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세계 관광 시장은 ‘이중가격제’라는 뜨거운 감자로 들끓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14일부터 비유럽권 관광객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에서 32유로로 약 45%나 대폭 인상하며 노골적인 가격 차별을 시작했다.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도 한 라멘 가게에서 외국어 메뉴판 가격을 일본어보다 두 배 비싸게 책정한 사실이 드러나 중국인 관광객이 환불을 요구하며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히치하이커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입장료 인상과 일본 요식업계의 영어 메뉴판 가격 차별 사례를 중심으로, 이중가격제가 관광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과 여행자가 직면한 현실적인 주의사항을 심층 분석한다.
‘환대’ 대신 ‘차별’을 마주하는 여행자들
최근 글로벌 관광 시장의 화두는 단연 ‘이중가격제’다. 여행지에서 현지인과 외국인에게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이 제도는 과거 개발도상국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이제는 프랑스와 일본 같은 관광 대국에서도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프랑스의 전가(轉嫁) 행정 – 관리 부실의 책임을 왜 관광객이 지는가
1월 15일자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최근 입장료를 17유로에서 22유로로 약 30% 가까이 인상했다. 특히 25년 10월 발생한 1천억 원대 보석 도난 사건 이후, 보안 강화와 시설 보수 비용을 ‘투표권 없는 비유럽인’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표면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시설 유지비를 이유로 들었지만, 그 내면에는 자국민과 유럽 연합(EU) 거주자에게는 무료 혹은 할인 혜택을 유지하면서 그 재정적 부담을 비유럽권 관광객에게만 떠넘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는 프랑스 문화 행정의 관리 부실로 발생한 예산 부족 문제를 가장 손쉬운 타겟인 외부인에게 전가하는 행태로 평가된다. 관광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프랑스는 이미 과잉 관광(Overtourism) 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기보다 경제적 착취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 언론들은 이 사태를 ‘한국인에 대한 차별’에 가까운 태도로 보도하고 있으며 관련 기사도 엄청난 분량으로 쏟아진 바 있다. 이처럼 ‘환대’의 상징이어야 할 관광지들이 국적과 언어에 따라 다른 가격표를 내미는 현상은 이제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글로벌 관광 산업의 신뢰를 흔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은밀한 이중가격제 – ‘영어 메뉴’ 키오스크의 함정
일본의 상황은 더욱 교묘하다. 2026년 1월 7일 뉴스원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의 한 라멘 가게에서 중국인 여행자가 영어 메뉴판의 가격이 일본어 메뉴판보다 두 배 비싼 것을 발견하고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게 측은 “외국인 입맛에 맞춘 특별 식재료를 썼다”고 변명했지만, 이는 이미 2024년 히치하이커TV에서 경고했던 ‘비즈니스화된 가격 차별’의 전형적인 사례다.
특히 최근의 이중가격제는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시스템을 통해 더욱 은밀하게 이뤄진다. 키오스크의 언어 설정을 ‘영어’나 ‘한국어’로 바꾸는 순간, 화면상의 가격 자체가 변동되거나 비싼 세트 메뉴만 노출되도록 설계되는 식이다. 이는 합리적인 ‘거주자 할인’의 범주를 넘어선 기망 행위에 가깝다. 여행자들은 이제 현지 음식을 즐기기 위해 메뉴판의 숫자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이는 일본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가성비’와 ‘정직함’이라는 브랜드 자산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일본 여행 시 키오스크를 마주한다면 언어를 바꾸기 전 반드시 현지어 화면의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구글 렌즈 등 번역기를 활용해 현지인용 단품 메뉴의 존재 여부를 대조해야 한다. 또한 방문 전 구글 맵의 최신 리뷰를 통해 ‘이중가격’이나 ‘메뉴 차별’ 키워드를 검색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치며: 스마트한 여행자를 위한 자구책과 산업의 각성
결국 프랑스와 일본의 이중가격제는 관광 산업의 근간인 ‘신뢰’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다. 관광 마케팅의 본질이 단순히 한 번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방문하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면, 현재의 이중가격제는 그 본질을 정면으로 위배하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미세한 균열을 내고 있다.
관광객은 정당한 대가에 대한 합리적인 서비스를 기대하는 엄연한 소비자다. 따라서 여행자들은 이제 이중가격제에 대해 좀 더 단호한 소비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소비자의 기민한 감시와 거부권 행사가 뒷받침될 때만이, 관광 국가들이 단기 수익을 위해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를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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