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고 가장 많은 정보를 검색하는 미디어 생태계가 되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이용자 수 및 사용 시간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영향력을 ‘커머스’ 영역으로 무섭게 확장하는 중이다.
2024년 6월,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출시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은 이른바 ‘발견형 쇼핑’의 시대를 열었다. 패션, 뷰티, IT 기기 분야에서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영상 속 제품을 직접 태깅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안착되었다. 하지만 이 흐름에서 유독 뒤쳐져있는 업종이 바로 ‘여행’이다. 히치하이커는 최근 유튜브 쇼핑에서 조금씩 발견되기 시작한 여행상품에 대한 현황과 한계점 및 전망을 짚어본다.
여행업계의 뒤늦은 진입, 홈쇼핑이 가교 역할
업계 전문가들은 유튜브 쇼핑의 국내 총 거래액(GMV)이 2028년에는 약 6조 7,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여행업계는 유튜브 쇼핑이라는 거대한 커머스에서 완전히 비껴나 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까지, 어떠한 여행사도 유튜브 쇼핑에 입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 상품은 패션이나 뷰티 제품처럼 규격화된 실물 상품이 아니기에 시스템 연동이 복잡하고, 고단가 상품이라는 특성상 즉각적인 결제로 이어지기 어려운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CJ온스타일과 같은 홈쇼핑 업체들이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입점하면서부터다. 2025년 말, CJ온스타일은 유튜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발견형 쇼핑’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포착됐다. 홈쇼핑 업체가 보유한 방대한 상품 카테고리 중 일부 여행 패키지 상품들이 유튜브 쇼핑의 제휴 상품으로 검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여행사가 직접 움직이기 전, 대형 유통 플랫폼이 구축한 시스템을 타고 여행 상품이 유튜브 쇼핑 생태계에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았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히치하이커TV’에서도 검색 가능한 패키지 상품을 기 업로드된 콘텐츠와 연결해서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1원 상품’의 꼼수, 다른 업계는 어떨까?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유튜브 쇼핑 시스템에 노출된 여행 상품들 중 상당수가 상품가를 ‘1원’으로 설정해두는 기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고가인 여행 상품의 특성상 결제 시스템과의 연동을 피하거나, 단순 상담 예약을 유도하기 위한 공급사(여행사) 측의 고육지책 혹은 ‘꼼수’로 해석된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이러한 ‘1원 상품’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유튜브 쇼핑 제휴의 핵심은 판매 금액에 따른 수수료 배분인데, 1원짜리 상품은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이런 상품을 링크할 이유가 없고 해서도 안된다.
지난 2025년 7월 동대문 DDP에서 열린 유튜브 쇼핑 엑셀러레이터 행사에 직접 참가해서 뷰티 및 패션 분야 사례를 취재한 적이 있다. 구독자 10만 규모에도 직원 채용을 할 정도로 수익모델을 키운 뷰티 채널, 숏츠만으로 전업 크리에이터가 된 생활용품 채널 모두 유튜브 쇼핑과 상생하여 성장한 케이스다. 반면 현재 여행 콘텐츠에서 링크를 걸 수 있는 유효한 아이템은 국가별 이심(eSIM), 여행 도서, 캐리어 등의 여행용품 등에 한정되어 있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여행 패키지나 항공권 관련 정보를 정성껏 제작해 배포해도, 정작 쇼핑 수익은 몇 천 원짜리 소모품에서만 발생하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뜻이다. 이는 여행업계가 크리에이터와의 상생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기존의 광고 중심 마케팅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패션과 뷰티 업계가 그러했듯, 여행업계도 자사몰을 유튜브 쇼핑과 연동하거나 제휴 수수료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미 작년 기준으로 유튜브 쇼핑에 참여 중인 크리에이터가 2만 5,000명을 넘어섰고, 100만 개 가까운 동영상에 쇼핑 태그가 달렸다는 수치는 여행업계가 더 이상 이 시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
여행업계, ‘보는 여행’을 ‘사는 여행’으로 바꿀 때
유튜브 쇼핑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여행 상품은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영상 콘텐츠와의 궁합이 좋은 카테고리다. 시청자는 영상을 보며 여행을 꿈꾸고, 추천받은 상품을 유튜브라는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발견하길 원한다. 홈쇼핑 업체를 통한 우회 진입은 시작일 뿐이다. 여행업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수익을 나누는 건강한 제휴 모델을 구축한다면, 유튜브는 여행업계의 가장 강력한 판매 채널이 될 것이다.
이미 준비된 크리에이터들은 많다. 이들이 제작한 고퀄리티 영상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질적인 구매 버튼으로 연결될 때, 유튜브 마케팅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것이다. 여행업계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크리에이터와의 진정한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여, ‘보는 여행’을 ‘사는 여행’으로 전환하는 혁신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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