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난 2024년 11월 공개한 ‘토킹 투어(Talking Tours)’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무료 음성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험적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구글이 최근 구글 맵스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보여준 ‘가상 여행 가이드’로서의 야심찬 행보와 맥을 같이하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AI 기술의 등장은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토킹 투어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현업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살펴봅니다.

구글의 토킹 투어란 무엇인가?
토킹 투어는 전 세계 주요 관광 랜드마크에서 인공지능이 생성한 음성 가이드를 즉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가장 혁신적인 특징은 360도 파노라마로 제공되는 모바일 화면에서, 사용자가 특정 장소로 향하는 순간 AI가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 앱을 통해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모두 이용이 가능하며,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접속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대상 지역은 전 세계 55개 주요 관광지로 인도의 타지마할, 페루의 마추픽추,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글은 이번 서비스를 첫 번째 실험이라고 설명하며, 엄선된 파트너사들과 문화 유적지들과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더 많은 관광지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니,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국 매체 테크 라이더가 런던 시내에서 실제 테스트를 한 결과, 런던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런던 아이에서는 기본적이지만 안정적인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사용자가 강변 쪽으로 시점을 돌렸을 때 AI가 자동으로 테임즈강의 유람선 투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상황 인지적 해설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AI의 컴퓨터 비전 기술과 실시간 정보 제공 능력이 결합된 결과물로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도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등 몇 곳에 서비스 중인데요. 직접 현장에서 사용해봐야 좀더 실감이 나겠지만, 토킹 투어 사이트 상에서 장소를 선택해도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하기’ 기능은 좀 놀랍네요. AI를 평소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하신다면 이러한 기능이 새롭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이미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테니, 관련 질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사용자에게 제시해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조만간 이 과정 모두가 오디오로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은 이전에도 구글 렌즈나 구글 어스를 통해 도시 가이드 서비스를 시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토킹 투어는 컴퓨터 비전과 AI 생성 해설을 결합함으로써 훨씬 더 확장 가능한 서비스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곧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 글래스와의 결합 가능성은 매우 흥미로운 전망을 제시합니다. AI의 진보된 해설 기능과 AR 글래스가 결합된다면, 여행자들은 실시간으로 눈앞의 모든 관광 요소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현재 관광 산업 종사자들에게 적지 않은 도전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 관광 가이드들에게 이러한 AI 기술의 등장은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AI 가이드 서비스는 기존의 유료 가이드 투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더불어 AI 기반 서비스의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재의 토킹 투어는 기본적인 정보 전달에는 충실하지만, 전문 가이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담이나 지역의 숨은 이야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은 아직 완벽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적 오류나 네트워크 불안정성 등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마치며
이러한 상황에서 관광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새로운 방향성이 요구됩니다. AI 기술을 위협으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이를 보완적 도구로 활용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기본적인 정보 전달을 담당하는 동안, 전문 가이드들은 더욱 깊이 있는 문화적 통찰이나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투어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구글의 토킹 투어는 여행산업의 디지털 혁신 단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나, 이는 동시에 업계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 종사자들은 이러한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AI와의 상생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와 맞물려, AI 기술에 대한 빠른 대응과 재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