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하이커 대표 김다영입니다. 저는 5월 6~9일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 최대 규모의 여행 박람회 ATM 2024에 미디어 참관으로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박람회 후기는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보실 수 있고요. 이곳 칼럼에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금 더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중동 최대 규모 여행 박람회, 아라비안 트래블 마켓(ATM)에 간 이유
올해로 31회째 열린 아라비안 트래블 마켓(ATM)에는 165개국에서 2,300개 업체가 참가하며 전 세계에서 41,000명이 방문했습니다. 올해 행사의 주제가 ‘혁신 강화: 기업가 정신을 통한 여행의 변화’였는데요. 전체적으로 비즈니스 뿐 아니라 일반 참관 인파도 엄청나서 새로운 열기를 느낀 현장이었습니다. 지나가면서 우연히 들은 업계 관계자들의 대화로는, 이번 참관객 인파가 작년의 거의 2~3배 규모였다고 하네요. 팬데믹이 완전히 회복된 여행업계의 원년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17년 핀란드에서 매년 열리는 북유럽 여행 박람회에 참관한 것을 계기로 여행산업 컨퍼런스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끽해야 국내에서 열리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나 서울국제관광전 정도나 다녔던 저에게는 엄청난 전환의 계기였습니다. 이 때가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를 집필할 때였는데요. 책을 쓰면서 호텔을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호텔이 속한 여행산업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여행산업 트렌드를 제대로 관찰해보자는 생각이 실제 취재로 이어지면서 다음 책 <여행의 미래>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팬데믹이 겹치면서, 저의 직업적 역할은 크게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여행 박람회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TB 베를린을 꼽는데요. 이와 양대 산맥쯤 되는 행사로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월드 트래블 마켓이 있습니다. 이 행사의 중동 에디션이 바로 이번에 다녀온 아라비안 트래블 마켓입니다. 저는 사실 참관 신청을 하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요. ITB의 지역 에디션인 ITB 차이나, ITB 아시아에 모두 가보았지만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고, 제가 기대했던 콘텐츠적인 성과도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올해 ITB 베를린도 고민하다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 취재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부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많은 비용을 투자해가며 행사를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컨퍼런스장에 앉아서 부킹닷컴이나 익스피디아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제가 국내에서 차별화된 교육과 강의를 하는데 커다란 기반이 되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여행시장이 기지개를 켜기 전, 업계가 트렌드를 따라잡고 준비하는 기간에 유효했던 방식이고요. 여행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지금은, 제가 보고 듣고 얻어올 것들이 소비자 중심으로 달라져야 했습니다.
이번 아라비안 트래블 마켓에서, 저는 처음으로 컨퍼런스 장을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여행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해할 중동 여행지와 여행상품, 항공산업 선진국인 중동의 다양한 기내 서비스, 신생 중동 여행지들의 셀링 포인트를 직접 부스를 취재하며 인터뷰하고 체험해보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 분들은 대체로 나이대가 높고 해외여행, 특히나 럭셔리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오디언스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 박람회는 규모 면에서 ITB 지역 에디션보다 월등하게 크고 미디어를 위한 기자회견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서, 2일간의 참관으로 많은 볼거리를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중동 여행시장,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 + 제언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인도 소비자의 부상’입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전 세계가 ‘중국’만을 외쳤습니다. 어떻게 하면 중국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에 온 사활을 걸고 있는 느낌이었죠.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의 시니어 단체여행 시장이 해외에서 국내로 이동하고, 75%의 아웃바운드를 리딩하는 젊은 층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개별 여행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흥 시장이자 가장 럭셔리 소비자군이 많은 인도 시장이 새로운 타깃이 된 것입니다. 많은 기자회견에서 인도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중동 시장’ 그 자체의 파워입니다. 4억이 넘는 중동의 인구가 무슬림 여행 시장을 이끌고 있죠. 그러다 보니 무슬림 친화적인 국가,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으로 관광 유치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풍부한 할랄 레스토랑과 무슬림 눈높이에 맞춘 호텔 등을 갖추고 있죠. 반면에 한국은 어떨까요? 이번에도 메디컬 관광을 열심히 홍보하는 걸 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아랍권을 향한 한국의 인식이 퍼져나가는 동향을 살펴보면 조금 걱정이 됩니다. 참고로 이번에 아시아 관(한국관 포함)은 잠시 방문은 했지만 별도의 취재나 촬영은 하지 않았습니다.
IT산업의 경우, 매년 경제 유관 기관이 주관하여 기업을 위한 동향 파악 목적으로 CES, MWC에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참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 관광업계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부스 참가와 비즈니스 미팅 외에, 전체적인 산업의 흐름을 읽고 같이 체험하고 분석하는 공부가 필요할 때입니다. 또한 여행산업 공급자와 미디어의 정의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산업 행사들 또한 여전히 전통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와 같은 미디어도 좋은 여행상품을 발견하면 유튜브에 구매 링크와 함께 소비자에게 바로 소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왜 여행사만 바이어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까요?
6월에도 새로운 행사에, 이번에는 해당 국가의 관광청 협조로 취재를 떠납니다. 어쩌면 지금껏 없었던, 실험적인 여행 미디어로서의 첫 발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르겠네요. 계속 생생하게 취재기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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