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크루즈 여행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크루즈 산업을 외면해왔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눈에 띄게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스키프트에 따르면 로열 캐리비안 그룹의 경우 전체 승객의 거의 절반인 50%이 MZ세대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선보이는 새로운 선박은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객층인 MZ세대의 취향에 맞추어 시설과 컨셉트, 마케팅을 대거 변경하고 있습니다.
오늘 히치하이커닷컴은 이번 7월에 첫 항해를 시작하는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Utopia of the Seas)를 사례로, 계속 젊어지고 있는 크루즈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항해
지난 수십 년간 크루즈 여행은 주로 가족 단위 휴가나 은퇴한 시니어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크루즈 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바로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로열 캐리비안의 최신작 ‘유토피아 오브 더 시즈’가 있습니다. 향후 1년 간의 전체 상품 일정은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의 모든 크루즈 일정 자세히 보기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토피아 오브 더 씨즈의 차별화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두드러집니다.
첫째, 엔터테인먼트의 다양성과 혁신성입니다. 전통적인 크루즈 쇼의 범주를 넘어, 해상 최장 드라이 슬라이드인 ‘얼티메이트 어비스’와 첨단 공연장 ‘아쿠아돔’은 MZ세대의 모험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킵니다. 특히 해리 포터 퀴즈 대회 같은 이벤트는 밀레니얼 세대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동시에, 참여형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합니다. 파티 스케줄도 굉장히 많다고 하네요.
둘째,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반영한 다이닝 경험입니다. 21개의 다양한 레스토랑은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문화적 경험의 장으로 기능합니다. 이는 음식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MZ세대의 ‘푸드 컬처’ 트렌드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셋째, 개성 있는 바 문화의 도입입니다. 23개의 특색 있는 바는 획일화된 크루즈 문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분위기에 맞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페스키 패럿’ 바의 피넛버터 피나콜라다 같은 독특한 메뉴는 SNS에서 화제가 될 만한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넷째, 개인화된 휴식 공간의 제공입니다. 대형 풀 덱, 다양한 워터슬라이드, 고급 스파 시설 등은 각자의 취향과 페이스에 맞는 휴식을 즐길 수 있게 합니다. 이는 개인의 취향과 선택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한 것입니다.
다섯째,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환경 조성입니다. 최신 기술을 접목한 카지노와 아케이드, 그리고 선내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러한 크루즈 시설과 서비스의 혁신은 크루즈 산업 전반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 크루즈 라인들도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선박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크루즈 여행이 더 이상 특정 연령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문화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MZ세대가 크루즈 여행으로 향하는 요인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경제성(가성비)입니다. 그동안 럭셔리 여행, 호화 여행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크루즈 여행인데, 가성비라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팬데믹 이후 일반적인 여행 비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크루즈 여행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에게 크루즈의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숙박과 음식과 이동 비용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요금제라는 점입니다. 크루즈 여행 비용은 일반적으로 육상 여행보다 저렴하며, 이는 비용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노르웨지안 크루즈 라인(Norwegian Cruise Line)에 따르면, 2023년 크루즈 비용은 비슷한 육상 휴가보다 평균적으로 40% 낮았습니다. 업계 분석가들은 육상 여행 대비 크루즈 여행의 비용 절감율을 약 20%로 추산하고 있다고 하네요.
두 번째로는 소셜미디어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세대적 특징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세대의 특징은 ‘영상’으로 여행지를 정하고 여행 일정을 계획합니다. 딜로이트(Deloitte)의 2024년 여행 전망에 따르면 Z세대의 42%, 밀레니얼 세대의 26%가 숏폼 동영상 콘텐츠로만 여행을 계획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인플루언서들의 크루즈 여행 콘텐츠가 젊은 층의 관심을 끌면서, 크루즈 시장으로 젊은 층이 대거 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며
크루즈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로열 캐리비안은 역대 최대 규모의 크루즈선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버진 보야지와 같은 새로운 업체는 처음부터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로 론칭을 하고 히치하이커닷컴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했었죠.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닙니다. 크루즈 업계는 여전히 팬데믹으로 인한 부채 증가와 같은 재정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 문제와 같은 MZ세대의 주요 관심사에 대한 대응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추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경험’을 소비하려는 젊은 세대의 여행 트렌드와 맞물린 것으로 보입니다. 크루즈 업계가 MZ세대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한다면,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크루즈 여행이 더 이상 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세대가 즐기는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잡을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