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애틀랜틱 항공이 아시아 지역 확장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알렸습니다. 2026년 3월 29일부터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과서울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데일리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서울 노선 신설은 버진 애틀랜틱의 동아시아 네트워크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과 영국 간 비즈니스 및 관광 교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버진 애틀랜틱이 영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조명한 서울의 매력과 한국이 전통적으로 내세우는 관광 요소 간의 미묘한 차이점은 인바운드 관광 전략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히치하이커는 이번 버진 애틀랜틱 신규 취항 소식과 함께, 이들이 소개하는 서울의 매력에 주목했습니다.
버진 애틀랜틱의 한국 진출 소식
버진 애틀랜틱의 서울-런던 노선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운항될 예정입니다. 항공권 판매는 2025년 5월 14일부터 시작되며, 이용객들은 이코노미 라이트부터 어퍼 클래스까지 다양한 객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노선은 단순한 양국 간 연결을 넘어 스카이팀 제휴사인 대한항공, 베트남항공, 중국동방항공, 중화항공, 가루다인도네시아, 샤먼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전역으로의 연결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대한항공과의 코드쉐어 협정을 통해 부산을 비롯한 한국 국내 15개 도시뿐만 아니라, 일본의 오사카, 나고야, 도쿄, 후쿠오카, 오키나와, 홋카이도, 호주의 시드니와 브리즈번, 뉴질랜드 오클랜드, 베트남의 하노이, 호치민, 다낭, 그리고 홍콩까지 쉽게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버진 애틀랜틱의 한국 진출은, 대한-아시아나 합병에 따라 아시아나 슬롯을 양도받으면서 이루어졌습니다.

버진 애틀랜틱이 바라보는 ‘서울’이라는 여행지
그런데 버진 애틀랜틱의 진출이 우리에게는 런던으로 향하는 직항 노선이 하나 더 생긴 거지만, 영국에서는 서울로 향하는 신규 노선이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항공사는 서울이라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만들고 마케팅을 진행하게 됩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버진의 계열사들은 마케팅을 정말 잘하죠. 그동안 버진의 크루즈와 호텔도 제가 여러 차례 소개해온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버진 애틀랜틱은 과연 서울을 영국 소비자에게 어떻게 소개하기 시작했을까요?
버진 애틀랜틱은 서울을 ‘대비의 도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대 궁궐과 미래지향적 고층 빌딩이 공존하고, 평화로운 산책로와 활기찬 도시 거리가 맞닿아 있는 곳으로 묘사합니다. 버진 애틀랜틱이 특히 주목하는 서울의 매력은 K-팝, K-드라마, 예술, 패션 등 현대 문화의 최전선에 있는 ‘창의적 수도’로서의 면모입니다.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세계적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로 서울을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또한 버진 애틀랜틱은 서울을 방문하는 목적으로 비즈니스 출장객과 친지 방문객도 있겠지만, 주로 한국의 음식 문화와 쇼핑, 그리고 ‘Korean Wave'(한류)에 매력을 느끼는 레저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을 세계 13위 경제 대국이자 첨단 제조, R&D, 기술 및 뷰티 산업이 번창하는 글로벌 리더로 인식하고 있어, 비즈니스적 가치도 함께 조명하고 있습니다.

인바운드 관점에서 본 서울의 매력
버진 애틀랜틱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서울에서 해야 하는 것’으로 꼽은 네 가지 주요 포인트는 ▲서울의 음식 문화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역사 문화 ▲강남 지역의 쇼핑과 스타일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대표되는 자연 경관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한국 관광이 전통적으로 내세우는 포인트와 유럽 여행 시장이 바라보는 서울의 매력 사이에 흥미로운 차이를 보여줍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관광은 정부 주도 하에 한식, 한옥, 한복 등 ‘한국적 전통’과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마케팅해 왔습니다. 그러나 버진 애틀랜틱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요소들과 함께 ‘현대적 도시 경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남대문 시장의 길거리 음식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먹거리’, 경복궁으로 대표되는 ‘역사적 유산’과 동시에 강남의 ‘현대적 쇼핑 문화’를 동등하게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버진 애틀랜틱이 북한산국립공원과 같은 ‘도심 속 자연’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유럽 관광객들이 대도시에서도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며, 숨 쉴 수 있는 자연 액티비티를 여행 일정에 포함하길 원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한국 관광이 때로는 과도하게 쇼핑, 엔터테인먼트, 문화 체험에만 집중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관점입니다.
버진 애틀랜틱의 시각은 서울을 단순한 ‘아시아의 또 다른 대도시’가 아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적 목적지’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특히 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를 넘어, 음식, 역사, 쇼핑, 자연이라는 보다 보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여행 경험을 강조하고 있어, 버진 계열사가 주로 어필하고 있는 젊은 연령대의 유럽 여행자들이 어떤 점을 고려해 서울로 향하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치며
버진 애틀랜틱의 서울-런던 노선 취항은 단순한 항공 노선 확장을 넘어 한-영 간 문화와 경제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이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유럽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더욱 용이해질 전망입니다.
버진 애틀랜틱이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은 한국 관광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한류 중심의 단일한 마케팅을 넘어, 서울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균형 있게 조명하고, 특히 ‘도심 속 자연’과 같은 새로운 관점을 발굴하는 것이 유럽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6년 3월, 버진 애틀랜틱의 서울 취항과 함께 한-영 양국 간의 더욱 풍성한 교류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