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하이커의 포스트 OTA 시리즈 #3 – 다이렉트부커 (미국)
호텔 예약의 미래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여행 설계가 보편화되는 가운데, OTA(Online Travel Agency)를 거치지 않고 호텔 공식 홈페이지(공홈)로 바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탄생했습니다. 최근 여행 기술업계의 베테랑들이 투합해 창업한 ‘다이렉트부커(DirectBooker)’는 ‘공홈 예약’을 인공지능 환경에서 강화하겠다는 목표로 탄생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글로벌 OTA 중심의 기존 구조 하에서 이 서비스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구글·트립어드바이저 출신이 만든, AI 기반 공홈 예약
‘다이렉트부커(www.directbooker.com)’는 전 구글 트래블 책임자 리처드 홀든(Richard Holden)과 트립어드바이저 전 CEO 스티브 카우퍼(Steve Kaufer)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신생 스타트업입니다. 서비스의 CEO인 산제이 바킬(Sanjay Vakil)은 구글 트래블과 트립어드바이저 양쪽에서 리더십을 경험한 인물로, 여행 기술 생태계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다이렉트부커의 핵심 목표는 호텔이 OTA에 지불하는 높은 수수료를 피하고 보다 직접적인 예약을 유도할 수 있도록 AI 기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호텔의 실시간 가격 정보를 직접 대형 언어모델(LLM)인 챗GPT나 제미니(Gemini) 등 AI 플랫폼에 연동시키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여행 계획을 세우는 AI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홈 예약’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 MCP)’이라는 방식을 도입해, 호텔의 가격, 위치, 특성 등을 더 정밀하게 AI가 이해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제품 출시 전(pre-product) 단계에 있으며, 현재까지 200만 달러 규모의 초기 자금을 유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공홈 가격, 매력적일까? feat. 호텔스컴바인
이러한 시도가 단순한 기술적 혁신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공홈 예약이 실제로 소비자에게도 경쟁력 있는 가격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아직 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된 건 아니지만, 지금 결과로만 보면 공홈 예약은 호텔에만 좋지 소비자에게는 별다른 메리트를 주지 못합니다.
이미 부킹홀딩스 계열의 메타서치 플랫폼 호텔스컴바인(HotelsCombined) 또한 언제부터인지 확실치 않지만 호텔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를 함께 검색 결과에 반영하고 있네요. 그런데 공홈 가격은 거의 대부분의 호텔에서 그다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일부 호텔의 경우 하나투어 계열사 웹투어(Webtour)가 글로벌 OTA와 공홈보다도 현저히 저렴한 요금을 제시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네요. 여행사 기준가(단체여행 기준으로 협의된 가격 등)가 개별 예약에도 일부 풀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갑자기 호텔스컴바인 활용도가 새롭게 보이네요. 👉🏻 호텔스컴바인 바로 가기
이는 한국 시장에서 ‘공홈 예약’이 반드시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소비자는 검색 한 번으로 수많은 요금 비교가 가능한 메타서치 플랫폼이나 OTA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회원 가입된 서비스를 통한 편리한 예약 경험, 사후 지원, 포인트 적립 등의 부가 가치를 고려하면 여전히 OTA의 입지는 견고합니다. AI의 대화형 검색 결과에서 공홈 예약이 유도되었는데 그 가격이 최저가가 아니라면, 고객 컴플레인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다이렉트부커의 차별성과 향후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렉트부커가 강조하는 차별성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AI 기반 검색 환경의 변화입니다. 현재 챗GPT나 제미니와 같은 생성형 AI는 ‘영감을 주는 여행 설계’에 강점을 보이지만, 예약 단계에서는 결국 외부 링크를 통해 OTA로 넘어가는 구조였습니다. 다이렉트부커는 이 연결 고리를 끊고 대화형 AI 속에서 곧바로 예약으로 전환되는 경험을 목표로 합니다. 지금 탄생하는 거의 모든 포스트 OTA들이 이 미싱 링크(영감에서 예약)를 노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여행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전제로 합니다. 사용자가 AI 플랫폼에서 여행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미래가 올수록, OTA보다는 AI-공홈 직결 구조가 부상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호텔 입장에서도 중간 수수료 없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마치며: OTA 시대 이후의 가능성
OTA 중심의 예약 구조는 지난 20년간 여행 소비의 주류였습니다. 그러나 AI 기반의 여행 설계가 보편화되고, 여행자들이 더 빠르고 개인화된 정보를 선호하게 되면서, 그 중심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이렉트부커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AI가 바꾸는 여행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격과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호텔에게는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면, ‘공홈 예약의 르네상스’는 다시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다만 투명한 가격 경쟁력, 사용자 신뢰, 검색 생태계와의 연동이라는 세 가지 허들을 넘을 수 있을지가 이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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