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히치하이커닷컴은 마이리얼트립의 AI여행플래너 리뷰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4일 뒤인 2월 20일, 트립닷컴에서 챗GPT를 이용한 대화형 챗봇 트립젠을 선보였다는 보도자료를 확인했습니다. 글로벌 여행업계의 대응이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보니 마이리얼트립 플래너와의 흥미로운 차이점과 어쩔 수 없는 한계점 등이 발견됩니다.
트립젠, 그리고 챗GPT API의 한계
트립닷컴 역시 트립젠이라는 자체 챗봇 서비스를 챗 GPT 기술을 활용해 내놓았습니다. 마이리얼트립과 같이, 웹에서는 동작하지 않으며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을 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횟수 제한인데요. 현재 트립젠은 하루에 10개의 질문만 할 수 있습니다. 이 챗 GPT를 기업용으로 사용할 경우에 과금이 되기 때문에 일종의 제한 장치를 둔 것으로 보이네요.
첫 질문은 항공권 관련으로 해 보았는데요. 이유는 최신 정보를 반영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진에어의 3월 홍콩 직항 스케줄’을 물었더니 줄줄이 답변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답은 틀린 답입니다. 2023년 3월 현재 진에어는 팬데믹 이후 중단된 홍콩 직항 노선을 아직 복구하지 않았거든요. 마이리얼트립에 같은 질문을 해보면 실시간성 정보는 안내하지 않는다고 나옵니다.
그래서 다음 질문으로는 시류에 구애받지 않는 미식 여행 스케줄, 그 중에서도 미슐랭의 빕구르망(스트리트 푸드) 맛집을 넣어서 2박 3일 스케줄을 짜달라고 했더니, 그럭저럭 아침 점심 저녁을 잘 나눠서 짜주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같은 질문을 하면 오류가 나고 답변을 주지 않습니다. (10회 이상 테스트)
그런데, 트립닷컴의 원래 주력 상품은 호텔이거든요. 그래서 상하이에서 2021년 이후 문을 연 호텔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5개 호텔을 답해줬습니다. 보기엔 그럴듯 한데요. 하나하나 검색을 해보니, 이럴수가. 존재하는 호텔이 아닙니다. 호텔을 찾을 수가 없어서, 트립닷컴 링크라도 달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나옵니다.
재밌는 것은, 마이리얼트립에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리스트를 주었다는 겁니다. (이미지 우측) 물론 아직 오픈하지 않은 호텔도 많지만, 최소한 ‘오픈 예정’을 전제하고 알려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신빙성을 검증할 수 있는 단서를 줍니다. 트립젠처럼 아예 없는 정보를 만들어서 주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또한 마이리얼트립의 여행플래너에서는 하이퍼링크를 통해 자사 상품 검색 결과를 연계해 주기 때문에 저 호텔이 아니어도 대체할 만한 상품 정보를 준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습니다.
마치며
현재 구현되어 있는 챗GPT 기반 챗봇은 편리하지만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여행처럼 실시간 정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2021년 데이터 기반의 챗GPT 다변은 항공과 호텔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이 어렵습니다. 다만 여행 일정을 대략적으로 짜주는 데 시간을 절약해주는 장점은 있습니다. 또한 여행 일정을 테마 별로 자세히 짜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를 조사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해준다는 점에서는 활용도가 높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같은 챗 GPT 엔진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결과물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소 두 개 서비스를 번갈아가며 이용해보고 신빙성을 높이는 작업은 필요할 듯 하고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에서 최신 데이터를 반영한 AI의 답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예전 챗GPT를 이용한 위 서비스들은 마케팅용으로 잠시 활용되다가 조만간 업데이트되거나 새롭게 바뀔 것 같습니다. 두 서비스를 함께 살펴보니 더욱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