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Marriott International)가 객실 배정 및 업그레이드 업무를 인공지능(AI)에 전면 위임합니다. 기존에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체크인 시 고객의 등급과 상황을 고려해 수동으로 객실을 배정해왔지만, 이제부터는 AI 기반 자동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조치로, 메리어트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의 숙박 경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히치하이커는 메리어트가 객실 업그레이드 결정에 AI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호텔산업 전반에 더 깊숙히.. AI가 객실 배정한다
영미권의 주요 여행 미디어인 ‘뷰 프롬 더 윙’의 취재에 따르면 2025년 7월 14일부터 객실 업그레이드의 의사 결정에 AI를 전면 도입합니다. 레딧의 메리어트 커뮤니티에서도 이 소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기존의 업그레이드가 줄어들지, 혹은 늘어날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호텔이 메리어트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고객 우선 순위 명단을 바탕으로 직접 업그레이드를 수동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호텔이 이 명단을 성실히 따르지 않았고, ‘더 나은 방’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호텔 재량에 따라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고객은 더 이상 프런트 데스크에서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를 문의하지 않아도 됩니다. 체크인 전, AI가 자동으로 이용 가능한 업그레이드 객실을 배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AI는 매일 체크인 명단과 고객의 본보이 등급 순위를 기반으로 객실을 할당합니다.
ACU 시스템(Automated Complimentary Upgrade, 이하 ACU)은 메리어트 본보이(Marriott Bonvoy) 골드 등급 이상의 엘리트 회원을 대상으로, 기존의 수동 업그레이드 절차를 자동화하는 기술입니다. 물론 ACU 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이같은 현실은 완전히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각 호텔은 어떤 객실을 업그레이드 대상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객실 상태나 청소 여부를 이유로 특정 객실을 ‘이용 불가’ 상태로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호텔에서는 스위트룸에 수건 하나만 빠져 있더라도 청소를 미뤄 업그레이드 가능 객실에서 제외시키고, 유료 예약이 들어올 때만 해당 객실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습니다.
또한, ACU 시스템은 AI가 자동으로 객실을 배정하더라도 최종 권한은 여전히 호텔 측에 있습니다. 특정 호텔 직원은 “이 시스템은 프런트 데스크 업무를 훨씬 수월하게 만든다”며 “직원이 매일 직접 업그레이드를 처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객이 도착하면 이미 업그레이드된 객실로 배정돼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직원 수요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호텔 운영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인건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런트 데스크의 역할 축소 불가피, 고객 경험은 좋아질까?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고객 경험에 긍정적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메리어트는 이번 시스템 전환과 관련해 공식적인 대고객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으며, 본보이 엘리트 회원에게 보장되던 ‘최고 등급 객실 우선 배정’ 약속 역시 최근 철회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기존보다 더 나은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며, 여전히 현장에서 강하게 요청하는 고객이 우선 순위에 있던 고객의 업그레이드를 뒤바꾸는 등의 변칙 사례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에 대한 영미권 소비자들의 반응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시스템의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입니다. 많은 이용자들은 AI라는 명목 아래 호텔 측의 임의적 조작이 더 쉬워졌으며, 결국 “업그레이드는 없고 가식적인 자동화만 남는다”는 불신을 드러냅니다. 프런트 데스크의 재량이 AI로 포장되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팁이나 내외부적 우선 순위가 작동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일부는 “업그레이드를 받고 싶다면 돈을 더 내라”는 냉소적 결론을 제시하며, AI 시스템이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동하지 않으리라는 불신을 표합니다.
두 번째 흐름은 프런트 직원 입장에서의 효율성 향상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의견입니다. 수동 작업이 줄어드는 만큼 직원 입장에서는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작업을 AI가 처리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정말 고객에게도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반론과 함께, 결과적으로는 고객 불만의 방패막이로 AI가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릅니다.
결국 댓글 반응 전반에는 AI 도입 자체에 대한 반가움보다는, 호텔의 책임 회피 수단으로 AI가 오용될 수 있다는 불신과 고객 경험의 실질적 개선 없이 효율만 강조되는 변화에 대한 경계심이 공통되게 나타납니다.
마치며
AI 기술은 호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강력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의 ACU 시스템은 객실 배정의 디지털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이지만, 그 이면에는 엘리트 회원의 업그레이드 혜택 약화, 호텔 재량의 여전한 개입 등 고객 경험의 질적 변화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7월 14일부터 본격 가동될 이 시스템이 실제로 메리어트 이용 고객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여행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