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민박업협회가 주최하고 에어비앤비가 후원한 국내 최초의 공유숙박 박람회 ‘K-STAY EXPO 2026’이 지난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호텔 산업 박람회들과 비교할 때 이번 행사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그야말로 비교 불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둘째 날인 10일에 직접 참관하여 컨퍼런스 첫번째 세션과 전시장 부스를 둘러보면서 한국 공유숙박 산업의 현재와 과제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전 등록 8000명, 여전히 뜨거운 공유숙박 창업 열기
이번 박람회는 개최 전부터 사전 등록자만 8000여 명을 기록하며 예비 창업자들의 뜨거운 수요를 객관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행사장 내부를 가득 채운 참관객을 둘러보았을 때 여성 참관객의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높아보였고 연령대도 3040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젊은 연령대가 많아 보였습니다.
한국민박업협회가 행사에 앞서 실시한 사전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유숙박 창업을 검토한 응답자의 46%가 ‘양질의 창업 정보 부족’을 꼽았고, 무려 64%가 ‘정보 신뢰성 판단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의 갈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엑스포는 컨퍼런스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가 제공되었기 때문에 예비 호스트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행사 둘째 날 진행된 첫 번째 강연에 현장 등록으로 운좋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요. 강연 20분 전에 줄을 섰는데도 겨우 들어갔고 제 뒤로는 현장 마감으로 입장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제가 들은 세션은 공기웅 공인중개사의 ‘좋은 공유숙박 매물은 이렇게 찾습니다: 공유숙박 전문 공인중개사의 시크릿 노하우’ 세션입니다. 300여 건 이상 외도민 중개를 하신 분이라고 하네요.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와 현장 조언은 뜬구름 잡는 창업 강의와는 차원이 다른 실전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현장 슬라이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10일 기준 서울시 외국인도시민박업(외도민업) 개설 현황은 이미 2025년 연간 허가증 발급 수를 일찌감치 돌파하며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며 포기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누군가 꾸준히 허가증을 받아내며 매물을 소싱하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된 것입니다.
강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한국인들이 소위 말하는 1급지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숙박 지역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 차이를 이해하고, 네이버 부동산 등을 통해 매물을 필터링한 뒤 다가구·월세 및 외도민업 전문 중개사무소를 타겟팅해 간결하고 명확한 조건으로 접근하는 스마트한 소싱법이 강조되었습니다.

외도민업의 ‘부업 비즈니스’화가 의미하는 것
전시장에 마련된 40여 개의 부스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 호텔이나 대형 리조트 시장에 주로 솔루션을 공급하던 전통적인 B2B 협력 업체들이 일제히 공유숙박과 외도민업 생태계로 영토를 확장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생·방역 분야의 세스코, 스마트 숙소 IoT 및 통신 솔루션을 선보인 LG유플러스, 런던드 리넨 세탁 및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런드리고, 숙소 운영 효율화를 돕는 프롭테크 및 위탁운영·컨시어지 관련 기업인 바카티오, 한옥 위탁업체 버틀러리, 해솔스테이 x 호스텔, 샐러드소프트, 콘시어지(KOncierge), 모소 등이 나란히 부스를 채웠습니다. 아울러 숙박업 전문 건축 설계를 지원하는 서울특별시 건축사회와 절세 전략을 상담하는 세무법인까지 가세해 창업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현상은 ‘위탁운영’ 또는 무인 운영을 내세운 기업들의 부스에 참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일반 대중이 외국인도시민박업을 단순한 자가 주택 활용을 넘어, 전문 시스템을 통한 ‘수익형 부업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지점도 분명해졌는데요. 행사를 찾은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보증금과 월세 임대를 통해 초기 자본을 최소화하고 손쉽게 외도민업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음을 새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낮은 초기 자본으로 빠르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전략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이미 성공 사례가 많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기 소유가 아니라 월세와 관리비라는 고정비가 매달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부동산으로 공유숙박을 운영한다면 이건 결코 만만한 사업이 아닙니다.
아무리 작은 방 하나를 호스팅한다고 해도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의 노출 알고리즘 변화, 환율 변동, 외국인 관광객의 시즌별 방한 추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설 민원과 유지보수 리스크를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철저한 ‘오너십 비즈니스’입니다. 만약 여기에 고정비까지 매달 들어간다면 간단한 부업 개념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봅니다.(참고로 저는 2년 정도 호스트 경험이 있습니다) 월세로 외도민을 세팅하는 방식은 에어비앤비의 초기 정신인 내 집의 유휴 공간을 ‘공유’한다는 개념과도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공유 숙박도 아니고 변칙적인 임대 사업이라는 공격을 받기에 좋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플랫폼 차원에서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부업’이라는 뉘앙스로 호스트 모집을 하는 것 보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가 주택이나 부동산의 활용도가 낮아 고민 중인 이들에게 좀더 집중적인 타겟 마케팅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전국 각지의 체험관광 사업자들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 유휴 부동산을 활용하지 않고 고민만 하고 있는 사업주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뿐 아니라 전국을 여행하기 시작한 시대에, 관광산업의 발전 방향과도 발맞추어 이러한 유휴 부동산을 숙박으로 전환하는 대목에서 외도민업이 기여할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마치며
‘K-STAY EXPO 2026’은 외래 관광객 3000만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 관광 숙박 인프라의 최전선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는지를 보여준 현장이었습니다. 공유숙박은 이제 규제의 사각지대에 머무는 수단이 아니라 정교한 테크놀로지와 세련된 공간 디자인, 그리고 전문 운영 시스템이 결합된 당당한 관광 산업의 한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이 거대한 열풍이 섣부른 ‘월세 임대 부업’의 명암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생태계 전반의 성숙한 인식 전환도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행사 전반에 걸쳐 거시적인 관광업에 대한 이해도 및 외국인 방한 관광 트렌드와 관련된 깊이 있는 교육이나 콘텐츠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철저한 데이터 기반 분석과 관광 비즈니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만이 이 급성장하는 공유숙박 시장에서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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