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웰니스와 관련된 업무 프로젝트가 자주 있는데요. 이번 주에는 강원도 정선군의 운기석(목문석, Wood-grain sandstone)의 웰니스 관광 컨설팅, 그리고 원광 디지털대학의 웰니스관광학과에서 ‘웰니스 여행 트렌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바야흐로 웰니스의 시대가 오는 듯 합니다.
사실 저는 저서 <여행의 미래>에서도 웰니스 관광의 주요 소비자에 대해 소개한 바 있고, 개인 여행에서도 웰니스 액티비티(특히 스파, 요가 등)는 어느 나라를 가든 빼놓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 지난 주에도 세계적인 웰니스 페스티벌 ‘원더러스트 코리아 2023’에 참가해 야외 요가와 이벤트를 신나게 즐기고 왔지요.
그래서 웰니스 관광 분야에 대한 최근 국내외 트렌드를 살펴보다 보니, 흥미로운 지점이 몇 가지 있어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자기 인식’으로 확장되는 웰니스 액티비티
지난 7월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전 세계에서’ 퍼스널 컬러 분석을 위해 서울로 모인 Z세대‘
이 기사는 퍼스널 컬러 분석을 위한 서울 관광이 글로벌 젊은 관광객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에서는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 화제를 일으켰고, 사실 많은 케이팝 스타들이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했던 영상이 유튜브에도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호기심을 촉발할 충분한 동기가 있죠.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에서는 세션 비용이 수백 달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한국 스튜디오에서는 $80~$160 정도로 더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도 할 겸 퍼스널 컬러도 찾으러 한국에 온다는 겁니다. 미국 뿐 아니라 중동 및 남미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이 테스트를 위해 서울을 찾고 있습니다. (관광공사에서도 이 추세를 활용해서 홍보를 하고 있다고 기사엔 나오는데, 정작 현장이나 업계에서는 이런 인사이트가 널리 공유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제가 주목하는 점은, 젊은 층 여행자에게 자기 인식과 발견이 일종의 문화적 경험 또는 럭셔리한 경험으로 작용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퍼스널 컬러 뿐만 아니라 최근 대유행했던 MBTI로 시작해 ‘나’에 대해 좀더 객관적인 분석과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계층이 이를 여행 중에도 시도하려고 한다는 현상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30세대가 이러한 자기 인식과 발견을 통해 마음의 불안을 쫓고 안정감을 되찾는 과정은 일종의 정신적 웰니스 추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북저널리즘 팟캐스트 ‘위크엔드’는 8월 1일 방송 ‘유전자 MBTI? MZ세대의 불안에서 나온 새로운 유행’에서, 이러한 자기 발견 테스트의 유행을 ‘힐링 콘텐츠‘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웰니스 시설의 복합화
위에서 보듯 점점 더 웰니스의 범주가 확장됨에 따라, 웰니스 관련 시설도 복합화되고 있는데요. 최근 스키프트 숙박 포럼의 ‘호스피탈리티 업계에서 웰니스의 미래’에 대한 토론 에 사례로 등장한 두바이의 ‘블렌디드 웰니스’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몸의 건강부터 정신의 건강, 심지어 외모 관리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웰니스 시설인데요. 예전에는 요가와 필라테스, 피트니스, 에스테틱과 스파가 모두 별개의 요소였다면 이제는 이 모든 분야를 하나로 합친데다 미용실까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웰니스 시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접 둘러봐야겠지만, 위 시설의 구성 요소는 현지 거주자가 아닌 ‘여행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주류 영미권 이들의 취향에 맞춘 스탠다드한 시설로 보이거든요. 한국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접목된 복합적인 웰니스 시설이 개발된다면 차별화된 전략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