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관광위원회(ETC)는 최근 유레일사와 공동으로 최신 ‘장거리 여행자 바로미터(LHTB) 3분기/2023’ 리포트를 발행했습니다.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일본, 미국 등 대륙별 6개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2023년 9~12월 유럽여행 의향을 조사한 내용인데요.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시아권 여행자의 변화를 통해 유럽 여행에 대한 미세한 변화를 엿볼 수 있어 소개해 봅니다.
슬슬 상승하는 중국인들의 여행 욕구
올 3분기 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에서 급증한 유럽 여행에 대한 관심입니다 . 높은 여행 비용과 항공료 상승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설문 조사 응답자의 74%는 2023년 9~12월 사이에 유럽 여행지를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을 대비 9% 증가한 수치입니다.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3%)과 캐나다 (+2%) 에서도 유럽 여행 의사가 소폭 증가했습니다 .
호주와 브라질에서는 유럽 여행 의향이 지난 해에 비해 소폭 감소했습니다. 호주는 3% 감소를 기록했는데, 이는 아마도 다른 목적지 탐험에 대한 관심 증가와 남반구 여름 시즌으로 인해 국내 여행이 더욱 매력적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역시 3% 감소를 기록했지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이 유럽 여행을 희망하는 등 이 시장에 대한 정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응답자들은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해, 유럽 여행 의향이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조사 대상 시장 중 가장 유보적인 국가로 남아 있으며, 몇 달 내에 유럽을 실제로 방문한다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유럽 여행, 가격이 좌우한다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강하지만, 6개 시장의 여행자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가격을 주요 방해 요인으로 꼽습니다. 이는 특히 브라질과 호주에 해당되며, 여행자의 각각 45%와 40%가 높은 비용으로 유럽 휴가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점점 더 많은 글로벌 여행자가 여행지의 서비스 및 경험의 가성비(32%)에 대해 작년(28%)에 비해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광객들은 가용 예산 내에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전략은 쇼핑 비용을 줄이는 것(35%)이며, 이 접근 방식은 특히 캐나다, 호주, 일본 응답자 사이에서 두드러집니다. 다른 새로운 지출 패턴에는 로열티 제도 활용과 저렴한 패키지 상품 선택이 포함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모든 시장 응답자의 30%가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브라질과 중국에서 선호됩니다.
문화와 역사, 여전히 유럽의 킬러 콘텐츠인가?
조사 대상 시장 6곳 중 5곳에서 문화와 역사는 유럽 여행의 가장 큰 매력 1위로 꼽혔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중국인데요, 유럽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문화와 역사가 아니라 미식 및 도시 경험이라고 답했습니다.(한국 여행자들과 굉장히 비슷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특히 올 가을에는 ‘느린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2022년 대비 +7%), 이러한 경향은 일본, 호주, 캐나다, 미국 관광객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유럽 랜드마크에 대한 인기는 여전한데요.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점점 더 많은 응답자(+6%)가 유럽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있는 여행지를 방문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날씨, 기상 조건은 여행지를 선택하는 또 다른 주요 결정 요인입니다. 기후 고려 사항은 중국 관광객(39%)에게 특히 중요하며, 호주인과 브라질인(모두 34%)이 그 뒤를 따릅니다. 사계절을 가진 중국인이 유럽의 날씨에 민감하다는 부분은 살짝 의외이긴 합니다.
유럽 내 이동수단 선호도, 조금씩 변화 중
호주 여행자들은 선호하는 교통 수단에 흥미로운 변화를 보였습니다. 항공 여행이 여전히 주된 선택이긴 하지만, 기차 패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8%) 버스 여행도 약간 증가했습니다(+2%).
캐나다 관광객 역시 가장 선호하는 교통 수단으로 기차를 첫 손에 꼽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응답자의 34%는 철도 패스를 구매할 의향이 있고 32%는 최소한 단일 기차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니다. 미국 여행자들은 전통적으로 항공 여행을 선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철도 여행의 경제성과 동선의 효율성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유럽 내 이동수단으로는 저가 항공이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전통적으로 철도는 브라질 여행자들이 좀더 선호하는 수단이었지만, 최근 들어 항공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저가 항공편에 대한 브라질인의 관심도 13% 증가했습니다. 캐나다 시장에서도 같은 추세를 볼 수 있는데, 저가 항공권 인기가 9%나 상승했다고 하네요. 느린 여행을 추구하거나 지속가능성을 주된 가치로 두는 여행자는 기차,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여행자는 저가 항공을 선택하는 경향성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 중국 응답자들은 올해 9~12월에 유럽 여행 의향이 가장 많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장거리 여행자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선택한다.
- 저가 항공과 철도 패스는 유럽 간 교통 수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택이다.
전체 리포트의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