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시장에서는 1인 여행자 시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요? 북미 시장도 인구 구조의 변화와 함께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가 급부상하면서, 그동안 홀대받던 1인 여행자를 핵심 주류 고객으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앞서 살펴본 한국과 일본의 솔로 여행시장 현황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의 1인 여행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1. 미국의 인구 구조 변화와 폭발하는 ‘솔로 트래블’ 수요
미국 여행 시장에서 1인 여행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명확한 통계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구글(Google)의 2026년 4월 발표에 따르면, ‘솔로 트래블(Solo Travel)’ 검색량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여성 홀로 여행(Women Solo Travel)’ 관련 검색 역시 최근 15년 내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힐튼(Hilton)의 ‘2026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전체 여행자의 26%가 올해 혼자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가족 여행 전후로 ‘나만의 나홀로 일정’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총무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내 1인 가구 수는 3,970만 가구로 전체의 29%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1975년의 20%에서 급격히 상승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기혼 가구 비중이 66%에서 47%로 급락한 것과 대비됩니다.
중요한 점은 1인 가구의 증가가 곧바로 1인 여행으로 1:1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도 친구나 가족과 여행을 떠날 수 있고, 기혼자 역시 혼자만의 휴식을 찾아 떠납니다. 핵심은 사회 전반에서 “모든 성인 소비자는 누군가(Plus-One)와 함께 예약 페이지에 도착한다”는 기존의 핵심 전제가 급격히 깨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 요금 감면(Repricing)을 넘어선 상품 재설계(Redesign)가 필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글로벌 여행 기업들은 기존의 싱글 차지를 완화하거나 없애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럭셔리 여행업계가 이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럭셔리 투어 업체인 토크(Tauck)는 유럽 리버 크루즈 내 특정 객실의 싱글 차지를 전면 면제하고 육상 투어 요금을 인하했습니다. 오로라 익스페디션(Aurora Expeditions) 역시 3척의 크루즈 선박에 싱글 차지 없는 ‘1인 전용 선실’ 10개를 별도로 배정했습니다.
크루즈 업계에서 가장 먼저 ‘1인 전용 공간’을 디자인한 선두 주자는 노르웨지안 크루즈 라인(Norwegian Cruise Line, NCL)입니다.
NCL은 이미 2010년, 약 9㎡(2.7평) 크기의 1인 전용 객실인 ‘스튜디오(Studio)’와 1인 투숙객만 전용키로 출입 가능한 ‘스튜디오 라운지(Studio Lounge)’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에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NCL이 2024년 1인 전용 객실 범주를 19척의 전체 선단으로 확대했을 때, 대다수의 선박에서는 기존 2인실 객실에 ‘솔로’라는 라벨만 새로 붙여 판매했습니다. 이는 기존 2인실을 리모델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1인 승객은 여전히 2인용 공간에 대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현재 여행업계가 1인 여행자를 대하는 아이러니, 즉 요금 표기만 바꾼 ‘재가격화(Repricing)’와 공간 자체를 1인용으로 만든 ‘재설계(Redesign)’ 사이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재가격화를 선택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재가격화’는 기존의 2인실 객실을 그대로 둔 채 ‘솔로 전용’이라는 라벨만 새로 붙여 약간의 할인만 제공하는 마케팅적 타협입니다. 공간 자체가 2인용으로 설계되어 있어 정직한 1인분 가격을 책정할 수 없고, 소비자는 여전히 과도한 공간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반면 ‘재설계’는 처음부터 1인 투숙객에 맞춰 약 3평 규모의 전용 객실과 공용 라운지를 새롭게 마련해 혼자만의 휴식과 타인과의 교류라는 1인 여행자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방법이지만 회사의 지출 부담이 증가해 이를 피하려 합니다. 결국 1인 가구 시대의 솔로 이코노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공간 자체를 혁신하는 재설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한 구글의 데이터에 따르면 솔로 트래블 검색이 최고치를 찍은 동시에, ‘단체 여행(Travel Groups)’ 검색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11개국 1만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해외 여행자의 39%가 이미 혼자 여행을 다녀왔지만, 10명 중 7명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된 1인 경험’을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이것은 1인 여행자가 원하는 여행은 ‘고독’이 아닌 ‘원할 때 소셜라이징 할 수 있는 자유‘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1인 여행자는 식사 시간과 이동 일정을 완벽하게 자신이 통제하고 싶어 하면서도,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타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기를 원합니다. 단순히 싱글 차지를 감면해 주는 것은 ‘가격 문제’만 해결할 뿐, 1인 여행자가 원하는 ‘사회적 연결(Social Component)’이라는 상품적 니즈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시사점
마케팅학 학자들이 1인 소비자를 중요한 미개척 시장으로 규정한 지 34년이 지났습니다. 일본의 료칸과 부티크 호텔, 그리고 미주의 크루즈와 호텔 체인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여행 업계는 이제야 비로소 1인 소비자를 위한 상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의 1인 여행자들은 자신의 일정은 스스로 통제하되, 원할 때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나만을 위해 정직하게 설계된 방’의 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이들을 위한 여행 시장은 온전히 열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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