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발표되는 여행 트렌드 리포트는 굉장히 많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의 리포트도 있고, 이슈와 트렌드 키워드 중심으로 발표하는 기사(article)형 리포트도 있는데요. 루프트한자의 기술 연구소에서 보내온 뉴스레터를 보니, 이들은 38개의 여행 트렌드 예측 리포트를 검토했고 그 중 일부는 읽을 가치가 없었다고 하네요.
사실 여행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하는 대다수의 주체는 여행 플랫폼입니다. 자신들의 입장에 유리한 요소를 홍보하려고 만드는 리포트가 많거든요. 그래서 어떤 트렌드 보고서도 균형있는 시각을 내보내지는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즉, 참고만 해야 한다는 거죠.
여행 트렌드 교육 과정을 만드는 히치하이커도 전 세계의 꽤 많은 2023 여행 트렌드 보고서를 검토했고요. 그 중에서 시간을 할애해서 볼 만한 3가지 트렌드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물론 모두 영어 콘텐츠지만, 우리에겐 브라우저 번역 기능이 있으니까요!
1. 블랙 토마토의 트래블 트렌드 2023 (바로 가기)
호주의 맞춤형 설계 여행사 블랙 토마토는 저서 ‘여행의 미래’에서도 소개했던 여행사입니다. 이들의 2023년 여행 트렌드는 한 페이지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우선 가독성이 좋고요. 개인 맞춤형/모험 여행 전문 회사다 보니 여행 유형에 대한 분석이 좀더 디테일합니다.
이 트렌드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바로 리스니스(lisness)입니다. 출장에 하루나 이틀의 휴식을 추가하는 기존의 ‘블레져’와 반대로, 리스니스는 여가 여행을 먼저 계획한 후 일할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트렌드는 뒤에 언급할 다른 리포트에서도 발견되는, 올해의 뚜렷한 흐름입니다.
2.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2023년의 가장 큰 여행 트렌드 18’ (바로 가기)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매거진의 특성을 반영하듯, 콘데나스트가 선정한 여행 트렌드의 대부분은 ‘럭셔리 여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요트와 크루즈, 호화로운 공항 라운지를 올해의 보편적인 여행 트렌드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엔데믹 시대 사람들의 여행 욕구를 매슬로우의 피라미드 이론에 대입해 여행의 동기를 ‘자기 발전과 목적성’에 맞춘다거나, 사람들이 새롭게 원하는 휴식의 유형 중에 ‘고요함(Quiet)’을 집어내는 감각은 역시 탁월합니다. 또한 여러 회사의 트렌드 리포트와 여행사 인터뷰를 조합한 일종의 종합판 성격의 기사이기 때문에, 한번씩 참고해보실만 합니다. 블랙 토마토의 리스니스 트렌드도 포함되어 있네요.
3. 스키프트 ‘2023년의 여행을 정의하는 메가 트렌드’ (바로 가기)
전 세계에서 발행되는 모든 여행 트렌드 중에 가장 권위있는 발행 주체를 꼽으라면 저는 스키프트를 꼽습니다. 이유는 스키프트는 (물론 어드버토리얼 광고 기사 작업을 하지만) 독립 매체이며, 특정 산업의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롭죠. 또한 여행 트렌드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데이터와 취재 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꼽은 2023년 트렌드는 총 16개의 기사로 소개되어 있으며, 다 읽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 중에서 제가 인상깊게 본 트렌드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여행자(anywhere traveler)가 여행 지도를 바꾸고 있다’입니다. 이들은 어디에서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원격근무자(디지털 노마드)를 뜻하는 것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이론상으로 원격 근무 가능 인구가 총 370만 명이라고 하네요. 이들 중 극히 일부만 움직인다고 해도 여행 시장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부터 한국도 워케이션 비자 제도 신설을 발표했는데,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겠네요.
히치하이커들이 생각하는, 올해의 여행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