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세계 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내가 지구에 남긴 발자취 루트를 지도로 만들어 벽에 걸어놓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도의 쓸모, 여행 기록의 쓸모를 색다른 관점으로 접근한 서비스, 아틀라스앤코를 소개합니다.
atlas.co, 어떤 서비스인가?
아틀라스앤코는 개인 맞춤형 지도를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 여행지도 주문 서비스입니다. 내가 다녀온 여행을 원하는 타이틀과 루트를 넣어 디자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심플한 서비스로, 단돈 20불에 무료 배송으로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여행 지도를 과연 누구나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아틀라스앤코는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여행 유형과 루트를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여행 유형에는 4가지가 있는데, 로드 트립, 항공 여행, 시티 뷰, 하이브리드 여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만약 항공으로 다녀온 여행일 경우, 공항 코드를 입력하기만 해도 간편하게 루트를 지정할 수 있죠.
자신이 다녀온 곳들을 추가하고 나면, 그 다음은 지도 템플릿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세계 지도부터 대륙별 지도, 미국 내 지역 지도까지 다양한 지도가 이미지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지도를 배경으로 선택할 수 있죠. 또한 지도 하단에는 이 여행의 제목을 넣을 수 있습니다. 즉 내가 다녀온 여행을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다 완성된 지도는 사이즈 등을 선택해 배송 및 결제를 신청하면 됩니다. 이 때 디지털 지도를 선택하면 자신이 프린트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최종 완성된 지도는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둘 수 있는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 거죠.
누가, 왜 맞춤 지도 서비스를 만든걸까?
이 서비스는 무려 33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의 유명 여행 유튜버 부부 ‘카라 앤 네이트'(링크)가 창업한 서비스입니다. 이들은 2016년부터 약 4년간 100개국을 방문하면서 19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고, 2020년부터는 밴을 개조해 미국을 탐험하며 여행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 아틀라스앤코를 창업했다는 사실을 위 영상으로 알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서비스에서 주목한 것은, 이들이 여행을 상품화(혹은 서비스화)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들은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두 가지 사실을 통해 이 서비스를 창업하게 되는데요.
1. 사람들은 일생일대의 특별한 여행이나 모험을 하고 나면, 그 사실을 주변인에게 알리거나 스스로 기념하고 싶어한다.
2. 팬데믹 이후 모든 사람들이 집에 머물거나 서로의 집에서 파티/식사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포인트를 종합해 보면, 누군가 우리 집에 놀러왔을 때 내 여행의 루트를 한 눈에 보여줄 만한 기록물이 벽에 걸려 있다면? 단순히 여행을 다녀와서 사온 기념품과는 조금 다른 의미가 될 것입니다. 이야깃거리도 될 수 있고요. 따라서 이들이 아틀라스앤코를 개발하게 된 가장 중요한 동기는 여행의 ‘쇼케이스(showcase)’화, 또는 진열(display)하고 싶다는 욕구에 맞닿아 있습니다.
이 지점을 활용한 지도 용품이 국내에도 없는건 아니지만(팬시 문구 중에 벽걸이용 세계지도는 많이 팔고 있죠) , 맞춤형 셀프 서비스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직은 이 서비스에 혁신적인 기술이 들어갔거나 독창적인 수익 모델이 있는 건 아니어서 비즈니스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탄생한 지도를 통해 커뮤니티나 2차 사업으로 발전할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들어가서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 보세요. 주문을 클릭하지 않아도 지도는 만들어볼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