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기획한 미국 LA 축구 여행 ‘프로젝트 1000’이 인터파크(놀유니버스) 서버를 마비시키며 하루 만에 1,000 건의 여행상품을 완판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여행의 본질이 ‘관광’에서 ‘공동체적 경험’으로, 기획의 주도권이 ‘여행사’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이동했음을 알리는 중대한 시그널입니다.
히치하이커는 이번 케이스를 통해 유튜브 채널과 여행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3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어디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 구매 동기의 패러다임 변화
2026년 2월 20일, 미국 LA에서 펼쳐지는 손흥민 선수와 리오넬 메시의 역사적인 맞대결을 직관하는 이 여행 상품은 평균 5백 만원 대의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총 1,000개 상품 중 대부분의 수량이 초기 3시간 내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판매를 맡은 놀유니버스(야놀자+인터파크)는 몰려드는 접속자를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습니다. 놀 측은 세븐틴 콘서트 예매도 버텨낸 서버가 터진 건 처음이라고 하네요. 왠만한 홈쇼핑 부럽지 않은 판매율입니다.
그런데 이 상품이 폭발적으로 팔려나간 이유를 분석할 때, 손흥민이라는 월드스타의 존재감이나 특정 방송의 인지도만으로 결론짓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시각입니다.
실제 구매자들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남긴 후기와 반응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그들은 축구 직관보다도 ‘같은 가치관과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겸공 팬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1,000명의 인원이 한 구장을 통째로 대관하여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같은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썰며, 단독 대관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경험은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커뮤니티성’을 담보합니다.
이는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 급부상 중인 ‘밍글링(Mingling) 투어’나 ‘또래 여행’ 트렌드와 궤를 같이합니다. 최근 하나투어가 출시한 2030 세대 전용 취향 공유 상품이나, 에어비앤비가 세븐틴 등 K-POP 스타의 팬덤을 겨냥해 선보인 체험 상품이 출시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이제 여행은 물리적인 이동과 관광지 방문을 넘어, 나와 결이 같은 사람들을 확인하고 그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커뮤니티의 연장선’이 되었습니다. 여행업계는 소비자가 여행 상품을 구매할 때 ‘누구와 함께 이 정서적 경험을 공유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한 구매 동기로 삼기 시작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2. 기획은 ‘호스트’, 유통은 ‘업계’가: 목적 여행(SIT)의 새로운 분업 구조
이번 프로젝트 1000의 성공은 해외 패키지 시장에서 고전하던 기존 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최근 부당한 옵션 강요나 불성실한 가이드 서비스로 구설에 올랐던 경쟁사들의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집니다.
이번 상품의 핵심은 여행 전문 기업인 놀유니버스가 기획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대신 상품 기획의 전권은 팬덤의 니즈를 가장 잘 아는 ‘뉴스공장’ 팀이 쥐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실제로 여행사 측에서 처음 가져온 샘플 일정에는 관광 명소 투어가 많았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1000 담당자들은 천편일률적인 관광 코스를 과감히 삭제하고 대신 팬들이 갈망하는 아울렛 쇼핑 지원, 경기장 통째 대관, 유니폼 사전 마킹 서비스 등 철저히 ‘목적’에 충실한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여행사는 이 기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항공과 숙박, 이동 수단이라는 ‘유통과 인프라’만 담당했습니다.
이는 목적 여행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판이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행사가 상품을 만들고 홈쇼핑에 내다 파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목적 지향적 여행(Special Interest Tourism, SIT)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팬덤을 장악한 기획자가 원하는 판을 짜고, 여행업계는 이를 가장 세련되게 현실화하는 조력자이자 유통망으로서 기능할 때 비로소 잡음 없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3. 유튜브 커머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구매 전환 플랫폼
얼마 전, 한국에 이제 막 진입한 해외 OTA의 제휴마케팅 담당자로부터 어이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유튜브는 (블로그에 비해) 구매전환율이 낮지 않나요?”
이 회신을 보고, 더 커뮤니케이션할 건 없겠다 싶어 대화를 종료했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스터디가 전혀 안된 채로 크리에이터를 상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사실 이쪽에서 마케팅을 좀 오래 했다 싶은 분들도 이런 인식을 가진 담당자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는 유튜브가 가진 특성을 모른 채 익숙한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만 상대해 왔기 때문일 겁니다.
인스타그램에 왜 매니챗 자동 응답 마케팅이 발달했을까요? 직접 링크 연동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외부 링크를 달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인스타그램은 직접 숍을 개설해서 물건을 팔지 않는 이상 제휴마케팅 및 직접 세일즈에 뚜렷한 한계가 있는 플랫폼입니다.
또한 네이버 블로그는 지수 마케팅 시대가 얼마전 끝났죠?(블덱스 종료) 요즘 네이버는 AI 답변 중심으로 검색 결과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이 결과의 재료가 될뿐이고, 마케터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구매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특히 제휴마케팅 쪽은 더더욱요. 이제 블로그 일일이 클릭 안해도 원하는 내용은 네이버AI가 다 정리해서 알려주거든요.
반면 유튜브는 채널 진행자와 시청자 사이의 깊은 ‘라포(Rapport)’를 기반으로 한 매체입니다. 실제로 최근 구글이 유튜브 쇼핑 기능을 강화하면서 뷰티나 생활 크리에이터들의 수익이 수십 배 폭증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튜브는 쇼핑 외에도 영상 본문, 심지어 영상 내부에도 외부 링크를 직접 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스타나 블로그에 비해 직접 판매나 제휴 링크로 확장할 기회가 많은 유튜브인데도 마케터들의 이해도가 낮은 것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본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 많아서라고 봅니다.
그래서일까요? 현재 여행업계는 ‘유튜브 쇼핑’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유튜브 쇼핑에 입점된 업체는 대부분 쿠팡이나 일반 이커머스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으며, 여행업체 입점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 전문 유튜버들은 수익화 모델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쇼핑도 붙일 수 없으니 조회수 광고 + 외부 광고 정도로 유지하는 실정입니다. (참고 영상: 여행유튜버들이 그만두는 진짜 이유 (수익공개))
여행사들은 더 늦기 전에 유튜브 쇼핑 API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팬덤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저희 히치하이커TV 역시 내년부터는 많은 여행사들과 협업하여 커머스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결국 이번 ‘손흥민 축구여행’의 완판은 여행의 정의가 ‘관광’에서 ‘관계’로, ‘장소’에서 ‘목적’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입니다. 팬덤의 열망을 읽어내는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유통 인프라, 그리고 유튜브라는 강력한 소통 채널이 만났을 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죠. 여행업계는 이제라도 유튜브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다각적인 전략과 실행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인 협업 논의 필요하신 경우 저희 채널에도 언제든 문의 주세요! 히치하이커TV가 보유한, 럭셔리 개별여행 소비자 8만 여명의 구독자 분들은 여행업계의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정보를 늘 기다리고 계십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