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인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6의 첫 에피소드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초상권을 허락한 주인공의 사생활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드라마화되는 무서운 과정을 보여줍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여행업계 마케팅에도 이러한 원리가 현실로 구현된 사례가 벌써 등장했네요.
바로 크루즈 회사 버진 보야지 (Virgin Voyages)의 올 여름 광고 캠페인, 젠AI (Jen AI) 입니다.
버진 보야지의 인공지능 초대장, 젠 AI
유명 팝 가수 제니퍼 로페즈와 실제 협력하여 몇 시간 분량의 영상과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디지털 버전의 제니퍼 로페즈입니다. 이를 만드는 연구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내용이 광고 영상으로도 소개됐는데, 지난 5개월 간 13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네요.
젠 AI의 역할은 개인화된 초대장을 만들어 주는 것인데요. 크루즈 여행을 함께 떠나고 싶은 사람과 여행 목적 등을 입력하면,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해 크루즈 시설을 소개하고 ‘XX가 당신을 이 여행에 초대한다’는 메시지를 실감나게 말해주는 영상이 자동으로 생성됩니다.
젠 AI 초대장은 여러분도 직접 만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우선 캠페인 웹사이트 voyagewithjen.ai 에 접속해 본인의 이름과 크루즈를 함께 탑승하고 싶은 동반자(가족, 커플 등 선택), 여행의 목적, 희망하는 크루즈 노선, 크루즈에서 이용하고 싶은 부대시설 등을 차례로 선택합니다. 이 과정에서 버진 보야지는 소비자로 하여금 크루즈 노선이나 부대시설 등을 학습시키는 효과가 있고, 또한 소비자들이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위와 같이 숏폼 형태의 동영상으로 초대장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대장 영상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제 이름을 제니퍼가 직접 말해주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마치며
이러한 AI 클론을 이용한 마케팅 사례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향후 더욱 정교화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영상으로 만들어진 멘트는 사전에 정해져 있다 보니 결과물의 내용 자체는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요. 점점 영상 처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실제 촬영 구간과 자동으로 생성된 구간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오싹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 AI 클론이 맞춤형 답변까지 해주는 영상 챗봇의 시대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네요. 하지만 너무 빠른 변화인 만큼, 적절한 주의와 규제도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