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형 숙소 예약 시장에서 에어비앤비(Airbnb)는 오랜 기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새로운 중개 서비스 ‘새비(Savvy)’는 여행자들에게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비는 실시간 가격 비교 도구를 제공해, 동일한 숙소라도 플랫폼을 달리하면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연 새비는 어떻게 이런 절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에어비앤비는 왜 이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을까요?
히치하이커닷컴은 새비의 비즈니스 구조와 실제 가격 비교 사례를 분석하고, 에어비앤비는 왜 이러한 가격 비교 사이트에 대응하지 않고 있는지 나름의 이유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1. 다이렉트 예약, 이렇게나 숙박비 절약이 가능해진다고?
새비의 전신은 1998년에 설립된 ‘비앤비파인더’라는 주택 렌털 검색 서비스입니다. 현재 CEO인 골드레이어가 2022년에 비앤비파인더를 인수하여 지금의 비즈니스로 전환한 것이 바로 새비의 탄생 스토리입니다. 새비는 아직 미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고, 현재 사이트에 등록된 미국 숙소가 총 15만 개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비는 숙소를 직접 운영하는 관리자(Property Manager)들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지, 사이트 상에서 직접 결제가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또한 별도의 중개 수수료 없이 직접 해당 판매 사이트로 넘어갑니다. 즉 고객이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연결다리 역할만 합니다. 에어비앤비 계의 호텔스컴바인과 비슷한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호텔스컴바인과 단순 비교를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이, 새비는 많은 가격을 비교해 주기보다는 다이렉트 부킹을 유도하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가격 비교는 오직 ‘에어비앤비’만 제공해 왔고요. 최근에 버보(vrbo)가 추가되었습니다. 즉 가격 비교보다는 가격을 ‘절약한다’는 목적에 더 가깝습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직접 새비를 사용해 보았는데요. 아직 많은 숙소가 가격비교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단순한 예약 중개만 진행하고 있고요. 랜덤으로 몇몇 숙소에서만 날짜 선택시에 가격 비교 기능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 화면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한 숙소를 5박 동안 예약할 경우, 새비에서 연결한 관리업체의 가격은 $3,403(세전)이었지만, 같은 숙소가 에어비앤비에서는 세전 $4,866, 버보에서는 $4,749로 표시됩니다. 즉 해당 숙박 관리자의 사이트에 직접 가서 예약을 진행할 경우 약 $1,300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왜 발생할까요? 에어비앤비와 버보는 공급자와 구매자 모두에게서 서비스 수수료와 플랫폼 이용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새비는 바로 소비자 측의 예약 수수료를 없애 줌으로써 여행 경비를 절약해줍니다. 신박한 발상입니다.
2. 새비의 운영 방식과 수익 모델
그렇다면 새비는 무엇으로 돈을 벌까요?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숙소 관리자로부터 받는 구독료입니다. 새비는 단순한 숙소 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메타 서치에 가까운 역할을 합니다. 특히, 새비가 제공하는 ‘실시간 가격 비교 도구’를 활용하면, 동일한 숙소를 에어비앤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이 가능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노출과 판매를 모두 촉진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공급자에게서 댓가를 받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에 이어 요 며칠사이에 버보가 추가되었네요.
따라서 새비는 자체적으로 숙소 예약을 진행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숙소 관리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의 웹사이트로 직접 연결해주는 ‘중개형 플랫폼’입니다. 새비는 숙소 관리업체들로부터 구독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수료를 여행객에게 부과하지 않습니다.
3. 에어비앤비는 왜 대응하지 않는가?
새비가 공개적으로 가격 비교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이들의 가격 비교 기능에 대응할 경우 에어비앤비의 높은 수수료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고객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에어비앤비는 숙소 제공자뿐만 아니라 여행객으로부터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에어비앤비의 주요 수익모델입니다.
둘째, 에어비앤비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익숙한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예약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경쟁 플랫폼에서 가격이 다소 저렴하더라도 고객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특히 새비에 입점된 개별 프로퍼티 사이트들은 에어비앤비만큼의 신뢰도를 가진 업체들이 아니죠. 다이렉트 예약에 대한 결제를 망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셋째, 에어비앤비는 전형적인 폐쇄 플랫폼으로, 공식적으로는 메타 검색 사이트로의 가격 정보 유출을 막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비에 표기된 에어비앤비 금액 역시 변동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도 절감 비용이 새비에 표시된 것만큼 크지는 않다는 리뷰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어비앤비는 이에 대해 직접 대응하기 보다는 개별적으로 호스트와의 가격 조정 등의 대응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치며
새비는 여행자들에게 더 저렴한 예약 옵션을 제공하는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비교했을 때, 수수료 절감으로 인해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비가 연결하는 일부 숙소 관리업체들의 웹사이트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이러한 가격 비교 기능이 더 확산되면 대응 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고, 시장은 보다 경쟁적인 구조로 변화할 것입니다. 현재 미국 자유여행을 준비하고 있고 주택형 숙소 예약을 고민하고 있다면, 새비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해 더욱 합리적인 선택을 고려해볼 만합니다.