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각 지역별로 다양한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나라로, 독특한 특색을 지닌 숙박 시설과 체험 투어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관광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여행자에게 숨은 일본의 여행 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창설된 ‘재팬 트래블 어워드’라는 시상식이 있습니다. 2021년 팬데믹 기간에 시작된 이 시상식은 매년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우수한 일본의 여행지와 여행 자원을 선정하는데요. 2025년에는 196곳이 출품하여 총 11곳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2025년 우승한 11개 업체 중에서 특별히 ‘숙소’에 주목했습니다. 총 4곳의 우승 숙소와 시상식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서, 한국에는 지금 무엇이 부족한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키나와, 나라, 하코네 등은 여행으로 많이 방문하시는 곳들이니, 다음 여행 시에 참고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
재팬 트래블 어워즈란?
재팬 트래블 어워드는 도쿄에 기반을 둔 바이링구얼 광고 회사인 시이타케 크리에이티브(Shiitake Creative, 시이타케는 일본어로 ‘표고버섯’을 뜻합니다)에 의해 2021년에 설립된 관광 시상식입니다. 시이타케 크리에이티브는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일본의 다양한 지역을 홍보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주목받는 여행지 외에도 훨씬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여행자를 환영하는 숨은 명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여행지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시작된 시상식으로, 단순히 인기 관광지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포용하는 여행지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21년 첫 회에는 80곳이 참여했으며 2024년에는 163곳, 2025년에는 일본 전역에서 무려 196곳이 지원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즉, 인바운드 관광 마케팅 회사가 사명감으로 만든 시상식인데, 해외에서 심사위원을 위촉하고 행사 규모도 키우면서 점점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2월 중에 이 시상식 행사가 도쿄에서 열리는데요, 일찍 알았더라면 취재를 직접 갔을텐데 아쉽습니다.
2025년 우승자 중, ‘숙소’가 선정된 4개 부문

1. 베스트 문화 여행 숙소: 템플스테이 젠소 (Templestay Zenso, 군마현 치요다) 👉🏻 숙소 예약 바로 가기
템플스테이 젠소는 700년 역사를 가진 호린지 사찰의 첫 번째 게스트하우스로, 전통적인 사찰 체험과 현대적인 숙박의 조화를 이룬 숙소입니다. 이곳에서는 좌선 명상, 경전 필사, 아침 예불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사찰 승려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숙소가 수상한 이유는 전통과 현대, 편안함과 새로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체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찰의 승려가 지역을 활성화하고 불교 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적절히 적응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도, 본질적인 사찰 체험을 유지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4곳 중에서 군마 현이 조금 다른 곳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이 아쉽네요.

2. 베스트 럭셔리 경험: 트리풀 트리하우스 지속 가능 리조트 (Treeful Treehouse Sustainable Resort, 오키나와현 나고) 👉🏻 숙소 예약 바로 가기
트리풀 트리하우스 지속 가능 리조트는 일본 최초이자 유일한 트리하우스 호텔로, 오키나와의 얀바루 숲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진짜 나무 위에 지어진 객실에서 숙박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리조트는 단순한 고급 숙박 시설을 넘어, 자연과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삼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들의 지저귐,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나무 위에서 잠을 청하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이 됩니다. 내부 인테리어의 완성도와 고객 서비스 또한 훌륭하여, 일상에서 벗어나 독특한 프라이빗 휴식을 원하는 럭셔리 여행자에게 이상적인 곳으로 평가받았습니다.

3. 베스트 소셜 임팩트: 우메, 야마조에 (ume, yamazoe, 나라현 야마조에) 👉🏻 숙소 예약 바로 가기
우메, 야마조에는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만든 현대적인 여관으로, “조금 불편한 호텔”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모두에게 친근한 공간을 제공하는 숙소입니다. 특히, ‘하지마리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인이나 중증 질환을 가진 가족이 최소 12가구 이상 무료 숙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숙소가 수상한 이유는 관광 산업의 다양한 장벽을 허물고, 많은 이들이 꿈꾸기만 했던 여행 경험을 현실화했기 때문입니다. 장애가 있는 여행자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을 호텔업계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시설이 아니라도 진심 어린 환대와 배려로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4. 베스트 숙박 시설: 하코네 혼바코 (Hakone Honbako, 가나가와현 하코네) 👉🏻 숙소 예약 바로 가기
하코네 혼바코는 온천과 독서가 결합된 독특한 숙소로, 12,000권 이상의 책을 보유한 내부 도서관과 지역의 역사와 연결된 미식 경험을 제공합니다. 객실마다 개인 온천이 마련되어 있으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 숙소가 수상한 이유는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몸과 마음을 모두 쉬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책과 함께하는 조용한 시간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녁과 아침 식사 메뉴 또한 지역 농가와 협력하여 역사적 배경과 연결된 요리를 선보입니다. 또한, 가족 단위 여행자를 위해 연중 몇 차례 ‘하코네 혼바코 키즈’ 이벤트를 개최하여 가족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과 차분한 휴식 공간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치며
일본에서는 관광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재팬 트래블 어워드와 같은 시상식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여행지를 발굴하고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는 이와 같은 국제적인 관광 시상식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 스테이’, 한국관광공사의 인증 제도 등이 있고 저도 교육과 컨설팅 등 여러 경로로 참여하고 있지만, 각 제도마다 수백 곳의 인증 숙소 리스트가 존재하여 공신력이나 글로벌 홍보 면에서 지금의 소비자 트렌드에 발 맞추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최측에서는 전 세계 여행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글로벌 커뮤니티에 이 시상식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저도 거기서 이 시상식 내용을 접했습니다. 일본은 이렇게나 적극적이고 폭넓게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도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맞는 공신력 있는 관광 시상식과 럭셔리 여행, 소셜 임팩트 여행에 대한 인증 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