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미국을 중심으로 ‘브랫 서머(Brat Summer)’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넘어 최근 미국의 부통령이자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새로운 후보로 떠오르는 카멀라 해리스와 관련한 밈으로 만들어지면서 정치 사회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브랫 서머 트렌드를 자세히 뜯어보니 젠지(Gen Z) 세대의 심리적 상황을 반영한 트렌드인데다 이들의 여행 소비와도 연관성이 있어, 히치하이커닷컴에서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Gen Z의 현실과 브랫 서머 열풍
브랫 서머는 영국 가수 찰리 XCX의 새 앨범 ‘BRAT’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브랫’은 ‘버릇없는 아이’라는 뜻이지만, 이 트렌드에서는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형광 초록색 앨범 커버와 파티 걸 콘셉트의 노래들이 특징적인 이 앨범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의 Gen Z는 복잡한 사회·경제적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경제 불황, 높은 생활비, 학자금 대출 부담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완벽한 이미지를 추구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큽니다. 예쁘게 정리된 방과 일상 등을 전시하는 틱톡 콘텐츠인 ‘클린 걸’ 트렌드는 이러한 압박의 한 예시입니다.
브랫 서머는 이런 압박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습니다. 찰리 XCX의 앨범이 표현하는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태도는 Gen Z의 억눌린 욕구를 대변합니다. 완벽함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즐기려는 움직임이 이 트렌드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브랫은 획일화된 트렌드가 아닌,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유연한 개념입니다. 이는 다양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 세대의 가치관과 일치합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제약들이 완화되면서, Gen Z는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브랫 서머는 이러한 해방감을 대변하는 트렌드로, 여름이라는 계절적인 시기와 맞물려 즉흥적이고 열정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여행 트렌드와의 연관성
브랫 서머 트렌드는 젠지의 여행 문화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 트렌드를 따르는 여행자들은 완벽하게 계획된 여행보다는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여행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남프랑스행 비행기를 예약하거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클럽에서 밤새 춤을 추는 것이 이 트렌드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반작용으로, 젊은 세대는 더욱 진정성 있는 경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브랫 서머 여행은 ‘인생샷’을 위한 여행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자유를 만끽하는 여행을 지향합니다. 마요르카 해변에서 형광 녹색 비키니를 입고 편하게 일광욕을 즐기거나, 새벽 6시까지 클럽에서 놀다가 그대로 공항으로 향하는 것도 이 트렌드의 일부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패턴 속에는 평범한 것을 미화하고 일상을 낭만화하는 경향성이 뚜렷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목적지도 다양해서 베를린이나 바르셀로나 같은 유럽의 클럽 문화 중심지부터 이탈리아 남부의 조용한 해변 마을까지 모두 브랫 서머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높은 물가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브랫 서머 여행은 럭셔리한 경험과 소박한 즐거움을 모두 포용합니다. 이는 경제적 현실과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Gen Z의 성향을 반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럭셔리한 요트 여행이 될 수도 있고, 단순히 담배 한 갑과 라이터만 들고 떠나는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브랫 서머는 각자가 정의하는 대로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치며
브랫 서머 트렌드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기존의 문화에 대한 반발이자,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여행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