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인 여행자 사이에서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장 지역이 이웃 국가들과의 교통 연결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3년부터 한국에서 몽골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한 것처럼,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됩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히치하이커닷컴에서 간단히 분석해 봅니다.
TV 드라마가 여행으로, ’여성 솔로 여행’에 인기
중국 TV 드라마 “투 더 원더(To the Wonder)”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중국 신장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2023년 한 해에만 무려 5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카자흐스탄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는 2022년 대비 약 10배 증가한 수치라고 하네요.
드라마의 주된 줄거리는 대도시에서의 삶을 꿈꾸지만 실패하고 고향인 신장의 작은 마을로 돌아온 한족 소녀 리웬슈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또래 친구인 바타이를 만난 후, 점차 그 지역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소수민족 동화 정책을 강화하는 중국의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콘텐츠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예고편 영상만 봐도 영상미가 대단하네요.
카자흐스탄은 광활한 카자흐 초원부터 눈 덮인 천산산맥까지 장엄한 자연 경관을 자랑합니다.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의 활기찬 시장과 승천 대성당은 아시아와 유럽의 영향이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음식과 건축 양식에서도 잘 드러나는데요. 도시 문명 국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콘텐츠인 셈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실크로드의 고대 도시들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같은 도시들의 화려한 건축물과 역사적 유적지들이 젊은 중국인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포토 스팟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두 국가 모두 중국에서의 접근성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우루무치에서 알마티까지 1,000km 거리를 버스로 하루면 갈 수 있고, 비용도 200위안(약 35,00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안전성도 이 지역의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솔로 여행자들이 중앙아시아 여행 경험을 샤오홍슈 등 SNS에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극찬하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짚어볼 것은 중국의 젊은 층에게 개별 여행(FIT)은 거의 전제조건과도 같다는 점입니다. 버스 비용, 솔로 여행, 안전성 등 자유여행의 모든 키워드가 등장하고 있거든요. 또한 젊은 세대의 여행지 취향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독특한 경험을 자신의 사진첩에 담아 가기를 원합니다. 중앙아시아는 아직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니기에 ‘남들과 다른’ 여행을 원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마치며
일본이나 태국 같은 인기 관광지에 비해 아직 덜 알려졌지만,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모험과 발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여행 트렌드를 넘어, 젊은 세대의 변화하는 여행 철학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중앙아시아가 중국인들의 스테디 여행지로 자리잡을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관광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