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이 다양한 항공사와 호텔 브랜드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활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어디에 써야 가장 이득일까?’, ‘이 포인트로 예약 가능한 항공편은 있을까?’와 같은 질문은 이제 흔하지만 여전히 머리아픈 고민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마일리지는 쌓는 것보다 쓰는 게 어렵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오고 있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외 여행 스타트업 신에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로열티 메타서치(loyalty metasearch)’입니다. 스카이스캐너, 카약 등의 항공권 메타서치가 판매 마진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온라인 여행 시장의 판을 바꿨듯이, 이제는 포인트도 비교하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막 열리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한 두 서비스, 로브(Rove)와 롬(Roame)을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로열티 메타서치의 대표 주자, 로브(Rove)와 롬(Roame)
로브는 ‘로열티 통합 지갑’에 가까운 플랫폼입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여행 분야의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통합 관리하는 것입니다. 즉 적립-전환-사용이라는 전 과정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온라인 쇼핑이나 여행 예약 등 일상 속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쌓고, 이를 항공사나 호텔의 마일리지로 전환한 뒤 곧바로 항공권이나 숙박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어프랑스(Air France-KLM),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 에티하드(Etihad) 등을 포함한 12개 글로벌 로열티 프로그램과 호환되며, 기존의 신용카드 리워드 프로그램과도 연동되어 포인트 생태계를 하나의 ‘지갑’으로 통합해주는 구조입니다. 사용자가 여러 프로그램을 따로 관리할 필요 없이, 일상 속 소비를 전략적인 여행 리워드로 연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복잡한 포인트 체계를 간소화하고 싶은 일반 사용자나 초보 여행자에게 적합한 서비스입니다.

반면 롬은 ‘마일리지 항공권 메타서치’에 최적화된 플랫폼입니다. 이 서비스는 이미 다양한 항공사 마일리지를 보유한 사용자들이 어디에 어떻게 써야 가장 높은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구글플라이트와 유사한 직관적인 검색 UI와, 19개 항공사 로열티 프로그램과의 실시간 연동입니다. Aeroplan, Avios, AAdvantage, Flying Blue 등 200개 이상의 항공사를 대상으로 좌석 검색이 가능하며, Iberia Plus나 Qatar Airways Privilege Club을 통한 Oneworld 보상 항공권 탐색도 지원합니다.

위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다소 복잡한 항공사 제휴 프로그램 간 전환이나 복수 항공사 간 비교도 손쉽게 구현되어, 포인트의 ‘최적 사용처’를 찾고자 하는 전략적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반면 앞서 언급한 로브와 같은 포인트 적립이나 통합 기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이미 마일리지를 일정량 이상 보유한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한 도구에 가깝습니다.
또한 롬은 AI 기반의 어워드 항공 검색도구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AI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해 그동안 폐쇄적으로 운영되어 온 항공/호텔의 마일리지와 포인트 활용이 얼마나 쉬워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거, 제대로 구현되고 한국에도 정식 서비스 시작한다면 폭발적인 반응 있을 듯 합니다.
📌 Rove와 Roame의 차이점 비교 분석 표
구분 | Rove | Roame |
---|---|---|
출시 시점 | 2023년 설립 | 최근 급부상한 플랫폼 |
핵심 기능 | 전 세계 12개 항공/호텔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포인트 적립·전환·예약 가능 | 19개 항공 로열티 프로그램의 보상 항공권 좌석 검색 및 가격 비교 |
사용 환경 |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및 자체 포털 제공 | 구글플라이트 유사 UI 기반의 직관적인 검색 플랫폼 |
포인트 적립 | 온라인 쇼핑, 여행 예약 등에서 실시간 적립 → 항공/호텔 마일리지로 전환 | 포인트 적립보다는 보상 항공권 검색에 초점 |
호환 프로그램 | Flying Blue, Qatar, Etihad 등 + 기존 신용카드 포인트 | Aeroplan, Avios, AAdvantage, Alaska 등 다양한 항공 마일리지 |
대상 시장 | 미국 중심이나 국제 사용자 대상 | 북미 및 캐나다 사용자에 특히 친화적 |
특징 요약 | 복잡한 포인트 생태계를 하나로 통합한 ‘리워드 지갑’ 기능 | 실제 보상 항공편을 빠르게 찾고 비교할 수 있는 최적화된 검색기능 |
로열티 메타서치로 보는 소비자 인사이트는?
최근 여행 소비자들은 로열티 프로그램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에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어디서 얼마나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고, 조건은 자주 바뀌며, 각 브랜드별 시스템이 달라 활용이 어렵다는 점에서 점점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서비스의 등장은 이처럼 복잡하고 폐쇄적인 구조에 투명성과 통제력을 회복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직접적으로 대응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핵심은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려는 니즈’입니다. 여행자들은 더 이상 마일리지를 브랜드 중심의 폐쇄된 생태계에서 수동적으로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어떤 항공편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직접 비교하고, 신용카드 포인트와 항공 마일리지를 전략적으로 조합해 최대의 가치를 얻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단순히 많은 포인트를 주는 것보다, 그 포인트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를 요구하게 되었고, 이에 응답한 것이 로열티 메타서치 플랫폼들입니다.
또한, 소비자는 단일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로열티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사용자 경험을 원합니다. Rove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통합해 ‘하나의 지갑’처럼 관리하거나, Roame처럼 제휴 프로그램 간의 전환과 가성비 분석을 통해 ‘똑똑한 소비’를 실현할 수 있는 기능은 점점 더 높은 수요를 얻고 있습니다. 두 서비스는 그러한 니즈에 맞춘 대표적인 해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로열티 메타서치의 등장은 단순히 기능적인 혁신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로열티 프로그램의 권력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포인트는 그냥 주는 대로 받는다’가 아니라, ‘어떻게 가장 똑똑하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앞으로의 로열티 시장은 투명성, 유연성, 사용자 중심 설계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무형 자산’인 충성심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