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TV의 대안’이었던 유튜브가 그 자체로 새로운 TV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덴버에서 열린 ‘스트림TV(StreamTV)’ 콘퍼런스에서 유튜브의 TV 및 영화 파트너십 총괄 페데 골덴버그(Fede Goldenberg)는 “YouTube is the new TV”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유튜브가 전통적 방송 및 스트리밍 플랫폼을 대체할 준비를 마쳤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통계와 사례는 단순한 낙관적 전망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을 보여주었다.
유튜브의 TV화는 단지 영상 소비 습관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 콘텐츠 소비와 마케팅 전략, 인플루언서 협업 모델 전반에 구조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이제 여행업계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유튜브에 준비되어 있는가?” 히치하이커는 유튜브의 TV시장 장악 현황을 살펴보고 여행업계의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
본론: 유튜브의 ‘TV 장악’은 이미 시작되었다
7월 8일자 패스트컴퍼니의 분석에 따르면, 유튜브의 영향력은 더 이상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는다. 닐슨(Nielsen) 수치를 보면 심지어 미국 TV 시청 시간 중 12.4%는 유튜브에서 소비되고 있다. 이는 2024년 초 8.6%에서 급등한 수치이며, 넷플릭스(7.5%)를 이미 2년 전부터 앞질렀다.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전통 스트리밍을 압도하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가 기록 중인 주요 수치는 다음과 같다.
- 매달 전 세계 20억 명이 로그인하며, 일일 총 시청 시간은 20억 시간 이상이다.
- 그중 절반인 10억 시간은 TV 스크린을 통한 시청이다. (-> TV 점유율을 빼앗아감)
- 미국 내 18~34세의 92%가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다.
- 팟캐스트 청취 점유율도 유튜브가 33%로 1위이며, 이는 스포티파이(27%), 애플팟캐스트(15%)를 상회한다.
이러한 수치는 유튜브가 단지 하나의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 인프라 그 자체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심지어 오디오 시장까지 전부 흡수하고 있다.
미디어 기업도, 창작자도 유튜브로 몰린다
초기에는 유튜브를 홍보용으로 활용했던 미디어 기업들이 이제는 자사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장시간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는 <프렌즈> 편집본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마라톤 영상과 실시간 스트림을, NBC유니버설은 Comedy Bites 등 유튜브 전용 브랜드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도 늘고 있다. 니켈로디언은 자사 케이블 채널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를 런칭했고, 내셔널지오그래픽 역시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브라질에서는 의 스핀오프가 유튜브 전용으로 기획되기도 했다. 미디어 기업들이 유튜브에 특화된 콘텐츠를 ‘먼저’ 기획하고, 이후 TV나 OTT로 재활용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다. 예컨대 긍정 메시지를 전달하는 크리에이터 다르 만(Dhar Mann)은 버뱅크에 10만 평방피트 규모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자체 제작 체계를 구축했고, 스포츠/코미디 그룹 듀드 퍼펙트(Dude Perfect)는 1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콘텐츠-머천다이징-체험형 관광 상품까지 연결하는 소위 ‘디즈니 플라이휠’ 모델을 유튜브에 실현 중이다.
유튜브는 이들을 ‘신(新)할리우드’로 정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할리우드 프로듀서들과 같은 신뢰를 얻게 하기 위해 이들이 에미상 후보에 오르도록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의 여행 크리에이터 협업, 어떻게 해야 할까?
유튜브의 TV화는 영상 소비 환경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 브랜드 협업, 콘텐츠 배포 방식 전반을 흔들고 있다. 이는 여행업계에도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 여행 마케팅은 더 이상 블로그 중심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검색 최적화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영상 콘텐츠 소비의 중심은 아니다. 소비자의 실제 ‘시청 시간’이 유튜브에 몰리고 있으므로, 브랜드 노출 전략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 TV처럼 소비되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협업하라.
단순한 유튜버 협찬이 아니라, 실제 ‘영상 콘텐츠로 자신의 여행을 기획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찾아라. 즉 신뢰도와 전문성을 갖추고 시청자들의 실 소비를 이끄는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 유튜브 오리지널 포맷으로 기획하라.
단발형 홍보 영상보다는 유튜브 알고리즘과 소비패턴에 맞춘 시리즈형 콘텐츠, 혹은 현실감 있는 Vlog, 챌린지형 체험기 기획이 훨씬 효율적이다. - 콘텐츠-상품-체험이 연결되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라.
듀드 퍼펙트의 사례처럼 콘텐츠가 상품과 체험으로 이어지고, 그 수익이 다시 콘텐츠 제작으로 환원되는 구조는 여행업계에 특히 유효하다. 여행은 원래 체험 기반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더 이상 ‘TV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니다. 이미 TV의 기능을 흡수하며 새롭게 재구성한 미디어 중심축이다. 여행업계가 이 변화에 후행해서는 안 된다. 유튜브가 TV가 된 지금, 여행업계는 그 안에서 ‘보여지는 방법’ 자체를 다시 기획해야 할 시점이다.
📎 출처: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 2025년 7월 8일자 “YouTube to Hollywood: We are going to eat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