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여행업계에서 ‘런케이션(Runcation)’이라는 새로운 여행 형태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런케이션’은 러닝(Running)과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여행의 중심을 달리기에 두고 현지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을 뜻합니다. 단순한 운동을 넘어, 지역의 자연환경을 깊이 느끼고 러너들 간의 교류를 촉진하는 이 여행 방식은 특히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런케이션이 부상하는 배경을 살펴보고, 영미권 중심으로 주요 런케이션 여행지와 전문 여행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런케이션이란 무엇인가
런케이션(Runcation)은 러닝(Running)과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여행의 핵심 활동을 달리기에 두는 새로운 여행 형태입니다. 콩글리쉬가 아니라, 실제 영미권 언론 매체에서 사용되는 신조어인 점도 재밌습니다. 런케이션 참가자들은 현지의 트레일, 산악지대, 국립공원 등을 달리며, 단순한 관광이 아닌 ‘움직이며 경험하는’ 몰입형 여행을 즐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야외활동 선호와 건강·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런케이션은 빠르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Accor 2025 Travel Trends Report에 따르면, ‘운동 중심 여행(Workout Holidays)’ 관련 검색량은 2023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글로벌 런 클럽 참여율은 59% 급증했습니다. 특히 18~34세 밀레니얼·Z세대 여행자들의 경우, 여행에서 체험하는 활동의 ‘운동 강도’와 ‘현지 몰입감’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비율이 전년 대비 약 1.5배 늘었습니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런케이션의 매력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 심화된 지역 경험 – 달리기는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는 느끼기 힘든 자연환경·문화적 디테일을 직접 체험하게 함
- 커뮤니티 형성 – 공통의 목표(코스 완주)를 공유하는 러너들 간의 강한 유대감
- 웰니스 트렌드 결합 – 신체 활동과 정신적 회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여행 수요 증가
또한 아웃도어스·스포츠 투어리즘 전문 리서치 기관 Adventure Travel Trade Association(ATTA)는 2024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어드벤처 여행 시장 중 ‘액티브 스포츠 중심 여행’ 부문이 2023~2028년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성장률은 전체 어드벤처 여행 평균 성장률보다 높으며, 런케이션이 이 시장의 핵심 세그먼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2. 주요 런케이션 여행지 & 전문 여행사 정리
런케이션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미국에서는 이 흐름을 훨씬 이전부터 개척해온 인물이 있습니다. 트레일 러너(Trail Runner) 매거진 전 편집장이었던 엘리너 피시(Elinor Fish)는 2010년, 여행과 러닝을 결합한 ‘런 와일드 리트리츠(Run Wild Retreats)’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그녀가 기획한 첫 여행은 콜로라도에서의 소규모 주말 달리기 모임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전 세계 여성 러너를 위한 웰니스 투어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피시는 단순한 거리 달리기를 넘어, 달리기를 통한 자기 성찰·회복·교류를 경험의 핵심 가치가 전면에 나서있는 여행상품의 가능성을 일찍이 제시한 것입니다.
숙박 시설의 사례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Asheville)에 위치한 롱 웨이 리버 롯지 앤 캐빈스(Wrong Way River Lodge and Cabins)가 있습니다. 이곳은 런케이션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숙박 시설을 운영합니다. 블루리지 파크웨이(Blue Ridge Parkway)와 여러 산악 트레일에 인접해 있어, 숙소에서 곧바로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러닝 전후 회복을 위한 온수 샤워, 휴식 공간, 지역 로스터리 커피 등 편의 시설을 제공하며, 숙소 운영진이 직접 추천하는 러닝 코스 지도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러너 친화형’ 숙박 모델은 런케이션 수요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아래는 영미권과 유럽에서 떠오르고 있는 대표 런케이션 여행지와 현지 전문 여행사 목록입니다.
| 지역 | 대표 코스 | 전문 여행사 / 기획사 |
|---|---|---|
| 미국 서남부 (Utah, Arizona) | 콜롭 아치 트레일, 브라이스캐년 페어리랜드 루프, 그랜드캐년 림투림 | Run Wild Retreats(Moab Mindful Running Retreat) |
| 미국 남동부 (Asheville, North Carolina) | 애슈빌 숲길 네트워크 | (러너 친화 숙박 Wrong Way River Lodge and Cabins) |
| 미국 Mountain West (Montana, Colorado) | 몬태나 하이라인 트레일, 비튼 패스 트레일, 콜로라도 볼더 트레일 | Alpine Running Guides |
| 미국 서부 (California) | 요세미티, 매머드 레이크 | Runcation Travel |
| 캐나다 Alberta | 재스퍼 Skyline Trail, 카나나스키스 Northover Ridge | Run Like a Girl |
| 아이슬란드 | 라우가베구린, Fimmvörðuháls 트레일 | Arctic Running |
| 알프스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 워커스 오트 루트, 투르 드 몽블랑 | Run the World Adventures(피레네 포함) |
| 발칸 (알바니아·몬테네그로·코소보) | Peaks of the Balkans | Rogue Expeditions |
| 남부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칠레) | O Circuit, W Trek, Los Glaciares 국립공원 | Runcation Travel, Aire Libre |
| 에콰도르 | 루쿠 피친차, 풀룰라우아 칼데라, 퀼로토아 루프 | Vagabond Trails, Trail Run Adventures |
| 기타 초기 런케이션 여행사 | — | Andes Adventures (파타고니아, 2007년 런케이션 운영 시작) |
마치며
런케이션은 러닝과 여행을 결합해 단순한 관광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여행 카테고리입니다.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런케이션 전문 여행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단순 코스 안내를 넘어 현지 문화 체험, 웰니스 프로그램, 러너 커뮤니티 형성까지 지원합니다.
여행업계 입장에서 런케이션은 ‘액티브 트래블’과 ‘웰니스 투어리즘’의 교차점으로, 차별화된 상품 기획이 가능한 블루오션입니다. 특히 특정 지역의 러닝 환경과 스토리를 결합하면, 일반 여행 시장과는 다른 충성도 높은 타깃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