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관광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워케이션 상품 전략 수업((부산관광공사 | 부산 관광 스타트업 맞춤형 실무 교육, 9.7)을 하면서, 저는 워케이션을 개인형 워케이션과 기업형 워케이션으로 분류했습니다. 한국의 지자체 및 기관에서는 기업형 워케이션을 중심으로 워케이션 산업을 육성하려고 하지만, 저는 편향적인 접근은 크게 효과적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개인형 워케이션 시장은 향후 고용유연성 증가와 함께 크게 커질 것이고, 일본에서도 수년간 정부 기관이 노력했지만 결국 거주 구독 서비스의 증가로 개인형 워케이션 시장이 커지면서 워케이션이 대중화됐습니다. 한국은 두 시장 모두 스타트 단계에 있습니다.
영미권은 단연, 개인형 워케이션이 대세입니다. 이 시장을 이끌면서 호텔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브랜드 셀리나(Selina)는 올해도 전년대비 30% 이상 체인을 늘리는 엄청난 속도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2014년 창업해서 현재 무려 150개, 객실만 4만개가 넘는 체인을 단숨에 확보한 셀리나의 가장 큰 특징은 코워킹, 코리빙 호텔이며 지역 기반 체험을 반드시 넣는다는 원칙입니다. 기존의 호텔들이 지금 전혀 할 수 없는 로컬 콘텐츠 영역까지 커버하고 있는 것입니다.
셀리나는 팬데믹을 위기가 아니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북미와 남미에 몇 개의 체인이 있는 소규모 브랜드일 뿐이었거든요. 지금은 유럽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올 하반기에는 드디어 아시아에 진출해 푸켓에 첫번째 지점을 엽니다.
셀리나가 불과 2~3년 사이에 대규모 체인으로 성장한 비결 중 하나는 독점적인 기술을 통한 호텔 전환 전략 때문인데요. 지역에서 실적이 저조한 호텔을 자체 기술로 식별해낸 다음 평균적으로 약 120일만에 호텔을 자사 브랜드로 전환합니다. 그러니까 새로 짓는게 아니라 반드시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방식이고, 공동 작업 공간(코워킹 스페이스)과 공유공간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MZ세대의 요구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런데 이 워케이션 시장에서, 셀리나만큼 빠르게 호텔전환 기술을 가진 브랜드가 없다보니 사실상 경쟁자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애스콧이 라이프(lyf)라는 코리빙 브랜드를 런칭했고 힐튼이나 메리어트도 mz세대 타겟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기존 호텔의 원격근무 환경은 미흡하거나 트렌드에 맞지 않습니다.
애초에 워케이션을 목적으로 설계된 브랜드인 셀리나가 승승장구한다는 것은, 현재 MZ세대의 여행이 점점 더 일과 일상과 여행이 믹스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