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에게 호텔은 단순한 숙박 공간이 아닙니다. 하루의 긴 여정을 마치고 회복을 위한 쉼을 얻는 공간이며, 그 쉼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은 ‘수면’입니다. 전 세계 수많은 호텔 브랜드가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웨스틴(Westin Hotels & Resorts)은 유독 ‘수면’에 날카롭게 집중해 왔습니다.
그리고 2025년, 웨스틴은 이 전략을 보다 구체적이고 콘텐츠 중심의 방식으로 확장했는데요. 바로 기네스 팰트로의 웰니스 브랜드 ‘굽(goop)’과 함께 ‘성인을 위한 수면 훈련(Sleep Training for Grown-Ups)’라는 유튜브 시리즈를 선보인 것입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웨스틴 호텔과 굽의 협업 사례를 통해 호텔의 새로운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았습니다.
‘잠’에 진심인 웨스틴, 이번에는 콘텐츠로 확장
웨스틴 호텔은 이미 1999년에 ‘헤븐리 베드(Heavenly Bed)’를 출시하며 수면의 품질을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삼아 왔습니다. 이후 25년 넘게 수면을 주제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확장해오며 “잠을 잘 잘 수 있는 호텔”이라는 인식을 쌓았습니다. 2024년에는 헤븐리 베드의 차세대 버전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그 철학을 상기시켰고, 이번 콘텐츠 시리즈는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Sleep Training for Grown-Ups’는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영상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웰니스와 자기관리의 대명사인 기네스 팰트로와, 수면의학자이자 연구자인 셰리 D. 마 박사(Dr. Cheri D. Mah)가 함께 출연하여 수면과 일상, 여행 루틴의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이들은 여행 시 흔히 겪는 ‘첫날 밤 효과(First Night Effect)’나 이상적인 숙면 온도, 수면 부채(sleep debt)의 오해 등, 과학 기반의 수면 팁과 루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팁 영상’을 넘어서, 수면이라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여행자의 일상과 웰빙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콘텐츠네요. 영상 시리즈는 굽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굽의 유튜브 채널 자체가 큰 인플루언싱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네스 팰트로라는 세계적인 배우가 운영하는 브랜드인데도 18만 명선의 비교적 소규모 채널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은 웨스틴이 단순히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한 것이 아니라, 수면이라는 자사 핵심 가치에 전문성과 신뢰를 부여할 수 있는 ‘콘텐츠 파트너’를 선정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goop는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아닌, 웰니스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콘텐츠 큐레이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협업은 그만큼 웨스틴이 단순히 노출을 위한 광고를 넘어, 자신들이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을 보다 진정성 있게 전달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콘텐츠가 브랜드 전략을 완성하는 시대
웨스틴의 이번 행보는 호텔업계가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전하고,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단순한 숙박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묵는 곳을 넘어 ‘삶의 태도와 루틴’을 제안하는 호텔이 더 큰 공감을 얻는 시대라는 점도 잘 보여주죠. 더불어 이번 협업은 중요한 메시지를 호텔업계에 던집니다. 이제는 대동소이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넘어, 전문성과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히치하이커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호텔을 여행 목적에 따라 제안한 감각적인 호텔 에세이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의 저자, 그리고 유튜브 채널 ‘히치하이커TV’(구독자 6만 명)를 운영하며 수많은 호텔 브랜드와의 협업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시리즈, 프로젝트 뉴스레터, 오디오 팟캐스트, 호텔 자체 매거진 정규 기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로컬 경험, 브랜드 스토리 등 호텔의 고유한 가치를 스토리텔링하는 콘텐츠 협업 및 제작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호텔들이 ‘브랜드 경험’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기를 기대하며, 히치하이커 역시 그 여정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