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명 여행자 연결한 위로드, 도시 내 만남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
30개 유럽 도시서 300개 이벤트로 시작…”여행은 컨테이너, 관계가 핵심”
얼마 전 이탈리아 기반의 패키지 여행 스타트업 위로드(WeRoad)를 소개해 드린바 있는데요. 최근 위로드가 새로운 사업 영역인 ‘위밋(WeMeet)’을 출시했다고 5월 28일 발표했습니다. 위밋은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도시 내 경험 플랫폼으로, 유럽 30개 도시에서 제공됩니다.
위로드는 왜 여행사에서 소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전략적 확장을 꾀하는 것일까요? 히치하이커는 위로드가 경험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도시 속 만남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위밋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직접 만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앱 기반 서비스입니다. 도시 하이킹, 퇴근 후 음주 모임, 창작 워크숍, 요가 세션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고 우정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액티비티 모임 플랫폼 ‘프립(frip)’과 유사한 서비스로 보시면 됩니다.
위로드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험책임자(Chief of Experience) 에리카 데 산티는 “위로드는 처음부터 여행사가 아닌 사람 중심의 비즈니스로 생각해왔습니다”며 “진정한 우정과 의미 있는 연결을 돕는 것이 항상 우리의 핵심 목표였고, 여행은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밋은 런던, 맨체스터, 더블린, 베를린, 쾰른, 파리,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취리히, 로마, 밀라노 등 30개 이상의 유럽 도시에서 300개 이상의 이벤트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앱을 통해 다국어를 지원하며 전용 이벤트 발견 기능을 제공합니다. 또한 기존 위로드 고객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앱을 다운로드해 지역 이벤트를 발견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위로드는 이미 지역 모임 개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2024년에만 5만 명 이상이 위로드가 주최한 지역 이벤트에 참여했습니다. 위밋은 이러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여행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확대한 것입니다.
여행 서비스의 치명적 한계와 필수적 확장
위밋 출시는 여행 서비스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분석됩니다. 마케팅 전문가 로렌조 아수니는 링크드인을 통해 “여행은 에피소드적이지만 관계는 지속적이다”라며 “위로드는 현재 연 1-2회 사용되는 여행 서비스로, 재구매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에어비앤비도 단기 임대에서 로컬 경험의 슈퍼앱으로 변화해야 했다’며 “목표는 사용 빈도를 늘려 고객 생애 가치(LTV)를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위로드를 통해 여행하는 주요 소비자의 동기는 사회적 관계 형성이며, 여행은 단지 ‘컨테이너’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위로드는 그 관계를 귀국 이후에도 지속하여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 보면 위로드는 자사의 소비자 분석을 굉장히 깊게 하고 있다고 보여지네요.
아수니는 “오프라인 이벤트는 웜 리드(warm leads), 리텐션, 자연스러운 리타겟팅을 생성한다”며 “밀라노에서 요가 모임에 참여하는 28세 젊은이는 향후 태국을 여행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위밋이 다음 위로드 여행의 상위 퍼널 역할을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아수니는 “앱이 성공한다면 위로드는 더 이상 투어 오퍼레이터가 아닌 문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그것은 복사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위밋은 아침 하이킹, 도자기 수업, 단순한 음주 모임 등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으도록 설계됐는데요. 30개 이상 유럽 도시에서 300개 이상의 이벤트로 시작해 더 많은 이벤트와 새로운 지역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유럽 여행 때 활용해 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 여행사에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전문가들은 위밋을 통해 위로드가 단순한 여행사에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모든 이벤트가 순수한 브랜딩이 될 수 있고, 모든 위밋 경험이 포지셔닝의 마이크로 모멘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벤트 조직, 지역 경험 관리, 관계 구축 등은 기존 여행업과 완전히 다른 영역이어서 모델 혼재로 인한 포지셔닝 혼란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낮은 마진과 치열한 경쟁을 겪는 여행업계에서 현상 유지는 더 큰 위험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많은 여행 업체와 플랫폼 서비스도 이 ‘낮은 리텐션’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안고 계실텐데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