드를 살펴보면, 여행 중에 현지인 또는 다른 여행자와의 진정한 연결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타임레프트(Timeleft)’는 디지털 시대에 인간적인 교감을 복원하려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타임레프트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저녁식사를 매개로 낯선 사람들과의 모임을 매칭해주는 앱인데요. 히치하이커는 지금 유럽에서 가장 떠오르는 소셜 다이닝 앱 타임레프트의 서비스 개요, 특징,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여행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분석해보겠습니다.
1. 서비스 개요: 타임레프트란?
타임레프트는 2023년 5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시작됐습니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한 도시의 고독과 인간적 연결의 결핍에 주목한 창업자들은, 리스본이 가진 독특한 문화와 사회적 에너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출발점이라고 보았습니다.
리스본은 유럽의 관문으로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타임레프트는 사람들이 국적, 연령, 배경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들이 첫 이벤트는 리스본의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레스토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단 6명이 함께했던 첫 디너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이들은 모두 그날을 기점으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불과 6개월만에 리스본에서만 1,000번 이상의 디너를 열 수 있었고, 참가자는 6,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곧 포르투갈 북부 도시 포르투로의 확장으로 이어졌으며, 파리로 넘어갔습니다. 리스본에서 시작된 타임레프트의 작은 실험은 오프라인에서의 소셜 모임을 넘어 디지털 도구가 더해지면서, 인간적 교감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앱으로 편리하게 소셜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현재 타임레프트는 65개국, 285개 도시에서 매월 6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 대도시에 이어 북미, 남미, 아시아 전역 등 다양한 문화권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한국에도 이미 진출해 있네요. (한국어 사이트) 이들이 창업 1년 반만에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한다는 것 자체가, 도시인의 고독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잠재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타임레프트의 슬로건처럼, 이들은 ‘남은 시간을 함께 하는’ 기회를 연결해주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주요 특징: 디지털이 현실과 만나다
타임레프트는 매주 수요일 저녁, 서로 모르는 사람 여섯 명을 한 테이블에 초대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참가자는 앱을 통해 간단한 성격 퀴즈를 풀고, 알고리즘은 이들의 호환성을 분석해 적합한 그룹을 매칭합니다.
중요한 점은 프로필 사진이나 사전 메시지, 스와이프 같은 기존 소셜 앱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실제 만남과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입니다. 다음은 주요 특징입니다:
- 진정한 교감 중심 : 타임레프트는 소셜 네트워크의 피상적인 연결 방식을 넘어서, 실제 만남을 통한 깊이 있는 관계를 강조합니다. 테이블에 앉아 직접 대화를 나누는 동안,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과 감동을 공유할 기회를 얻습니다.
-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 : 참가자는 수요일 아침에야 저녁 식사를 함께할 장소와 그룹의 정보를 받습니다. 이러한 비밀스러운 접근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 간소한 프로세스 : 앱을 통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간단히 등록, 티켓 구매, 장소 확인이 가능합니다. ‘누가 나올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대한 기대감만 남기는 간결한 절차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이상적입니다.
- 확장성과 포용성 : 타임레프트는 문화와 연령, 배경을 초월하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인 플랫폼입니다.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최근 동향: 호출형 택시 앱, 볼트와의 제휴
2024년 11월, 타임레프트는 볼트(Bolt)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주요 운영 지역에서 타임레프트 디너를 예약한 참가자들은 볼트의 특별 할인 코드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유럽여행 가실 분들은 타임레프트와 볼트의 이벤트를 활용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 할인 혜택 (코드는 Bolt 앱을 처음 사용하는 첫 500명의 사용자에게 2024년 12월 31일 까지 유효)
- 🇫🇷 프랑스 : 코드 BOLTTIME1 로 €10 할인
- 🇪🇸 스페인 : 코드 TIMEBOLT 로 60% 할인(최대 €15)
- 🇵🇹 포르투갈 : 코드 BOLTLEFT 로 70% 할인(최대 €10)
이 제휴는 단순히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디너를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타임레프트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단순한 소셜 플랫폼을 넘어, 신규 인간관계 경험을 관리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마치며
타임레프트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대도시의 고독 문제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참가자들이 디지털과 현실의 균형 속에서 인간적인 교감을 재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여행업계에서도 타임레프트는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데요.
- 로컬 체험 패키지와의 연계: 참가자들이 여행지에서 타임레프트 디너를 경험할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 숙박업과의 시너지: 타임레프트 디너와 숙소를 결합한 패키지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독창적인 마케팅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소셜 다이닝 앱이 그동안 한국에서도 수 차례 나왔었고, 특히 관광벤처 창업 심사를 하다 보면 거의 해마다 제출되는 아이디어가 소셜 다이닝 여행 서비스인데요. 한국의 관광 창업 팀들이 해외에 비해 개발 역량이 월등히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기획 내용이 부실한 건, 기본적인 철학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이 이 서비스를 보면서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국내 소셜 다이닝 앱은 그 뒤에 숨겨진 의도가 ‘데이팅 앱’과 거의 차이가 없었거든요. 별로 참여하고 싶지도 않고, 독창적인 메시지도 없는 ‘여행가서 메뉴 쉐어하자’ 류의 서비스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소셜 다이닝 플랫폼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 만큼, 한끗 차이가 중요합니다. 타임레프트는 자신들을 소셜 다이닝 앱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사회 혁신운동이라고 정의합니다. 언제나 서비스 기획과 창업에서는 무엇보다는 ‘왜’라는 창업자의 철학이 핵심이고 그것이 시작 지점에서는 전부일 수도 있다는 걸, 타임레프트는 잘 보여줍니다. 단순한 소셜 다이닝 앱과는 하늘과 땅 차이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벤치마킹 역시 불가능한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