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여행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여행 릴스가 있습니다. “It’s not just a hotel(그저 호텔일 뿐이라는 말은 무색하다)”라는 멘트로 시작되는 이 릴스 영상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에 걸친 세계 최대 폭포, 이과수(Iguassu Falls)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런데 영상의 주인공은 폭포가 아닙니다. 이과수를 독점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호텔, 바로 벨몬드 호텔 다스 카타라타스(Belmond Hotel das Cataratas)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비즈니스 항공권만 넣으면 갑자기 일반 패키지가 갑자기 수천만 원짜리 패키지로 둔갑해 고급화된 상품으로 소비됩니다. 과연, 그것이 진짜 럭셔리일까요? 히치하이커는 이제부터 전 세계에 숨어있는 진짜 럭셔리 여행 경험을 시리즈로 연재하며 탐구합니다.
본론: 이 호텔이 보여주는 진짜 럭셔리의 정의
벨몬드 호텔 다스 카타라타스는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안에 유일하게 위치한 호텔입니다. 실제로 이 호텔에 머무는 고객은 아침 9시 공원 개장 전, 그리고 오후 5시 폐장 이후 이과수 폭포를 독점적으로 산책할 수 있습니다. 일반 관광객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조용한 숲길, 단독으로 마주하는 폭포수, 그리고 샴페인을 들고 노을을 감상하는 석양의 테라스는 그 어떤 서비스보다 깊고 긴 여운을 남기는 체험입니다.
영상 속 여행자는 “이 호텔에 묵는다는 건, 매일 아침과 해질 무렵, 수천 명의 일반 방문객이 들어올 수 없는 시간에 혼자서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을 걷는 특권을 갖는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수영장, 테라스, 스파, 미슐랭급 다이닝보다 강력한 이 특권은 바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독점입니다. 호텔은 이제 단순한 휴식처가 아니라, 경험 그 자체의 일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호텔은 1950년대 식민지풍 건축을 리노베이션하여 유지하고 있으며, 총 193개의 객실은 폭포 전망, 수영장, 정원 등 다양한 조망 옵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 셰프가 이끄는 레스토랑 이타이푸(Itaipu), 트로피컬 가든 속 스파와 인피니티 풀, 희귀 동물을 만나는 퍼스트 라이트 버드 투어, 프라이빗 폭포 사파리 등 감각적인 콘텐츠가 일상처럼 펼쳐집니다.
벨몬드는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그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진정한 럭셔리는 호텔에 머문다는 이유만으로 장소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이 기억의 밀도를 바꾸는 것에 있습니다.
마치며: 한국에 부재한 진짜 럭셔리 여행
벨몬드 호텔 다스 카타라타스에서의 체험은 단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전제로 하고 있죠.
이런 관점에서 지난 번에 유튜브에서 소개했던 3천만 원짜리 남미 패키지는 ‘비즈니스 항공+긴 일정+많은 도시+특식’의 조합일 뿐, 여행의 본질적 가치인 경험의 재설계가 빠져 있습니다. 8백만원 대 일반 패키지와의 경험 밀도 비교 분석 결과에서도 월등하게 앞서지 못했죠.
즉 지금 한국에서 고급 여행을 표방하는 상품들은 해외 공급자(호텔, 항공사)의 혜택을 얹은 판매 구조에 불과하고, 럭셔리 여행을 설계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이나 큐레이션은 상품 내에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버추오소 인증 여행사 숫자만 봐도 미국이 335곳, 하물며 중국에도 43개 여행사가 있는데 한국은 고작 7개 뿐이죠. 한국의 여행산업이 진정한 의미의 럭셔리를 이야기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깊고 치밀한 여행 콘텐츠의 기획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히치하이커는 미디어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여행사가 접근하지 않는 여행 경험의 제안을 이제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여행 소비자의 눈높이는 이미 업계보다 훨씬 앞서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