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전역의 관광지는 그야말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양손에 들린 쇼핑백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곤 합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적 공간과 물건들이 그들의 ‘Must-Buy’ 리스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히치하이커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 속에 숨겨진 외국인들의 이색 쇼핑 목적과 그 배경을 통해 최근 변화하는 인바운드 관광 트렌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외선 수주일, 한국선 30분…일상의 ‘속도’를 구매하는 K-안경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한국적인 삶의 방식과 인프라’가 외국인들에게는 거대한 문화적 충격이자 매력적인 상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일상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이른바 ‘K-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쇼핑 투어리즘이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안경입니다.
“원래 안경점은 가서 시력 검사하고 바로 안경을 받아오는 곳 아닌가?”라는 질문은 오직 한국에서만 상식 통용되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수많은 해외 국가에서는 안경 하나를 맞추기 위해 안과 의사의 처방전을 받고, 렌즈를 주문해 제작하기까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씩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 한국 특유의 매장 내 직접 가공 시스템과 초고속 ‘빨리빨리’ 문화가 결합된 K-안경원은 외국인들에게 경이로운 혁신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여행 기간 중 잠깐 짬을 내어 5만 원 안팎의 저렴한 비용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의 안경을 당일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추천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K-안경 투어와 해외 시스템 비교 | 한국 안경원 (K-안경) | 일반적인 해외 안경원 |
| 소요 시간 | 당일 20~30분 내 가공 및 수령 | 수일에서 수주일 소요 |
| 시력 검사 비용 | 무료 서비스 제공 | 별도의 안과 검진 및 예약 비용 발생 |
| 소비 방식 | 패션 아이템으로 다회차 구매 | 시력 교정용으로 제한적 구매 |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입점한 ‘다비치안경 명동점’의 외국인 전용 상품 데이터는 이러한 K-안경의 독보적인 위상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매장의 외국인 예약 페이지에는 무려 1,200개에 육박하는 글로벌 관광객들의 실제 리뷰가 누적되어 있으며, 예약자 중 60% 이상이 한국 여행 일정에 이곳을 필수 코스로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대만, 브라질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은 자국에서 수백 달러에 달하는 10가지 항목의 정밀 시력 검사를 한국에서는 무료로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가장 먼저 감탄합니다. 또한 700도가 넘는 고도근시용 초고굴절(압축) 렌즈나 글로벌 브랜드의 기능성 렌즈를 선택하더라도, 검안부터 제작까지 단 1~3시간 만에 완성되어 당일 수령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자국 대비 30~50% 이상 저렴한 합리적인 가격에 다국어 통역 서비스, 그리고 귀국 후 현지에서 시력 보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영어 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한국 안경원 특유의 섬세한 웰컴 서비스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인프라 자체를 신뢰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결정적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지금 안경이라는 ‘물건’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초고속 서비스 인프라’라는 경험을 쇼핑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향은 가짜가 아니다”…헤리티지를 소비하는 전통시장 ‘K-기름’
또 하나 흥미로운 현상은 서울 중부시장 등 오래된 골목의 방앗간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풍경입니다. 이들이 찾는 것은 대형마트의 세련된 패키지 상품이 아니라,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그 자리에서 기계로 직접 짜내는 참기름과 들기름입니다.
한국인에게는 비빔밥이나 나물에 넣는 흔한 조미료일 뿐이지만, 외국인,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방앗간은 ‘진짜 원액(True Essence)’을 만날 수 있는 장인(장인)의 공간입니다. 첨가물 없이 현장에서 압착해 만드는 신선함과 깊은 풍미는 해외 시판 제품이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등 글로벌 K-팝 스타들이 들기름을 활용한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전통 제유 방식은 일종의 ‘힙한 한식 문화’로 격상되었습니다. 비행기 반입을 위해 유리병을 완충재로 꽁꽁 싸매주는 방앗간 할머니의 투박한 친절까지도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로컬 여행의 서사로 소비됩니다.
서울 중심을 벗어나 로컬의 삶으로, ‘지방 거점 뷰티 웰니스’
외국인들의 관심이 한국인의 ‘실제 일상’으로 향하면서, 쇼핑의 무대 역시 서울 중심가에서 지방의 골목길로 빠르게 다원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소도시 여행을 떠나듯, 외국인 관광객들도 전주, 청주, 광주, 경주 등으로 향해 ‘한 달 살기’를 하며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발걸음에 맞춰 CJ올리브영은 전국 거점 매장을 대형화하고 지역 특색을 입히는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외국인을 사로잡은 로컬 특화 쇼핑 전략
- 현지인 라이프스타일 동기화: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H&B 스토어에서 똑같이 화장품을 고르고 뷰티 진단을 받는 ‘체험형 쇼핑’ 추구
- 오직 그 지역에서만: 경주황남점(한옥 디자인), 제주용담점(돌하르방 인테리어) 등 공간의 로컬화와 더불어 강릉 소나무 향수, 부산 씨앗호떡 간식 등 지역 한정 PB 상품 배치
온라인으로는 절대 살 수 없고 오직 그 지역 매장을 방문해야만 손에 넣을 수 있는 ‘로컬 한정판 상품’은 외국인들에게 강력한 구매 동기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비수도권 거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최고 150%까지 급증한 것은, 쇼핑 투어리즘의 반경이 대한민국 전역의 로컬 문화로 깊숙이 확장되었음을 증명합니다.
마치며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적인 인프라와 식문화가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가장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관광 상품’이 되는 시대입니다.
30분 만에 안경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속도, 골목길 방앗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통의 깊은 풍미, 그리고 소도시 구석구석 스며든 웰니스 라이프스타일까지 오늘날의 인바운드 쇼핑 투어리즘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상행위를 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일상적 역량과 문화를 통째로 경험하고 소장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가장 매력적인 자산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에 귀를 기울일 때, K-관광의 미래는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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