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8일, 글로벌 호텔업계 전문가 17명이 hospitalitynet.org에서 ‘AI가 호텔 웹사이트를 사라지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 기존 공홈의 역할이 AI로 인해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는 추세다. AI의 개인 에이전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호텔업계 또한 OTA 의존도를 줄이고 직접 예약을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만큼, 이 토론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히치하이커는 AI 전환으로 인해 호텔 공홈, 즉 호텔 공식 웹사이트의 역할이 향후 어떻게 변화하게 될 지를 크게 4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살펴 보았다.
1. ‘웹사이트는 사라질 것’ – AI 직거래 시대의 도래
이 그룹은 Agentic AI(자율형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인해, 개별 호텔 웹사이트가 실질적으로 필요 없어질 것이라 본다.
- AI는 이미 호텔 웹사이트에서 가져오는 정보 비중이 25% 수준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OTA·공개 DB·자사 DB에서 수집한다.
- 예약·요금·재고(ARI) 데이터는 AI가 호텔 PMS·CRS·채널 매니저 API와 직접 연결해 조회·예약할 수 있다.
- 개인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취향·예산·일정을 고려해 호텔을 선택·예약하며, 호텔 웹사이트를 거칠 필요가 없다.
- 미래에는 OTA AI 에이전트와 호텔 자체 AI 에이전트 간 ‘디지털 악수(handshake)’가 표준이 될 것이며, 호텔이 AI 연동을 제공하지 않으면 OTA 채널이 유일한 선택지가 됨.
한국 호텔업계 관점에서, 이 시나리오는 OTA 종속 심화와 브랜드 통제권 상실 위험을 의미한다. 특히 대형 체인보다 개별·독립 호텔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 ‘웹사이트는 여전히 필요’ – 브랜드와 스토리텔링의 무대
반대 진영은 “AI가 정보를 대신 제공하더라도, 브랜드 표현과 감성적 설득은 웹사이트 고유의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 AI는 정보 요약과 비교에는 강하지만, 호텔의 분위기·정체성·감성 경험까지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다.
- 특히 럭셔리·부티크·라이프스타일 호텔은 독창적인 콘텐츠·사진·스토리텔링이 예약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시각 자료와 감성적 언어를 통해 ‘이곳이 나를 위한 호텔’이라는 확신을 주는 과정은 AI가 대체하기 어렵다.
- OTA는 가격과 위치 중심이지만, 웹사이트는 브랜드의 자율적 무대로 작동한다.
한국 호텔업계에서도 럭셔리· 테마 및 특화 여행 시장에서는 웹사이트가 오히려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시사점이 있다.
3. ‘역할 변화’ 주장 – 인간과 AI 모두를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
다수 전문가들은 “웹사이트가 사라지기보다 AI 친화적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웹사이트는 ‘사람이 보는 페이지’에서 ‘AI가 읽는 데이터 허브’로 전환된다.
- 호텔 정보는 구조화된 데이터(Structured Data), API,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AI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AI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면, OTA 대신 호텔 AI 에이전트와 직접 연동해 예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
- 웹사이트는 ‘브랜드의 단일 진실 소스(Single Source of Truth)’로서, 가격·정책·이벤트 정보를 OTA보다 먼저 AI에 제공하는 거점이 된다.
이는 한국 호텔업계에도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API-first 전략 등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기술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4. ‘이원화된 인터넷’ 전망 – 인간용과 AI용 채널의 공존
마지막 그룹은 채널의 ‘이분화’를 예상한다.
- 인간은 여전히 웹사이트를 통해 시각적·감성적 경험을 하며 예약을 진행한다.
- AI는 데이터 API와 구조화 콘텐츠를 이용해 기계 간 거래(M2M Commerce)를 수행한다.
- 호텔은 두 채널 모두를 병행 운영해야 하며, 특히 AI와 대화하는 ‘셀러 사이드 에이전트(Seller-side Agent)’를 개발해 개인 AI 에이전트와 직접 소통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는 웹사이트 UX 개선과 AI 데이터 피드의 병행 운용 전략을 요구한다.
마치며 – ‘사라짐’보다 ‘재설계’의 시대
이번 논쟁은 ‘호텔 웹사이트의 죽음’을 선언하기보다 그 역할과 설계 방식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다. 크게 4가지는 향후 빠른 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 OTA 종속 회피: AI 시대에 OTA가 유일한 데이터·예약 채널이 되면 브랜드 자율성이 크게 약화된다.
- 브랜드 자산 강화: 럭셔리·부티크 호텔은 웹사이트를 통해 정체성과 감성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 AI 최적화: 구조화 데이터, API 연동, GEO 전략을 통해 AI가 호텔을 ‘정확히’ 소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 이원화 대응: 인간 고객과 AI 에이전트 모두를 고려한 플랫폼 운영이 필수가 된다.
호텔업계는 지금이 웹사이트 재설계의 골든타임이다. 브로셔형 사이트를 버리고 AI 친화적·브랜드 강화형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예약 대화에서 우리 호텔은 언급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호텔의 유형에 따라 맞춤화된 재설계가 요구되는 만큼, AI 대응 전략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