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앙코르 와트가 있는 씨엠립과 왕실 수도 프놈펜의 럭셔리한 체험을 하나의 여정으로 엮은 7일짜리 여행 패키지가 등장했는데요. 여행사가 아닌 호텔이 선보이는 여행입니다. 바로 래플스 캄보디아가 선보인 7일짜리 숙박형 여행 프로그램 ‘A Tale of Two Cities(두 도시의 전설)’입니다.
이 여정은 래플스의 글로벌 캠페인인 ‘더 버틀러 디드 잇(The Butler Did It)’의 일환으로, 전통적인 집사 서비스와 맞춤형 경험을 강조하는 래플스의 특징을 그대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이 사례를 중심으로 럭셔리 호텔이 직접 기획하는 여행 경험의 진화를 들여다 봅니다.
호텔이 기획한 캄보디아 럭셔리 여행?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래플스 호텔 르 로얄(프놈펜)과 🔗래플스 그랜드 호텔 드 앙코르(씨엠립), 두 호텔이 각각의 도시를 무대로 큐레이션한 특별한 일정은 ‘래플스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호텔 자체적으로 구성한 여정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카피가 어렵습니다. 참고로 이 여행은 최소 2개월 전 예약 필수이며 가격도 공개되어 있지 않아 호텔 측에 개별 문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일정은 시즌과 왕실 일정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자유여행으로 캄보디아에 가시는 분들은 호텔과 프라이빗 투어를 구성할 때 아래 여정을 참고하시면 아주 좋을 것 같아서 간략히 소개해 드립니다. 참고로 캄보디아의 성수기는 건기인 1~2월로, 새로운 휴양과 관광 여행으로 계획해 보셔도 좋을 듯 하네요.

1~3일차: 프놈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수도에서의 탐험
여정은 수도 프놈펜에서 시작됩니다. 1929년 개관한 🔗래플스 호텔 르 로얄에서, 손님은 도착과 동시에 전담 집사인 래플스 버틀러(Raffles Butler)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을 시작합니다. 호텔의 공식 역사학자와의 프라이빗 투어, 캄보디아 왕실 전기작가와 함께하는 왕궁 탐방, 국립박물관 수석 큐레이터의 해설이 더해진 전시 감상 등은 깊이 있는 인문 여행을 제공합니다.
또한, 왕실의 후손인 찬시타 노로돔 공주와의 애프터눈 티 타임, 미슐랭급 다이닝 ‘레스토랑 르 로얄 (Restaurant Le Royal)’에서의 5코스 와인 페어링 디너는 여행의 품격을 더합니다. 특히 캄보디아 요리 전문가 셰프 낙(Chef Nak)과 함께 전통 가옥에서 체험하는 로컬 쿠킹 클래스는 진정한 ‘현지화’의 기회를 선사합니다.

4~7일차: 씨엠립, 앙코르 제국의 숨결 속으로
넷째 날, 전용 헬리콥터로 이동하며 씨엠립의 🔗래플스 그랜드 호텔 드 앙코르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고대 탐험이 시작됩니다. 앙코르 유적지를 베스파 스쿠터로 누비며 대중 관광 루트에서 벗어난 사원들을 살펴보고, 이튿날 새벽엔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감상합니다.
또한, 로컬 아트 갤러리 ‘트라이브(TRIBE)’에서 캄보디아 현대 미술을 탐색하고, 톤레삽 호수의 수상마을을 전통 나룻배로 둘러보는 코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32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재료를 활용한 4가지 테이스팅 메뉴 중 선택해 고급 캄보디아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날은 앙코르 예술의 보석이라 불리는 반띠아이 쓰레이 사원, 왕실 후원 하의 전통 무용학교, 그리고 꿀렌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마지막 코끼리들과의 조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튿날, 열기구를 타고 앙코르 유적과 시골 풍경을 내려다보며 여행은 절정에 이릅니다.
마지막 저녁은 앙코르 유적지 내의 고대 사원에서 진행되는 캔들라이트 디너로 장식됩니다. 1936년 당시의 메뉴를 재현한 코스 요리와 함께 전통 무용 공연이 곁들여지며, 고대 문명의 심장부에서 여행은 영화 같은 피날레를 맞이합니다.
호텔이 설계하는 여행,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확장되다
래플스 캄보디아의 ‘A Tale of Two Cities’는 단순한 숙박 패키지를 넘어, 브랜드가 직접 여행을 디자인하는 시대의 전조로 읽힙니다. 호텔은 이제 더 이상 ‘머무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여행 전반을 기획하고 큐레이션하는 럭셔리 큐레이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닷컴에서 계속 주목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여정은 ‘래플스 스타일’이라는 표현에서 보이듯, 호텔 고유의 미감과 철학을 반영한 브랜드 중심의 경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전담 집사, 전속 역사학자, 왕족과의 교류, 고급 미식 체험 등에서 드러나는 독자적인 구성은 앞으로 더 많은 럭셔리 호텔들이 자신들만의 세계관과 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 트립’을 선보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여행사가 개입할 영역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것이죠.
캄보디아의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7일간의 여정은, 여행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향후 럭셔리 호텔 시장은 이러한 브랜드 주도형 체험 여행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