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지난 11월 18일에 전 세계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찾는 여행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소개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최근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유네스코가 최고 145미터 고층 건물 개발로 인해 세계유산인 종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고, 세계유산센터의 검토가 끝날 때까지 사업 승인 중지를 권고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문화적 깊이를 추구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유네스코 테마의 여행 트렌드와 함께, 관광의 관점에서 왜 유네스코 유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지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유네스코 투어 늘리는 크루즈와 여행사들
“당신은 몇 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방문했나요?” 월드 헤리티지 사이트의 설립자인 엘스 슬로츠는 이미 1,248개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991곳을 방문했습니다. 1997년부터 시작된 그녀의 여정은 2000년 웹사이트 개설로 이어졌고, 같은 열정을 가진 여행자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녀만이 이런 야심찬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네스코 여행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로드 스콜라, 홀랜드 아메리카, 바이킹 크루즈, 윈드스타 크루즈 같은 영미권 여행사들이 세계 유산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로드 스콜라의 시니어 홍보 전문가 리지 게레시타노는 “올해 48개 유네스코 프로그램의 수용 인원을 41% 늘렸고, 2026년에는 35%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요? 로드 스콜라의 프로그램 전략 부사장 메건 플린은 “팬데믹이 사람들의 여행 방식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여행자들은 더 깊은 의미를 제공하는 경험을 찾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변화를 주는 여정과 좀 더 색다른 장소를 찾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의 해안 관광 운영 및 상품 개발 이사 멜라니 루이스 카슨스도 팬데믹의 영향을 언급합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고객층이 소그룹, 몰입형 교육 경험으로 더 기울어지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고객들은 물건이 아닌 추억, 경험, 감정을 수집합니다. 유네스코는 바로 그것에 부합합니다”라고 밝히고 있으며, 바이킹 크루즈 역시 유네스코 유산을 방문하는 것은 여행 경험을 단순한 관광에서 문화적 몰입으로 끌어올린다고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유네스코 세계 유산들은 몰입형 관광으로 변화한 지금의 여행 트렌드와 왜 부합하며 주목받는 것일까요?

유네스코 유산의 인기가 올라가는 이유
미슐랭 스타가 뛰어난 레스토랑을 나타내듯,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은 ‘인류에게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장소를 강조합니다. 이는 뛰어난 문화적 또는 자연적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선정되기 위해서는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철저한 검토 후 국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렇듯 어렵게 선정된 유네스코 세계 유산들은 문화적 몰입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로아티아에서 유네스코 유산으로 선정된 트로기르라는 작은 도시는 로마네스크, 르네상스, 바로크 건축이 모두 혼합되어 있는 독특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럭셔리 여행사 언포겟터블 트래블의 공동 설립자 그레이엄 카터는 “미니 베니스 같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강이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유네스코 유산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여행자들이 들어본 적 없는 장소를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방문하는 만큼, 유명 관광지보다 덜 붐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또한 관리법에 따라 잘 보존되어 있고, 그만큼 가볼만한 가치가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로마 원형극장 중 하나가 바로 튀니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엘 젬 원형극장입니다. 약 50,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로마의 콜로세움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하며, 북아프리카에서 3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극장입니다. 이런 곳들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유네스코 유산의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유산의 관광 가치와 책임
유네스코 여행 트렌드의 부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이는 여행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SNS 인증샷을 위한 장소가 아닌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있는 목적지를 찾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그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닙니다. 이는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인류의 유산이며, 동시에 현재 여행자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입니다. 전 세계 1,248개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이를 찾는 여행자들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인류 문화유산의 목격자이자 보호자가 됩니다.
영국 리버풀 해양 상업도시가 재개발로 인해 2021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된 사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우리나라는 종묘를 비롯해 16건의 세계유산과 22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유산을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미래 여행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 유네스코 여행 트렌드의 성장과 함께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우리 사회의 숙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